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쓰레기 짓으로 늙은 인생

2022.01.31

 


              쓰레기 짓으로 늙은 인생 


 70대 중반의 노인분이 필자를 방문하였다. 70대 중반임에도 체격이 건장하고 목소리도 힘이 넘치는데다가 눈빛도 광채가 났다. 와서 자리에 앉자마자 필자가 생년월일에 따라 사주팔자를 뽑기도 전에 광적으로 떠들어대기 시작한다. “내가 한국에서는 고급기술자로 있다가 40년 전에 이민을 왔는데 그 당시 이민 온 것들은 죄다 양갈보 아니면 양갈보 식구들뿐이지, 나처럼 고급기술을 지니고 취업이민으로 이민 온 점잖고 훌륭한 사람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어려웠지. 그런데 내가 이민 와서 살다가 이혼을 하게 되었는데 헤어진 그년이 개띠 O월 O일생이야! 이년이 평생에 내 돈만 빼먹고 살다가 내가 조금 돈을 못 버니까 밤일도 못하게 뻐대다가 도망을 가버렸는데 그년은 원래 집안근본이 못됐어! 제대로 배우지도 못한 지년 애비 애미년놈하고 다 쓰레기 같은 형제 년놈들을 네 덕분에 미국에 불러올 수 있었지. 제까짓 것들이 어디서 이곳 미국을 구경이나 해보겠냐는 말이야. 


그런데 그것들은 짐승만도 못한 것들이어서 고마운 것도 몰라. 아무튼 마누라 년이 하두 개지랄을 떠니까 그년 형제들이라는 것들도 똑같이 개지랄들을 떠는 거야. 상관 안하고 오히려 잘됐다하고 새 여자를 얻기로 했는데, 어쩌면 만나는 년들마다 다 그 모양들인지 죄다 내 돈만 빼먹을 려고 지랄들을 하는 거야. 요전에 나하고 잠깐 살던년은 신분도 없는 것을 내가 살려준 케이스야. 영주권도 만들어주고 취직도 시켜줬는데 이년이 돈만 벌면 죄다 제 새끼들한테 보내는 거야. 나를 완전히 봉으로 본거지! 학비 보내준다고 지가 번 돈을 나한테는 한 푼 안내놓고 지새끼들 한테만 보내는 거야! 이년이 나를 완전히 호구로 본 것이지. 이러니 내가 어렵게 타내는 월 페어로 살림을 사는 셈이지. 지년이 번 돈을 지가 다 써버리고 내가 어렵게 벌은(?) 월 페어를 빼먹는 셈이지. 나는 왜 이런지 몰라. 나한테 붙는년들 죄다 나한테 빼먹기만 하려고 해. 


그런데 내가 다시 좋은 여자 만나서 다시 결혼할 운이 있는지 궁금해! 왜 나는 여자들이 죄다 나에게 빼먹으려고만 하는지도 궁금해. 그리고 왜...” 어쩌구 저쩌구 조잘조잘 말이 끝이 없고 이렇게 혼자서만 떠들게 내버려 두었다가는 상담시간이 다 지나갈 것 같았다. 필자가 급히 말을 정지시켰다. “선생님 여기는 상담시간이 제약되어 있는 곳입니다. 궁금한 것을 물어보셔야 제가 답을 할 수 있고 선생님 사주팔자에 대해 내가 설명을 드리려고 해도 지금까지 한마디 제가 말할 시간을 주지 않으시니 이러다 상담시간이 다 지나갈까봐 걱정되네요.” 라고 하니 눈을 부릅뜨면서 손을 획 내저으며 소리친다. “에이씨! 그럼 관둬!” “ ???” 이 영감이 미쳤나 왜 갑자기 이러나 싶어 이분 얼굴을 빤히 쳐다보니 잠시 후 좀 전의 상황을 잊었는지 또 떠들어 대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미친 영감님 같아서 가만히 듣고 있자니 속이 메슥거린다. 이 늙은 영감이 체면도 없이 젊은(?) 필자 앞에서 은밀한 성적 이야기를 서슴치 않는다. 이곳이 미국이 아니고 영감이 나이가 몇 살만 젊었더라면 더러운 입 좀 닥치라고 한 대 패주고 싶다. 


꾹참고 떠드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조금 있다가 쎄커터리가 노크를 한 뒤 “선생님 상담 시간 다 되었습니다. 다음 스케쥴 들어가셔야 합니다.” 라고 한다. 이 영감 갑자기 또 성질을 낸다. “아니? 내가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는데 무슨 상담이 끝나? 이게 무슨 상담이야!” 이에 대해 필자 왈 “이래서 제가 아까 제가 설명을 드리고 궁금한 것을 들어야 하니까 나에게도 말할 기회를 달라고 하지 않았나요? 그렇게 말씀을 드렸는데도 계속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만 이야기 하시다 시간 다 보내놓고 저보고 어쩌라는 말입니까?” 라고 하니 눈을 부라리며 “뭐 해준 얘기도 없이 끝났네!” 라고 하며 나가기를 거부하고 자리에 계속 앉아 꼬장을 부린다. 인간 같지 않아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다 “돈 안받을테니 어서 나가요” 라고 하니 그제서야 “그렇다면 그냥가지 뭐!” 라고 한 뒤 벌떡 일어나 나간다. 


영감님이 나간 뒤 그이의 팔자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보았다. 己卯年 戊辰月 己卯日 己卯時 생이다. 土日柱에 土가 사주팔자 중 5개나 된다. 사주팔자를 보니 위인이 간교하고 수완수단이 강하나 사주에 탁기가 강하니 진실성이 없고 사기성 기질이 농후한 인물임을 알 수 있다. 사주에 음란함이 나타나니 평생을 통해 결혼을 여러 번 하게 되나 순수한 사랑이 아닌 상대를 이용하려는 목적과 음란함에 바탕을 두는 거짓사랑이다. 자기 스스로 말한 대로 자신이 시민권자임을 내세워 신분이 없는 젊은 여자 여럿을 이용해 먹었다. 영주권으로 유혹하여 욕심을 채운 뒤 여자가 벌어오는 돈을 착취하고는 2년 임시영주권을 정식 영주권으로 바꾸기 위해 필요한 ‘조건해제신청’을 할 때 또다시 목돈을 요구해서 여기에 응하지 않으면 정식 영주권 신청시 협조하는 것을 거절해서 상대여자를 낭패에 빠지게 하는 등의 인간쓰레기 짓을 자행한 영감이기에 ‘이런 놈의 돈을 받았다가는 재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어 돈을 안받겠다고 했던 것이다. 


말 그대로 평생 쓰레기 짓만 하고 살다가 70대 중반에 이른 것이다. 이 나이에도 자신보다 한참 연하인 필자 앞에서 자기 성기와 관련한 음란한 말을 서슴지 않고 지가 살아온 쓰레기 같은 짓거리를 자랑하듯이 늘어놓는 이 영감님을 보고서 퍼뜩 생각난 말은 ‘나이를 똥구멍으로 처먹었나? 어찌 지 나이 값을 못하고 이 지랄일까?’였다. 이제 그 정도 나이를 먹었으면 남은 인생을 어떻게 잘 마무리 짓나? 하고 깊이 있게 고민할 나이에 또 어떤 젊은 여자를 후릴 수 없나? 해서 자신의 결혼 운을 묻는 이 늙은 영감이 꼭 ‘발정난 늙은 똥개새끼’처럼 보여져 추해 보이기도 하고 그 인생이 불쌍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쓰레기 인생인 것이었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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