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은을 감싸 안으며 진정시키려 한다.
달빛: 괜찮을 거야. 진정해. (수건으로 땀을 닦아준다.)
겨울과 여름 별희는 끓인 생강차를 들고 들어온다.
달빛이 경은을 안고 다독이는 것을 보며
별희: 경은아 괜찮아? 미안하다. 나 때문에. (생강차를 한 숟가락 떠서 입가에 댄다.)
경은: 괜찮아. 조금 놀랬나봐.
여름: 여기 물수건 있는데..
별희: “어떻하죠. 약국도 다 문을 닫았을 텐데. 또 약국도 멀고.”
달빛: “아 그래요. 우선, 여기 따뜻한 물에 수건을 적시어서 식은땀을 닦아주면서 몸을 녹이자. (시계를 보면서) 아직 약국문을 닫지는 않았을 거야.
겨울: 성준과 우진이한테 감기약 좀 구해 오라고.”
달빛 : “ 양미씨 경은씨 좀 잠깐 잡아줘. 내 등에 업혀줘. 병원으로 가 봐야겠어.”
경은 : “ 선배님 전 괜찮아요. 그냥 여기서 조금 쉴 게요. 조금 있으면 열도 내릴 것 같아요.”
여름: 내가 약국 다녀올게. 아까 차 안에서 봤어. 멀지 않더라.
겨울: 나도 같이 가자.
차안에서
겨울: 달빛 선배 경은씨에게 참 극진하게 대하네.
여름: 그 선배님은 누구에게나 그렇게 친절하게 해. 그래서 사람들이 잘 따르지.
약을 갖고 들어온다.
달빛 : 빈 속에 먹으면 속이 쓰리고 아플텐데. 더 기운 못 차리면 어떡하나. ( 경은의 이마를 손으로 짚어본다.) “열은 많이 내렸다. 조금 누워 있어.”
별희 : “ 안심이에요. 선배님 그런 모습 보니 참 자상하시네요.
그런데 경은이에 대한 사심이 보이네요. 좋아하는 마음이 훤히 보입니다.
어떻게 숨기고 있었어요. 오늘 이렇게 티가 나는데.
양미: 방해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니까요 몰래 해 주세요.”
여름: 우린 거실로 가자.”
별희: 우리도 따뜻한 커피 마시자. 모두들 많이 놀랬지?
달빛이 층계를 내려온다.
내가 맛있는 커피 사올게요. 모두들 고생 했어요. 겨울 같이 나갑시다. 혼자 들고 오기 힘들어.
겨울: 좋습니다. 함께 가시지요.
달빛: 아 참 따뜻한 죽도 사 옵시다.
여름의 집 뒷마당에 포도넝쿨이 보랏빛 몽우리로 보송하게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집 앞 울타리에는 개나리가 활짝 피어나 노오란 빛을 반짝이고 있다. 완연한 봄이다.
여름이는 창문 커튼을 열며 상쾌한 아침 햇살을 맞이한다.
향긋한 아침 공기가 콧등을 스친다. 엄마는 서두르며 여름을 부른다.
엄마: 여름아 오늘은 아침을 꼭 먹고 나가거라. 얼른 와서 조금이라도 먹으렴.
여름: 네 에 엄마. 지금 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