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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평생 뜬 구름만 잡는 여자

2023.05.06

 




              평생 뜬 구름만 잡는 여자


 필자와 가끔 상담을 하는 허 여사님은 60대 후반의 여성분이시다. 이분은 특성이 아주 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나이가 자기보다 많거나 적거나 무조건 반말을 하는 버릇이 있다. 처음 필자와 상면 했을 때 한 첫마디가 “내 운세 좀 자세히 봐줘 ! 있잖아! 내가 요즈음에 뭔가 큰 건이 있어서 그래!”였다. 흔치는 않지만 가끔 이런 반말투를 사용하는 여성분들을 겪은 경험이 있는지라 당황하지는 않았지만 그리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였다. 이분은 54년 11월 15일(음력) 巳(사)시생의 팔자다. 갑오년 병자월 기해일 기사시 인데 여자 기해 일주가 자월에 출생 하였으니 득령하지 못했고 일지에 정재를 깔고 있으나 연간 갑목과 갑기합토가 되고 월간에 병화가 정인이므로 신왕한 사주가 되었다.

 

여자사주에 정재를 깔고 있음은 좋은 사주라 볼 수 없는데 이는 정재는 감추어져 있어야 견고한 재물이 되지 이렇듯 투출이 되어 있으면 재물이 뜬 구름 같아서 통은 무척이나 크나 항시 허황된 재물만 바라고 적은재물은 성에 차지 않아 무시해 버리기 쉬우니 깨끗하고 성실한 재물보다는 크게 한탕해서 큰 재물이 있어야만 만족하는 통 큰 여자 사주팔자이다. 필자가 이곳 LA에서 오래 머물며 교포들 사주팔자를 감정하다 보니 가끔 사회에 큰 파장을 몰고 오는 계파동의 주역들은 대개가 이런류의 사주팔자를 지니고 있는 여성분들임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재미있는 사실은 허 여사님 사주의 경우 연지, 월지가 칠살이요 일지, 시자가 칠살이어서 상하 구분이 없는 안하무인격이요, 세상에서 내가 제일 잘난 사주팔자라 할 수 있었다.


필자가 속으로 짐작컨대 ‘아하 이래서 이 여자분이 모든 사람에게 반말하는 버릇이 있나보다.’라고 생각했었다. 아무튼 이분은 사주팔자대로 씀씀이가 매우 컸는데 한번 방문하면 시간을 별로 끌지도 않으면서 여러 사람의 사주를 스치듯 상담하니 상담료가 몇 백 불이 나오는 것은 일도 아니었는데 별로 개의치 않는 눈치였다. 필자로서야 말 그대로 ‘큰손님’에 속하지만 그런 형태가 그리 반가운 것만도 아니었다. 이분은 필자를 처음 찾아올 당시 ‘노름방’을 운영하면서 ‘돈놀이’를 하는 것이 주업 이었는데 부업으로는 ‘계’도 여러 개 운영 중이었다. 

 

처음 문의한 사항은 당시 막 거래 붐이 일기 시작한 ‘빅토빌’ 이라는 지역에 엄청나게 큰 땅을 자기가 사서 몇 에이커씩 나누어서 팔면 어떻겠는가? 하는 문제였다. 이때 필자가 주역상 쾌로 짚어본 이분의 운세는 ‘둔지절’ 의 운 이였다. 이쾌는 ‘큰 것을 얻으려 하지 말고 계획하는 일은 취소하라! 가던 길에 범을 만나게 되리라!’는 운 이여서 적극적으로 말렸는데 필자의 말을 별로 신뢰하는 눈치가 아니였고 나중에 알고 보니 결국은 자신의 고집대로 큰 땅을 매입 하였는데 이 자금도 자신의 여유자금이 아니라 여기저기 수단 좋게 끌어온 돈 이였다. 그래서 결국 큰돈이 묶여 버렸는데도 후에 이분을 보니 별로 크게 당황하는 눈치도 아니었다. 


하시는 말이 “에이! 생각대로 되지 않아서 돈이 다 묶였어! 할 수 없지 뭐! 돈 꿔온 사람들 앞으로 같이 등기해 주고 가다리라고 해야지! 지들도 별수 있어 어차피 내가 돈 떼먹으려고 한 것도 아니도 기다려야지!” 라고 하는데 태평 스런 표정이었다. 정말 통 한번 크고 무척이나 대범(?)하신 분이였다. 그런데 중요한 문제는 이렇게 통 크게 움직이시고, 수단이 좋아 큰돈을 이리저리 굴리는데 정작 자신의 돈은 한 푼도 없다는데 있었다. 필자가 보기에는 일종의 폰지 사기형태(꾼 돈으로 이자를 막고 거기서 창출되는 신용으로 더 큰돈을 끌어 모아 규모를 키우는 사기수법)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주제넘게 거기까지 필자가 참견할 바는 아니었고 이분의 형세가 항시 아슬아슬 하게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이분이 찾아와서 하는 말이 “나 어디로 가면 좋을지 좀 봐줘! 시끄러워서 어디 가서 몇 년 좀 쉬었다가 와야겠어! 어디로 가면 돼!” 라고 묻는다. 결국 거품이 터지고만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묵묵히 이분의 당시 운을 짚어보니 ‘쾌지태’의 운이 나왔다. “운세가 복잡해진다. 소낙비를 피하라. 삼십육계 주위상책이다.” 라는 쾌이다. 방향을 짚어보니 서남 방향이 나온다. 그대로 설명해 주었더니 이분 태연히 하는 말 “서남방이면 여기서 보면 하와이나 태평양 섬나라쯤 되는 것 같은데 거기 가서 몇 년 휴양하다 와야겠구먼!" 하더니 툴툴 털고 일어나 상담실을 나선다. 하여간에 대단한 여장부(?)였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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