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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불로장생하려다 황천 간 황제들

2021.09.20

      





                     불로장생하려다 황천 간 황제들 


 기원전 1세기경 한(漢), 문제(文帝)시대에 유안이라는 왕(왕족)이 살고 있었다. 유안은 학문을 무척이나 좋아하였고 유학(儒學) 뿐만 아니라, 역학이나 마술 등 신기한 것에 관심이 많았고 이런 이들을 우대했다. 따라서 많은 역술가나 마술사 등이 그가 살던 궁에 많이 모여들었다. 어느 날 여덟 명의 늙은 도인들이 유안의 궁전 앞에 와서 문지기에게 유안 왕 에게 안내를 청했다. 이 노인들은 모두 늙어서 수염이나 머리털 눈썹까지도 하얗게 세어 초라했다. 문지기가 이들의 늙은 모습에 무시하자 노인들의 모습은 금방 변하여 뺨이 잘 익은 복숭아처럼 붉은 열 서너 살 경의 소년의 모습으로 변했다. 이 소식을 들은 유안왕은 이들이 진정한 불로장생의 선인(仙人)이라 생각하고, 신발도 신지 않은 채 궁전 문까지 달려 나와 이들을 영접 했다한다. 


유안 왕 이 여덟 노인의 능력을 물으니 첫째, 노인은 바람과 비, 구름과 안개 등을 언제든지 부를 수 있다고 했다. 말 그대로 호풍환우를 언제든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삼국지 제갈량이 남동풍을 불러들이는 장면을 연상케 한다. 둘째, 노인은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금방 무너뜨릴 수 있고, 호랑이나 표범 같은 맹수도 마음대로 부릴 수 있으며 귀신을 자유자재로 부릴 수 있다고 했다. 맹수야 사육시켜 훈련하면 지금도 부릴 수 있고, 귀신도 경문에 막힌다 하니 이해가 가지만 산을 무너트린다 함은 좀 그렇다. 원래 중국인들은 예나 지금이나 한 뻥 한다. 셋째, 노인은 모습이나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꾸고 대군(大軍)도 보이지 않게 하고 대낮을 깜깜하게 할 수 있다했다. 자신의 모습이나 모양을 바꾸는 것은 은신술, 장신술에 의해 가능하고 군대도 지형을 잘 이용하면 시야에서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은 가능할 수 있으나, 대낮을 깜깜하게 한다는 것은 낮과 밤을 바꾼다는 것인데 하루에 한 바퀴 돌아 낮과 밤이 되는 지구를 빨리 앞으로 돌리거나 반대로 뒤로 돌려야 하는데 무척 어려울 것 같다. 


넷째, 노인은 구름을 타고 허공을 날아다니고 바다 위를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고 수 천리를 순식간에 달릴 수 있다 했다. 비행기나 행글라이더를 타면 지금도 하늘을 나는 것은 문제가 없으니 이때 행글라이더나 열기구 원리를 깨달아 이를 구름모양으로 바꿔 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어렵지 않고, 순식간에 천리를 달린다 함은 인도의 요기나 동양의 도사들 중에 순간이동 술을 보인 이들이 있어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지는 않으나 자기가 무슨 예수님이라고 바다 위를 자유롭게 걷는단 말인가? 다섯째, 노인은 불에 들어가도 타지 않으며 물에 들어가도 젖지 않으며 칼이나 활에 맞아도 상처가 나지 않는다. 이 정도는 고도의 차력술 능력이 있는 사람은 가능해 보인다. 삼국지에서 조조가 죽인 도사도 이런 류의 능력을 보인바있다. 


여섯째, 노인은 어떤 물질이나 물건이든 마음대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인도 유명 요기들 중에 이런 마술로 사람들을 현혹시킨 일이 많다. 얼마 전까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던 인도의 요기도 이런 사기로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가 몰락 한바있다. 일곱째, 노인은 진흙처럼 보이는 것을 삶아서 금으로 바꾸거나 납으로 은을 만들 수 있다했다. 동서양 막론하고 연금술의 역사는 무척이나 길다. 서양의 연금술, 동양의 연단 술의 전형적인 예다. 끝으로 마지막 여덟 번째, 노인은 여덟 종류의 돌을 섞어 만든 약으로 이것을 복용하면 하늘을 날고 구름이나 용을 타고 천상의 세계로 갈수 있다고 했다. 불로장생에 신선이 되는 것을 말하는데 잘못된 약 먹고 천상의 세계로 간 황제들이 많다. 


