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gudowon님의 다른글 더 보기 :: 총 1040
목록 닫기목록닫기 목록 열기목록열기
문화/창작

터가 쎄면 運(운)이 꺾인다.

2021.12.24



                터가 쎄면 運(운)이 꺾인다. 


 한국에 고기를 수출하는 육류무역업으로 크게 성공한 염사장님은 필자의 오랜 고객이시다. 십여년 전부터 근래에 이르기까지 매년 한 번도 빠짐없이 필자를 찾아 그해 그해의 운을 보셨고, 사업상 중요한 결정이 있을때나 이런저런 중요한 가정사가 있을때에도 필자의 충고를 듣곤 하셨다. 염사장님은 충남천안이 고향이셔서 필자와 동향이기도 해 더더욱 친밀감을 느끼는 분이기도 하다. 염사장님은 외대 영문과 출신으로 처음대학 졸업 후 무역진흥공사에 근무하다 미국으로 이민 오시게 되었는데 당시 미국에 먼저 이민와 살고계시던 이모님이 미국에 참한 신부감이 있다고 하며 다리를 놓은 끝에 서로가 마음이 맞아 결혼에 골인하였고 미국에 건너와 살게 되었다. 


미국에 이민 와서도 자기의 전공을 살려 이런저런 품목에 손을 대 한국에 수출하였는데, 운이 나빠 번번이 실패하고 실의에 빠져 있던 중 한인타운 한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우연히 대학동창을 만났고, 그 동창이 한국의 고기수입 업체에 근무중이여서 그 회사에 고기를 납품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당시 대학동창은 회사 업무로 미국에 출장 중이였는데, 회사업무라는게 거래처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거래를 지속시켜야 하는가의 문제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었다한다. 오랫동안 별무리 없이 거래하던 업체가 갑자기 전과 다르게 자꾸 납기약속을 어기고 지나치게 큰 액수의 선수금을 요구하며 성의도 없는듯해서 직접 찾아가 파악을 해보니, 회사 창고비나 사무실 임대료까지 연체돼있고, 그 회사와 거래하는 거래처들도 수금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듯해서 원인을 알아보니, 그 거래처 사장이 당시 이혼문제가 있어 시끄러웠고 더군다나 여기에 더하여 도박문제로 심각한 상태였다고 한다. 


이런 여러 가지 상황이 염사장님에게 기회를 주었다. 좋은 조건에 선수금까지 받을 수 있도록 동창이 도와주어 말 그대로 ‘땅 짚고 헤엄치기’였다. 염사장님은 “참 나~! 사람의 운이 어쩌면 그렇게 흘러가는지 신기합니다. 그때 짜장면을 먹을까? 설렁탕을 먹을까? 망설이다가 설렁탕집에 들어갔다가 동창녀석을 만나게 되었지 뭡니까? 그 친구도 전날 술을 먹고 늦잠을 자다가 아침 겸 점심으로 속을 풀려고 HOTEL 앞에 나와서 망설이기를 설렁탕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하다가 설렁탕 집에 들어왔다는 겁니다. 아무튼 같은 서울에 그렇게 오래 있으면서도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 못 만나다가 태평양건너 이곳에서 이렇게 우연히 만난 것이 신기해 서로 웃었습니다. 아무튼 이런 우연으로 고기납품을 하게 된거지요. 하하하!” 우연이라고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이것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고 보았다. 


염사장님의 고기 수출업은 무난히 확장을 거듭하였고, 좋은 운 들이 겹쳐 납품업체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되어 명실상부한 고기업계의 큰손이 되었다. 돈도 많이 벌어 말리부에 몇 백만불짜리 집에 최고급 페라리를 굴리는 등 최고급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행운이 지속되었다. 필자와 처음 만났을 때의 꾀죄죄한 행색은 이제 상상해 볼 수도 없을 정도로 누가보아도 안색이 훤하고 부티가 흘러넘쳤다. 이러던 어느 날 염사장님이 이사문제로 필자를 찾았다. 새로 이사를 하려하는데 이사하려는 곳의 주소가 자신에게 풍수상 잘 맞는지 여부를 알고 싶어서였다. 필자 왈 “지금 사시는 집도 아주 고급주택이고 염사장님께 잘 맞는 곳인데 왜 집을 옮기려고 하십니까?” 라고 물은 즉 필자는 잘 모르는 커뮤니티문화 수준이 어떻고 저떻고 이야기한다. 필자는 당시 처음 듣는 이야기였는데 아주 잘사는 고급동네 사람들은 그 동네자체의 사교모임이 발달해있다고 했다. 동네 이웃주민끼리 일주일에 한 번 정도씩 만나서 파리(염사장님 발음)를 하며 즐긴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동네수준이 떨어지는 듯해서 불만이 많았던 차에 더 고급단지에 집이 나와 그 집을 사서 이사하고 싶다했다. 그곳 이웃들은 헐리우드 스타, 스포츠 스타, 유명정치인 등 그야말로 아주 빵빵한(이것도 염사장님 표현) 사람들이 이웃이란다. 돈 있다고 무조건 그 집사서 이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유명인사의 추천이 있어야 하고 커뮤니티 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허락이 된다는 거였다. 무슨 이사가 그리 어려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대단한 동네라는 느낌이 들었다. 주소를 받아보고 집 리스트에 올라있는 사진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보니 그 집의 터의 기운이 염사징님에게는 ‘망망대해’ 격으로 나왔다. 필자가 다시 한 번 천천히 확인을 한 뒤 “이집은 염사장님에게는 절대 맞지 않는 기운을 지니고 있습니다. 아무리 주위에 명사(名士)들이 많이 산다고 해도 나에게 맞지 않는 기운을 지닌 집은 ‘빛 좋은 개살구’격입니다. 이곳으로 이사하시려는 계획은 포기 하시는게 좋겠습니다. 


터가 쎄면 運이 꺾입니다. 절대 이곳으로 이사하지 마십시요!” 라고 충고해 드렸다. 이 말에 염사장님은 아주 아주 낭패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의 표정을 보면서 그 집에 대한 기대가 아주 컸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상담을 마치고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염사장님의 방문을 받았다. 아주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그때 선생님의 말씀을 들었어야 했는데 아주 낭패입니다. 전에 사진에서 보셨다시피 집 바로 옆에 골프장이 아닙니까? 집에서 골프장 필드가 눈앞에 보여 아주 시원하겠다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골프공이 날아와 집 유리창을 깨고 집 지붕에 있는 안테나를 때리기도 해서 아주 난리가 아닙니다. 이걸 방지하려고 투명방탄 유리를 세웠는데 관리소 측에서 당장 떼라고 난리입니다. 주민회의를 거쳐서 허가를 받아야 유리 방어벽도 세울 수 있다는 겁니다. 동네에서 하필이면 우리집 위치가 골프공에 자주 맞을 수밖에 없는 딱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몰랐습니다. 신경이 곤두서서 잠도 안오고 집에 있어도 늘 좌불안석입니다. 어쩌면 좋습니까?” 라고 하며 얼굴이 울상이 되어 필자에게 묻는다. 말 안듣고 일 저질러 놓고 나서 이제 와서 나보고 어쩌란 말인가? 더군다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고 더 큰 불행이 계속될 것이니 에~휴! 한숨만 나왔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좋아요
태그
인기 포스팅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