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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아주 쓸모 없는 사람이군요!

2025.08.12

 



               아주 쓸모 없는 사람이군요!


  평소 안면이 잦은 정 여사님이 필자의 사무실을 찾았다. 이분은 미국에 이민 오신지 30년이 넘은 올드타이머 이신데 몇 해 전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자식들을 키우며 열심히 살고 계시는 성실한 분이다. 사업수완도 있고 매우 검소하셔서 이제는 경제적 기반이 탄탄하여 생활도 매우 안정적이었는데 아직은 젊은 이분이 느끼는 유일한 애로점은 뼈 속 깊이 사무치는 외로움이라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이분에게 얼마 전 한 남성분이 접근하였다. 여사님이 하시던 식당에 자주 들러서 혼자 식사를 하곤 하던 이분과 우연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이분 말에 의하면 자신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고 있는데 자신도 십여 년 전 부인을 사별하고 혼자 지내고 있다고 하며 매우 쓸쓸한 모습을 보였다 한다. 


인물도 귀공자형으로 잘생겼고 말하는 폼새도 점잖케 보여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고 이후 매우 친밀한 사이가 되었다 한다. 그래서 아직까지 구체적인 어떤 이야기가 오간 것은 아니지만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성정은 어떠한지? 좋은 사람인지, 그렇지 않은지 등등 여러 가지가 알고 싶어 필자를 찾았노라 하신다.


그 신사분의 생년월일시를 물어보니 정유년 임인월 을해일 정축시에 태어났고 운의 흐름은 역행하여 신축,경자,기해,무술,정유,병신으로 흐르고 있다. 사주구성이 청아하지 못하고 탁기가 많으며 용신이 무정하여 아주 별볼일 없는 사주구성이다. 명예를 뜻하는 유금 파극되니 평생 변변한 직업도 없이 허무하게 지낼 팔자요, 자손과의 연도 깊지 못하다. 재물과 여자를 뜻하고 있는 시지축토가 안정을 이루지 못하니 가정을 제대로 유지하기도 힘들며,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 보아도 재물덕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사주를 지닌 이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큰 사업을 하고 있다니 전혀 의외라고 생각이 들었다. 혹시 생년월일시가 틀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어 정여사님에게 다시 확인 하였지만 틀림없다고 하였다. 필자는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해 주역상으로 쾌사를 풀어 보니 '복량천박 수산유손 리구원당 불협자' 라는 문구가 잡힌다. 즉 "격이 낮은 천박한 자로 오랜 세월 고요히 일이 없는 자이다! 나약해서 독립성이 없으며 간교함이 그득하니 복이 적고 수명 또한 짧도다" 라고 할 수 있다. 


필자 왈 "정여사님께서 말씀하신 이 생년월일시가 그분의 것이 확실하다면 그는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천박한 사주를 지닌 자가 사업가가 결코 될 수 없으며 거지 또는 평생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할 팔자입니다. 재물도 평생 전혀 없고 가정도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천성 또한 천박하여 남을 속이는 기질이 농후하니 절대로 가까이 해서는 안되는 인물입니다. 


아주 쓸모 없는 사람이군요!" 하니 정 여사님 순간 얼굴이 상기되면서 잠시 당황한 기색이더니 자기를 억지로 진정시킨 뒤 어색한 미소를 보이며  "그럴리가 없을텐데요! 죄송하지만 선생님이 잘못 보신 것은 아닙니까? 그런 거지팔자를 지닌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말쑥하게 차림새를 지니고 있고, 얼굴에 부티까지 흐를 수 있습니까? 이상하네요?" 라고 하며 필자의 진단에 강한 의구심을 보인다. 필자는 이에 대해 "아마도 생년월일시가 잘못되었나 보군요. 그렇다면 나중 기회에 다시 한번 확실하게 생년월일시를 확인하시고 다시 들려 주십시요. 이 생년월일시대로 라면 절대 가까이 해서는 안되는 사람입니다." 라고 다짐을 한 뒤 정여사님과의 면담을 마치었다. 


그 후 그 일에 대해서는 잊고 지내던 어느 날 정여사님 친구분인 김여사님이 필자에게 상담할 내용이 있어 면담 끝에 정여사님 이야기가 나왔는데 김여사님 왈 "요즘 걔 얼굴 볼 시간도 없어요. 한국에서 온 웬 백수건달 놈에게 푹 빠져서 정신 못차리고 있어요. 마침 저희 친구 중에 그 사람을 아는 사람이 있어서 아주 소문이 안좋고 질이 나쁜 백수건달이니 조심하라고 그렇게 다들 뜯어 말리는데도 막무가내 들을 생각을 안하고 있어요. 차도 사줬다 사업자금 명목으로 돈도 꿔주었다.하는 소문이 들리는데 나도 모르겠어요. 지팔자 지가 알아서 하는 수밖에요." 라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필자와 주위사람 모두가 그렇게 충고를 해주어도 바뀌지 않는 정여사님의 마음 그 또한 그의 팔자이리라! 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에 정여사님의 지인들을 통하여 들은 소식은 이러하다. 


정여사님은 완전히 그 백수건달에게 빠져들어 정신을 못 차리고 완전히 그를 믿는 눈치였다고 한다. 친한 친구들과 지인들이 충고를 할라치면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그런 이야기 자꾸 하려면 우리 이제 만나지 말자" 라며 절교선언을 해버려서 그 남자문제로 대부분의 친한 친구들과도  절교했다 한다. 이 백수건달은 자신이 정여사의 남편이라도 되는 양 식당에 나와 이것저것 참견도하며 아주 사장행세를 하려 들었다. 정여사님 곁에서 십여 년 이상 성심껏 도와주던 매니저나 직원들 입장에서 볼 때 왜 난데없는 인간이 갑자기 들이닥쳐서 주인인 정여사도 잘하지 않던 분야에 까지 "감 나라 밤 나라" 하는 식으로 참견하며 잔소리를 해대니 모두가 꼴상 사나운 모습이 되었다. 너무 한다 싶어 한마디 하면 "당신 해고야! 당장 그만둬!" 라고 소리치고 실제로 정여사를 시켜 해고까지 시키니 직원들도 점차 동요하고 이직을 준비하는 둥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사업한다는 사람이 아예 식당에 들러붙어서 꼴에 접대한답시고 보도 듣도  못한 잡놈들을 불려 들어 부어라 마셔라 하며 식당을 점령하고 영업에까지 지장을 주었다. 이 백수건달 입장에서는 정여사를 공략하여 내 여자로 만든 것이 일생일대의 큰 쾌거라 할 수 있으니 천국을 만난 양 자신이 대견스럽고 자신의 성공한 모습을 여기저기 자랑하고 싶어 벌어지는 촌극이라 할 수 있겠다. 어찌되었든 식당사업은 점차 시들어갔고 이런저런 명목으로 돈을 빼돌리니 탄탄하던 정여사님의 재물에도 금이 가기 시작, 급전을 끌어다 써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다. 결국 망하게 된 뒤에야 정여사 한탄하며 "아이고 내가 미친년이지 내가 눈깔에 뭐가 쓰여서 저런 거지 발싸개 같은 놈을 사내라고 맞아들였으니 내가 귀신에 씌어도 단단히 쓰인 모양이네!" 라고 한탄하였으나 뒤늦은 후회였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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