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시험 합격여부?

2022.03.02




                                        시험 합격여부?


 필자가 상담을 하다보면 자기 자신이나 자식 또는 자신과 가까운 이의 시험 결과를 알고 싶어 하는 이가 종종 있다. 즉 시험의 합격여부를 초조하게 기다리다 끝내 시험결과가 나올 때까지 참지 못하고 묻곤 한다. 이때 필자가 이에 대한 답변을 위해 살피는 것은 그해의 그 당사자의 운을 먼저살피고, 이를 확실히 하기 위해 주역상 쾌를 짚어본 뒤 여기에 나오는 점쾌에 따라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이야기 해 준다. 좋은 쾌가 나오면 흔히들 필자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나쁜 결과를 이야기해주면 필자에게 성을 내곤 한다. 필자에게 고마워하거나 성낼 일이 아닌데 대개가 이런 반응을 보인다. 그런데 이것이 백발백중 적중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이유는 이렇다. 


그해 그 당사자의 운에 합격할 운이 있는데도 이것만 믿고 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나태 하다면 그 합격 운이 사라져 버리기에 합격을 예언한 이들 중에는 간혹 결과가 달리 나오기도 한다. 허나 합격 운이 없다한 이중에서 합격한 이는 거의 보지 못했다. 합격이라는 행운의 열매가 그이의 운속에 없기에 이 경우에는 자신이 아무리 애를 쓰고 노력을 하여도 없는 열매를 딸 수는 없기에 그러하다. 따라서 행운을 이야기 했을 때 최선을 다한 이는 이 행운의 열매를 따지만 나태하게 노력을 안한 이는 이 행운의 열매를 놓치게 될 수도 있기에 간혹 예측과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하나 불행을 이야기했을 때 이는 거의 어긋남이 없이 맞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예전에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조선명종 때 영의정까지 지낸 이제신(李濟臣)은 갑자년 가을에 과거에 응시하면서 한양에서 용하다는 역술인을 찾아 “금년 과거시험에 장원을 누가 할지 혹시 알 수 있겠소!” 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역술인은 한참 쾌를 짚더니 “이번 과거시험에 장원으로 급제할 이는 이氏성을 가진 병신(丙申)생이 될 것이요.” 라는 답을 내놓았다. 이제신(李濟臣)은 이 답이 맹랑하다고 여겼다. 또한 처음부터 이제신은 이런 역술에 대해 크게 신뢰하지는 않았던 터여서 역술인을 놀리고자 “이보시요! 이번 과거에 수없이 많은 이들이 응시하는데 이氏성 가진 丙申生이 어디 한 둘이겠소? 나도 이氏성 가진 丙申生이요. 그럼 내가 이번 시험에 장원한다는 말이요?” 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역술인은 별말 없이 생년월일시를 말해보라 한 뒤 이제신의 사주팔자를 적어 놓은 뒤 자세히 들여다보고 난 뒤 “이 사주팔자는 이번시험에 합격은 하나 장원은 아니요, 다른 이氏성 가진 丙申生이 이번 과거시험에 장원급제할 것이요!” 라고 단호하게 답하였다. 


그 후 시간이 지나 합격자 발표가 있었다. 이때 이제신의 숙부인 이헌이 장원급제를 하였는데 이가 바로 이氏성가진 丙申生이었다. 그 후 이제신은 병자(丙子)년 봄에 식년시(式年詩)를 보고난 뒤 이 역술인을 또 찾아갔다. 가서 역술인에게 “갑자년 가을에 장원 급제자를 용케도 맞추었는데 그렇다면 그것이 요행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해 보시오. 이번 식년시에는 누가 장원을 할 것 같소? 이번에는 좀 더 구체적으로 맞춰 보시요!” 라고 하였다. 역술인은 이 질문에 답하기를 “이번 식년시에는 성이 5획(劃)인 사람이 장원을 할 것이요!” 라고 답하였다. 식년시에는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의 제한이 있으니 응시인원이 그리 많지 않아 하나하나 세세히 살펴본 이제신은 성이 5획인 사람은 윤(尹)씨만이 성이 5획 이였고 다른 이들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았다. 방이 나붙자 과연 윤기(尹冀)가 장원을 하였다 이를 괴이히 여긴 이제신은 이에 대한 기록을 남겨 현재까지 이 이야기가 전해지게 된다. 예나 지금이나 이렇듯 시험결과에 대해 초조하게 묻는 이가 많았던 것은 같았던 것이다. 


몇 년 전이야기다. LA에서 치과병원을 운영하시는 오선생님 내외분이 아들을 데리고 필자를 찾았다. 예전부터 종종 필자와 상담을 해오신분 들이였지만 아들과 동행하기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전에 아들의 사주팔자를 보았을 때 이아들이 장차 의사 일을 하면 좋겠고 여러 가지 여건으로 보아 본인이 노력만 하면 충분히 의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는데 아들이 이 소리를 본인이 직접 듣고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필자가 격려를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에서였다. 다행히도 아들은 이곳에서 태어난 2세 임에도 한국말을 곧잘 하고 다 알아 들었다. 집에서는 절대로 한국어만 사용하게 한 결과였다. 이 아이에게 본인의 사주팔자를 설명 해주고 장차 의사가 되면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하는 의사가 될 수 있으며 또 그럴만한 우수한 두뇌도 가지고 있다고 격려해 주었다. 


상담을 마치고 몇 개월인가 지난 후 오선생 부인께서 필자에게 전화를 하셨다. 무척이나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법사님! 어쩌면 좋아요? 요즘 들어 애가 무척이나 나태해지고 공부도 하는 둥 마는 둥해서 야단을 치면서 그 이유를 물어보니 태연한 표정으로 ‘법사님이 나는 충분히 의사가 될 수 있다고 했으니 조금씩만 공부해도 나는 의사가 될 수 있어! 걱정하지 마 엄마!’ 라고 하지 뭡니까! 용기를 주려 했던 게 오히려 애 자만심만 키워준 것 같아요.” 라고 한다 사람의 운명이란 정해진 팔자 대로만 사는 게 아니다. 운 + 노력에 의해 그이의 가는 길이 정해지는 것이다 옛 성현이신 공자님이 제자인 자공과의 문답에서 말씀 하셨듯이 운칠기삼(運七氣參)인 것이다. 정해진 운명이 끼치는 영향이 70% 그리고 30%의 노력에 의해 그이의 운명이 나아가는 길이 정해진다는 이치이다. 


오선생님 내외분 아들 녀석은 아무래도 한국말에 대한 이해도 가 부족하니 필자의 이야기를 다르게 이해했던 듯하다. “다시 한 번 데려오시면 제가 알아듣게 이야기를 해 주겠습니다.” 라고 하여 오선생님 사모님을 안심시켜 드렸다. 그렇지 않아도 분주한 팔자인데 이제는 남의 아들 녀석 공부까지 독려해야 하는 신세까지 되었다 아이고 내 팔자야!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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