당(唐)의 2대 황제 태종(太宗)은 도교와 불교의 암투가 계속되는 가운데 연단 술에 열중하여 불로장생의 약을 복용하길 즐겼다. 허나 선인도 못되고 하늘도 날지 못했으며 약의 효과도 못보고 부작용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일찍 죽었다. 물론 꽃다운 여자들과 너무 즐기다 정력을 낭비해 죽은 측면도 있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불로장생약에 더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3대인 고종도 마찬가지였고, 12대인 헌종도 선인(仙人)유비와 승려대통 등이 조제한 단(丹)을 복용하다 점점 열이 높아지고 목이 말라 타죽었다. 다음은 목종 그 다음 무종까지 약의 부작용으로 미쳐서 죽었다. 


불로장생의 영약인 단약의 재료는 자연의 금과 수은이었다. 금은 맹렬한 불길 속에 넣어도 전혀 색과 광택이 변하지 않으며 무게의 변화도 없다. 이것이 금의 특성이다. 옛 중국인들은 여기에 주목했다. 금은 황토의 아버지이고 물의 어머니이기도 했다. 이것은 금이 사금형태로 물속에서 채취되기에 생긴 인식이다. 금은 태양의 상징이며 양성(陽性)이었고 수은은 음성(陰性)으로 달을 의미했다. 수은에는 보통 금속에서 찾을 수 없는 기묘한 성질이 있다. 즉 철이나 니켈, 망간 등 일부금속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금속과 쉽게 결합하여 합금이 되거나 화합해 버린다. 현대화학 에서도 이런 수은과 금속의 합금을‘아말감(amalgam)'이라고 부른다. 금도 수은에는 녹는다. 이것을 옛 중국인들은 음과 양의 결합으로 보았다. 


<주역삼동계>는 중국의 연금술 관련서적 가운데 가장 오랜 책이다. 오(吳)나라 사람 위백양이 저자다. 삼동계(蔘同)란 3개의 도가 같은 도(道)라는 듯으로 삼위일체론이다. 유교의 역(易), 도교의 철학, 연단술 이 세 가지는 같다고 보는 것이다. 주역 삼동계에 이어 중국의 주요 연금술 서적은<포박자>이다. 4세기 때 갈홍이라는 이가 쓴 책으로 내편 20권, 외편 50권으로 이루어진 규모가 방대한 책이다. 이 책의 내편 네 번째 제목은 ’금단(金丹)이다. 금단은 선인이 되기 위한 약이다. 이런 단을 만드는 기본원리는 역시 수은과 금이다. 수은은 보통 진사(辰砂)라 부르는 붉은 색 광물에서 추출한다. 진사는 황과 수은의 화합물이다. 이를 공기 중에 가열하면 수은이 증기상태로 분리된다. 이때 이 증기를 식히면 수은이 되는 것이다. 


진사는 고급인주 처럼 주황색을 내는바 염소와 결합된 염화수은은 화장용으로 여자들의 얼굴을 희게하는 효용이 있어 일상생활에 많이 사용되었다. 이처럼 수은은 붉은색에서 흰색인 염화수은, 염화수은을 태우면 검은색 산화수은이 되는 것을 보고 변화의 상징과 희귀한 힘을 지닌 것으로 보았고, 금은 강한 불에서도 변하지 않고 땅속에서도 썩지 않는 불변의 상징으로 보았다. 이 변화와 불변의 성질을 교묘히 합하면 불로장생의 약이 될 것이라는 것이 <포박자>나 <주역 삼동계>의 기본 생각이었다. 잘못된 생각이다. 수은의 독성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예나 지금도 그렇지만 몸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려고 이것저것 몹쓸 것까지 먹다 천상에 오른 이 참 많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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