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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천기(天氣)를 조작하여 적을 꺾다.

2022.03.04

 




         천기(天氣)를 조작하여 적을 꺾다. 


 옛글 <기묘록속집>에는 천기(天氣)를 조작하여 정적을 제거한 이들의 이야기가 전한다. 이조왕조 역사상 가장 황음무도했던 연산군은 숱한 기행과 음행, 살육 등으로 신하들과 백성들을 두려움과 고통 속에 살게 하면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거의 매일 연회를 열어 주지육림속에 빠져 살았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일어난 중종반정에 의해 연산군을 쫓아내고 조선의 11대 왕이 된 중종은 정치를 혁신하기 위하여 현량과(賢良科)를 설치하여 재능 있는 선비를 발탁하였다. 이때 곧은 선비 조광조가 등장한다. 젊고 의지가 왕성한 조광조는 곧 왕의 절대적 신임을 받아 권세를 손에 쥔다. 썩어빠진 정치를 쇄신하기 위해 조광조는 너무도 급격히 과격하게 정치쇄신을 꾀했다. 강제적이고 너무 급격한 개혁은 그 뜻이 아무리 좋다하나 너무도 독단적인 것이어서 여러 다른 대신들의 우려와 질시를 사게 된다. 


그의 반대파인 예조판서 남곤은 조광조의 독단에 반감을 품고 있었으며 조광조의 탄핵으로 찬성 직에서 파면당한 홍경주도 깊은 원한을 품고 있었는바 조광조를 모함하기 위해 여러 가지 술수를 연구하게 된다. 조광조의 반대파의 일원인 남곤과 심정은 경빈 박씨의 궁비와 끈이 닿았는데 이 궁비를 통하여 ‘조광조는 지금 임금과는 달리 덕이 깊어 덕과 정의로 국정을 다스리니 모든 백성이 그를 왕으로 세우고 싶어 한다’는 말을 궁인들에게 퍼트려 궁인들이 난리가 날것을 두려워하게 하였다. 이에 더하여 홍경주는 딸인 희빈 으로 하여금 이른바 ‘베게 속 송사’를 하게 하였다. ‘백성들의 온 마음이 온통 조광조에게 기울어 그의 말이라면 왕명보다 더 받들고 임금을 무시 한다’는 말로 왕의 마음을 흔들고 두렵게 하였다. 하지만 이런 공작에도 중종의 마음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나날이 조광조의 기세가 강해지고 과격해지는 대다가 왕의 의견을 정명에서 반박하는 일이 잦아지자 왕의 권위가 흔들리고 의심하는 마음이 일기 시작했다. 


예부터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는데 조광조의 급격한 개혁조치에 지나침이 많았던 것이다. 이때 조광조의 반대파들은 결정적인 한방을 노린다. 즉 천기를 조작하는 일이였다. 궁궐 내에 있는 여기저기 나뭇잎에 꿀물로 주초위왕(走肖蔿王)이라고 써 놓았다. 벌레들이 단물을 잘 먹으므로 꿀물이 발라진 곳을 갉아먹게 하여 그 글씨가 드러나는 수법을 쓴 것이다. 주초가 왕이 된다는 말인데 주초(走‧肖)는 주자와 초자를 합치면 조가 되므로 ‘조가 왕이 된다’는 말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이런 글귀가 새겨진 나뭇잎이 발견된다. 처음에는 이를 발견한 궁인들이 두려워 감히 이것을 보고하지 못하다가 하나 둘 알려지게 된다. 결국 희빈이 이를 왕에게 갖다 바치고 직접 왕이 참문이 새겨진 나무들을 보게 하였다. 


왕은 자신의 눈으로 이를 확인하고 몹시 두려워하고 기이하게 여겼다. 이러한 왕의 기색을 탐지한 반대파들은 백방으로 책략을 꾸며 조광조와 그 일파를 탄핵하였고 결국 중종은 조광조와 그 일파의 체포를 명한다. 기묘사화가 터진 것이다. 조광조는 처음 유배를 가는 것으론 처벌이 끝나는 듯 했으나 조광조가 왕위를 찬탈하려 했으니 죽여야 한다는 공론이 일고 중종 역시 그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일어 결국 유배지에서 젊디젊은 나이에 사약을 받게 된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은 예언한 참서(讖書)는 참기‧ 비기(秘記)‧비결(秘訣) 등으로 일컬어지는데 이씨 조선 때에는 치안을 혼란시키는 위험물로 취급되어 이를 지니고 있거나 읽는 것은 큰 죄로 취급하여 처벌을 받았기에 공공연히 나타나지 못했기에 주로 은밀히 전해져 왔다. 


이러다보니 어느 것이 참 진본인지 알 길이 없고 후에 첨삭되거나 변형된 내용들이 원본인양 취급되기도 했다. 주초위왕 이라는 참언이 조광조를 죽음으로 몰은 것이다. 참언(讖言)의 참 字는 조짐 참, 참서 참으로 읽히는데 참언이란 앞날의 길흉에 대한 예언이라 할 수 있다. 옛 우수개 소리로 ‘방구가 잦으면 똥을 싼다’ 는 말이 있는 것처럼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는 반드시 어떤 조짐이 있다는 것에 대한 생각에 사람들의 신뢰가 깊다. 이런 심리를 이용하여 정적을 제거한 사례는 우리 역사에 수없이 많이 볼 수 있다. 최근에 이와 비슷한 사례로 이런 일이 있었다. 


필자의 고객인 P씨 부부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잉꼬 부부였다. P씨 부인은 누가 보더라도 첫눈에 ‘와! 굉장한 미인이다!’ 라고 느낄 정도로 아름다웠다. 이에 반해 P씨는 난쟁이 똥자루처럼 작은 키에 뚱뚱한 체형이었고 코도 들창코여서 영락없는 손오공에 나오는 저팔계 모습이었다. P씨가 미국에 와서 사업 거래문제로 만나 친하게 지내는 A라는 친구가 있었다. A씨는 친구인 P씨가 부러워 미칠 지경이었다. P씨 부인에게 첫눈에 반한 것이다. 교활한 P씨는 주위에 P씨 부인이 아무래도 바람이 난 것 같다고 하며 ‘어떤 남자와 만나는 것을 보았다’ ‘누구와 호텔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라는 등의 말도 안 되는 소문을 은밀히 퍼트렸다. 이 소문을 듣고 평소에 P씨 부인의 미모를 시기하던 여편네들이 ‘얼굴값 한다더니 그거 참 고소하다’하는 식으로 열심히 P씨 부인을 씹어댔다. ‘처음 보았을 때부터 색기가 좔좔 흐르더니 꼴좋다’하는 통쾌한 해석까지 붙여가며 말을 점점 더 보태서 퍼트렸다. 


여자들의 심리란 게 참 묘하다. 자기보다 뛰어나게 이쁜 여자를 보면 참지 못한다. ‘나보다 특별히 더 이쁜년은 나쁜년’이다. 여자들 특유의 질투심, 시기심 때문인 것 같다. 결국 이 헛소문이 저팔계 P씨에게도 들어갔다. 당연 지사로 부인을 추궁했고 P씨 부인은 울면서 억울해 기가 막혀했다. 자주 이 문제로 부부사이가 시끄러워 졌고 교활한 A씨는 억울한 누명에 마음 상해있는 P씨 부인을 위로해 준답시고 만나 교활한 말 수단으로 P씨 부인을 위로했고 자주 이러다보니 몸으로도 위로(?)했다. 결국 P씨 부부는 이혼했다. P씨 부인은 이제 A씨 부인이 되었다. 더럽고 도 치사한 간계였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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