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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벼락 출세한 늦깍이 구종직

2025.07.23




                   벼락 출세한 늦깍이 구종직


  조선조 성종시대의 명신으로 널리 알려진 구종직은 자가 평보이며 글을 잘하고 특히 주역에 능했던 인물이다. 구종직은 생김새가 꽤죄죄하고 풍채도 보잘것 없어 사람들의 업신 여김을 받았는데 관운도 일찍 피지 못하여 나이 삼십이 넘도록 생원 진사시에도 급제를 못해 사람들의 업신 여김은 점점 더해갔다.


그가 성균관에서 공부한 적이 있는데 당시 같이 수학하던 이들 중에는 나이20이 넘지 않은 이들도 생원 진사시에 이미 급제한 이들도 수두룩했다. 구종직은 그들에 비해 너무도 초라한 선비 신세였다. 하루는 성균관에서 수학하던 선비들이 재미삼아 점을 잘 친다는 소문이 있던 복술가를 불러다가 자신들의 사주팔자를 풀어보게 하였다. 어떤이는 자방수령이 될것이며 또 어떤이는 관찰사에 이를 것이라는 등 미래를 예견해 주던 중 구종직의 차례가 되었다. 


사람들은 구종직의 점괘가 평생 공부만 하다 미관말직하나 차지하지 못하고 끝날 인생으로 나오겠거니 하고 주의 깊게 복술가의 말을 기다렸는데 이 복술가는 한참동안 구종직의 사주를 들여다 보기만 할뿐 아무말이 없었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역시나 사주팔자 감정 결과가 영신통치 못해 뭐라고 이야기 해주기 어려우니 그렇구나 하고 지레 짐작들을 하고 있었는데 한참이나 아무말이 없던 이 복술가가 벌떡 일어나더니 구종직에게 두번이나 절을 하고는 제자리에 앉는 것이였다. "무슨일이냐?" 고 구종직이 물은즉 이복술가 말이 "선비님께서는 장차 벼슬이 정승에 이르게 되는 귀한 사주를 지니신 분이요 오랫동안 부귀영화를 누리고 가는 장수형 사주팔자를 지닌 분입니다. 


지금 여기계신 분들중에 가장 존귀한 사주팔자를 지니신 분이기에 제가 예를 갖추었을 뿐입니다." 라고 말을 하였다. 이소리에 주위에 있던 모든 선비들이 박장대소를 하며 웃었다. "아니 그 나이에 생원,진사시도 못한 위인이 그 주제에 어느세월에 정승에 오르는가? 순 엉터리 점쟁이 일세 그려!" 하며 이구동성으로 점술가의 말이 과장되게 느껴지는 정도이니 남들이야 오죽하였으랴.


어찌 되었든 몇년 후 구종직은 과거에 겨우 급제하여 미관말직을 제수받아 교서감 에서 일하게 되었다. 구종직의 평소의 꿈은 과거에 급제하여 궁궐안에 있는 경회루의 야경을 구경하는 것이였다. 미관말직 이라도 벼슬을 해야 궁전내에 그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경회루를 구경해 볼것이 아닌가? 과거급제 전 늘 이런 꿈을 꾸어왔던 구종직 이었다. 마침내 어느날 밤 숙직을 맡게 되어 평소에 수원이던 경회루 연못가를 거닐었다. 소문대로 경회루 야경은 매우 뛰어났고 이경치에 취하여 이곳저곳 주변을 거닐고 있는데 갑자기 성종이 남여를 타고 경회루에 나타났다. 


구종직은 기겁을하여 바닥에 납짝 업드렸다. 뜻밖에 야심한 시각에 사람을 만난 성종도 깜짝 놀랐다. "웬놈이냐?" 하는 성종의 호령에 구종직은 납짝 업드려 사시나무 떨듯이 떨며 전하 교서감 정자 구종직이라 하옵니다. 야심한 시각에 웬일이냐 라고 성종이 묻자 신은 일찌기 경회루 경치가 무릉도원과 같이 아름답다는 소문을 듣고 한번 구경하고 싶었사오나 과거를 나이 30이 넘도록 하지 못하여 늘상 소원하던 중 오늘밤 교서감 숙직을 하다가 감히 구경을 나왔나이다. 


전하를 놀라게 해드린 죄를 벌하여 주옵소서 라고 답하였다. 성종이 보기에 구종직에게서 어리숙함도 느껴지고 용모도 재미있게 생겨 슬며시 호기심과 장난기가 들었다. 성종이 구종직에게 노래를 시켜보니 제법 운치가 있었다. 그래서 경전을 외우게 했더니 [춘추]를 처음부터 끝까지 줄줄 외우는게 아닌가! 성종이 우연히 경회루에 나왔다가 인재를 하나 얻은 것이다. 성종은 그자리에서 구종직에게 술을 하사하고 다음날 정9품 정사벼슬에서 무려 다섯단계나 높인 부교리에 임명 하였다 이른바 벼락 출세를 한것이다.


하지만 이런 파격적인 승진을 삼사에서 가만 둘리가 없었다. 모두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자 성종은 삼사의 상하 관헌을 모두 편전에 모아 놓고 [춘추]를 외워 보라고 시켰다. 대사헌 대사간 대제학 삼사의 장도 모두 몇줄 외우다가는 막혀 버렸다 다른 관료들 에게도 누구든지 춘추를 외워보게 하였으나 아무도 해내지 못하였다. 그제서야 성종은 구종직을 불러 춘추를 외워보게 하였다 막힘없이 줄줄외는 구종직을 보며 어느누구도 이의를 제기할수 없었다. 성종이 관헌들을 나무랐다. "그대들은 입만 살아서 춘추 한구절도 제대로 외우지 못하면서 어찌 진정한 관리라 할수 있으며 제대로 실력을 갖춘 이를 발탁하는데 어찌 쓸데없는 말이 많은가!" 성종의 일갈에 모두가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


구종직은 그후 승승장구하여 최고의 위치에 까지 오르게 되는데 젊은시절 그의 운이 터지기 전에는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옛날부터 전해오는 말이 "사람팔자는 모른다" 는말이 있나보다 사람의 운이라는 것은 논리적 으로는 도저히 설명할수 없는 신비함이 있는 것이다. 늦은 나이에도 생원 진사시도 못하던 구종직이 이렇듯 최고 벼슬까지 오르리라고는 자신이나 그주변 사람들이나 상상도 못할 일이었던 것이다. 이렇듯 행운이나 불운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들이 닥치는 예가 종종있는 것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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