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남자 복 자식 복 없는 독신녀 팔자

2021.11.12





                          남자 복 자식 복 없는 독신녀 팔자 


 필자의 오랜 고객 중 정 여사님이란 분이 있다. 남편이 치과 의사이며 하나뿐인 외동딸 역시 아주 유능한 마취과 의사이다. 남편은 성품이 온화하고 자상하며 일밖에 모르는 성실남 이여서 아무 걱정 없는 이 집안의 유일한 고민은 딸의 출가문제이다. 십년 전 쯤 인가 처음 필자가 정 여사님 따님의 사주팔자를 보고 “결혼하기가 참 어려운 팔자로군요!” 했던 말이 씨가 되어 당신의 딸이 결혼을 못한다며 필자를 은근히 원망도 하던 정 여사님이다. 그런데 50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결혼을 하지 못하고 홀로 늙어가는(?) 지경이 되자 이 문제가 집안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어 버렸다. 


 이 따님의 생년월일시는 1972년 음력 1월 29일 申時生이여서 사주팔자는 壬子年 癸卯月 甲辰日 壬申時가 되었고 運은 역행하여 壬寅 辛丑 庚子 己亥 戊戌 丁酉 丙申으로 흐르고 있다. 甲木日柱가 일지에 재를 깔고 앉아 있고 월지에 卯木이 있어서 신왕하다. 주변오행이 전체적으로 인수가 되어 신이 태왕하고 일간 甲木의 관이 金인데 시지에 申金이 있고 申子辰 삼합을 하여 수국(水局)을 이루어 관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인수가 태왕 하므로 관살인수격이 되었다. 즉 관이 水에게 氣를 다 빼앗겨 무능하게 되니 남자 복 없는 팔자가 되었다. 이 사주는 결국 남자가 생긴다 해도 결혼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운 팔자이며 남자 덕을 볼 수도 없는 팔자인데 자기 자신을 나타내는 甲木이 生하는게 火이며 火가 자식을 뜻하는데 사주에 불이 없으니 무자식팔자가 되었다. 


 남자복도 없고 무자식 팔자이니 이 필자는 평생 결혼 못하고 혼자 사는 독신녀 팔자가 틀림없다고 본 것이 이 팔자를 처음 감명했을 때 필자가 내린 결론이었다. 그런데 ‘팔자는 어쩔 수 없다’는 말처럼 나이 50이다 되어 가도록 계속 그 모양이었다. 예전에 한번 정 여사님을 따라온 따님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보 면은 아!~ 하고 감탄할 정도의 미인이었다. 머리도 좋아 동부 아이비리그 명문대를 졸업하고 그 어려운 공부를 마친 뒤 마취과 전문의가 되었다. 언젠가 정 여사님께 슬쩍 들어보니 월급도 무척이나 큰돈을 받고 있었다. 그 금액이 하 두 커서 “아무리 의사라도 월급이 그렇게나 많습니까?” 라고 물은 즉 의사 중에서도 마취과 의사가 돈을 많이 번 단다. 아무튼 사람들이 보기에 예쁜 얼굴에 집안 좋고 머리 좋고 돈 잘 벌고 건강한 이 처녀가 시집을 못 간다는 것이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이것도 다 자기 팔자 탓이니 어쩌랴? 


 필자를 만날 때마다 정 여사님 푸념을 늘어놓는다. “아니? 세상에! 우리딸애가 어디하나 빠지는게 있습니까? 집안, 인물, 학력, 직업, 재산 어디다 내놓아도 흠잡을 데 없는 애가 어쩌면 이렇게 결혼 운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처음 법사님이 우리애가 결혼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하셨을 때도 속으로 ‘우리 딸이 보통 딸인가? 조건이 이정도 되니 이 조건에 맞출 수 있는 신랑감이 어디 쉽겠어? 결혼이 다소 늦어질 수도 있겠지!’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1년 2년 시간이 흐르고 흘러 이제 나이 50이 다 되어가니 이제 시집가서 어디 애기라도 낳을 수 있겠어요? 어떡하면 좋죠 법사님?” 애가타서 묻는 정 여사님에게 ‘여사님 따님은 절대 결혼 못할 겁니다! 사주팔자 속에 남자 복이 없는데다가 업친데 덥친격 으로 자식 운 까지 없으니 하늘이 두 쪽 난다해도 결혼 못 할 겁니다. 만약에 따님이 결혼을 한다면 내손에 장을 지지겠습니다’ 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거짓말로 ‘언제쯤 결혼 할 거니까 염려 딱 붙들어 메시고 기다려 보세요!’ 라고 할 수도 없어 참으로 곤란했지만 이렇게 완곡하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었다. 


 “전부터 말씀드려 왔지만 따님 팔자 속에 남자 복이 약해서 남자가 생겨도 결혼까지 가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더구나 사주팔자 속 자식 운마저 약해 솔직히 말씀드리면 결혼한다 해도 자식이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명리 학 이란 어차피 통계학입니다. 절대로 없습니다 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지요. 운칠기삼(運七氣參)이라했듯이 ‘열에 일곱은 운대로 가지만 기를 쓰고 노력을 하면 변수가 열에 셋 정도에는 존재한다는 말입니다. 어느 정도 가변성 있는 운명과 절대 불변의 숙명은 따라서 다른 것입니다. 자식 복이 없지만 현대의학의 힘을 빌려 시험관 아기를 시도하거나 해서 아기가 생길 수 있는 변수의 여지는 있기 때문이지요. 이런 것이 기를 쓰고 노력한다는 항목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남자운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이러한 팔자를 지닌 이는 결혼이 어렵다 이지 이런 팔자를 지닌 이는 절대적으로 결혼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시한번 말씀 드리면 명리학은 통계학이라는 말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필자의 설명에 이해가 가는 듯 마는 듯 정 여사님의 찌푸리신 얼굴은 변화가 없었다. 아무튼 이후에도 정 여사님은 열심히 이 남자 저 남자의 생년월일시를 들고 필자 사무실 문턱을 드나드셨다. 궁합이 아주 좋게 나온 이도 있었고 절대적으로 나쁜 이도 있었다. 하지만 궁합이 아무리 좋게 나오면 뭐하겠는가? 결혼이야기가 진척된다는 소식은 통 들을 수가 없었다. 이러던 중 언젠가 부터인가 정 여사님 발길이 뚝 끊어졌다. 이제는 궁합보시는 것도 지쳤는지 아니면 어떤 계기로 필자에게 신뢰가 끊긴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이후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오랫동안 인연이 있던 분이 갑자기 소식이 끊어졌으니 궁금했으나 필자가 먼저 고객에게 전화를 해볼 수도 없는 일이기에 잊고 지내다보니 시간이 꽤나 흘렀다. 따님은 팔자대로 결혼을 여지껏 못하고 있는지 아니면 기를 쓰고 노력한 보람이 있어 다행히 결혼이 이루어졌는지 궁금해진다. 자식 운에 대한 것 역시 궁금함이 많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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