문화/창작

惑世誣民(혹세무민)

2021.07.29

 



                                 惑世誣民(혹세무민)  


 혹세무민이라는 말이 있다. 이 뜻은 ‘거짓된 말로서 세상을 어지럽게 하고, 없는 사실을 왜곡하여 백성을 속인다’는 말로 다소 장황히 설명될 수 있는 바 惑(미혹할 혹)자는 或(혹할 혹)자와 心(마음 심)자가 合해진 말이다. 즉 ‘혹하는 마음을 가지게 함’이라 풀이할 수 있다. 따라서 惑世(혹세)는 ‘혹하게 마음을 만들어 세상을 어지럽게 함’이라 정의된다. 誣(꾸밀 무)자는 言(말씀 언)과 巫(무당 무)자가 合해진 말이다. 誣民(무민)이란 무당이 말로서 사실을 왜곡하여 백성을 속임이라 정의된다. 없는 죄를 꾸며서 관청에 고발하는 것을 誣告(무고)라 하듯 惑世誣民이란 ‘삿된무리(무당 등..)들이 없는 말을 꾸며내어 백성을 속이고 세상을 어지럽게 한 다’ 로 다시 정리 할 수 있다. 


예전부터 세상에는 여러 번의 말세론이 존재해왔다. 사이비 종교 단체에서 주로 이런 말세론을 주장해 왔고 이른바 이런 혹세무민을 통하여 한 밑천씩 땡 겼다. 이들의 논리는 “어차피 망할 세상인데 재산이 있어서 무엇 하나? 재산 다 처분해서 교단에 헌금하고 천국 가는 것을 비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라는 주장이다. 10년 전 壬辰 年 에도 말세론을 주장하는 종교단체 들이 많았고 ‘마야달력’ 운운하며 세상이 망할 것이라는 유언비어가 횡횡 했었다. 불안한 일부 사람들은 필자에게 찾아와 “선생님! 말세론이 횡횡 한데 정말로 올해 세상이 망할까요?” 라고 묻는 이들도 많았다. 이에 대한 필자의 대답은 “인류는 절대 멸망하지 않습니다. 핵전쟁이 터져 인류가 전멸 하다시피 해도 반드시 일부는 살아남아 세상을 재건(再建)할 것입니다. 아무 염려 마십시오! 내년에 다시 저를 볼 수 있을 겁니다.” 라는 답을 반복 했었다. 


이런 혹세무민의 한 형태로 12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삼재를 이용해 먹는 점술가들도 있다. 2022-2024년 까지 삼재인 원숭이띠, 쥐띠, 용띠 생들이 운수를 묻기 위해 찾아오면 이런저런 무시무시한 말로 겁을 주고 ‘액막이’를 하지 않으면 큰일 날듯이 호들갑을 떨어 큰돈을 들여 굿을 하게 하거나 부적을 비싸게 팔아먹기도 한다. 허나 필자가 임상을 통하여 접해보면 해당되는 띠 모든 사람이 삼재의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비율로 볼 때 삼재에 해당되는 이중 열 명에 한 두 명 정도가 삼재의 영향을 받아 ‘극히 조심해야 하는 시기’ 에 해당 되었고 열중 여덟이나 아홉 명은 삼재라 해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운세였다. 그러므로 혹여나 누군가가 ‘삼재라는 큰 악운이 있다’ 고 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지금으로부터 수 백 년 전인 1664년 甲辰 年 조선에도 이런 혹세무민하는 무리들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甲辰 年 10월 조선의 동남쪽 하늘에 긴 꼬리가 하나 달린 살별과 꼬리가 둘 달린 살별이 떴다. 彗星(혜성)의 순수 우리말이 살별인데 彗자는 비 혜, 또는 살별세로 읽을 수 있고 혜성의 꼬리는 彗芒(혜망)이라 기록되어 있다. 두 개의 별은 암수마냥 마주보고 있고 노란색이 되기도 하고 어떤 때는 흰색이 되기도 하면서 하얀빛을 강하게 비추었다. 당시 임금이던 효종은 불안했다. 아버지 인조가 효종의 형인 소현세자를 의심하여 (청나라가 자신을 내쫓고 세자인 소현을 왕으로 앉히려 한다고 의심)독살시킨 뒤 형 대신 앉은 왕 자리여서 항시 불안 불안했고 선조 때의 임진왜란, 정유재란 등 일본의 침략으로 전국토가 결단난후 아버지 인조 때 겪은 병자호란의 난리 통에 기진맥진 해있던 조선에 어떤 큰 재앙이 오지 않나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더욱이 임금은 ‘꼬리달린 살별’이 전란의 전조라는 천문관의 말을 듣고 더욱 불안해 하니 백성들은 더욱더 불안해했고 전란보다도 더 참혹한 재앙을 걱정했다. 


이때를 이용해 방방곡곡의 무당과 돌팔이 중들이 꼬리달린 살별은 천지개벽의 흉조라는 말을 퍼트렸고 무지한 백성들에게 천지개벽이 되어도 살아남을 수 있는 부적을 지녀야 하다고 속여 한 장에 지금 돈으로 수백만 수천만 원씩 팔아먹어 한 재산 크게 늘린다는 소문이 항간에 파다했다. 이렇듯 민심이 흉흉해지니 사람들의 윤리의식이 밑바닥에서 부터 무너졌다. 백성들은 있는 재산, 없는 재산 다 팔아 부적을 사들이고 남는 돈으로는 흥청망청 배불리 먹고 취하도록 마시는데 탕진했다. 이러다보니 주막이며 기생집, 밥집 등이 뜻하지 않은 초 호황기를 만나 대박을 터트렸고 음식이나 술 값 등이 천정부지로 뛰어 올랐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남녀 간의 난교도 기승을 부려 지아비 있는 여인이 힘 좋고 잘생긴 이웃집 총각과 붙어먹고 그러다 지아비에게 들켜 맞아 죽는 사건이 빈발했다. 또한 사내들은 제 기집 단속은 않고 사방천지 돌아다니며 유부녀든 처녀든 가리지 않고 붙어먹으니 강상의 도가 바닥에 떨어지게 되었다. 


예부터 별을 보고 세상일을 예측하는 점성술은 발달해 왔다. 서양의 홀로스코프기법(점성학)은 수 천 년의 역사를 갖고 발전해왔고, 동양에서는 원나라 때 징기스칸을 보좌하여 천하를 장악한 대학자 耶律楚材(야율초재)가 七政四餘(칠정사여)라는 점성술을 이용해 징키스칸 에게 앞날의 운세를 예측해 주었다. 이렇듯 점성술은 천제 별들의 움직임으로 세상일을 예측하는 과학적 기법이었다. 점성술에서는 무조건 혜성을 흉조로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혜성은 보통 200년을 주기로 세상에 나타나 왔으며 때로는 문득 아무 때나 나오기도 하지만 이는 자연스런 자연현상의 한 현상임에도 온 나라가 그깟 별 하나에 놀라 난리를 치뤘 던 것이다. 허나 그해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가자 또 다른 후폭풍이 몰아쳤다. 속은 것에 화가 난 백성들이 무당이나 돌팔이 중들을 쫓아가 마구 때려 죽 이는 사건이 빈발했던 것이다. 아무튼 예나 지금이나 혹세무민의 결과는 참혹하게 끝난다는 진리를 깨달아야 했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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