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은 경은의 이런 행동이 싫지 않다.
남산 앞에서 차를 세우고 남산으로 연결된 높은 층계 앞에 선다.
달빛: “ 가위 바위 보 하면서 한 계단씩 올라가기로 하자.”
경은: “ 좋아요. 자신 있어요.” 가위 바위 보 가위 바위 보 한 사람씩 한계단을 오른다.
몇 번을 하다 보니 계단 차이가 생긴다. 경은이 아래서 달빛을 올라보며
경은: “ 한 번 쯤은 져 주어야죠. 그래야 간격이 맞을 것 같은데요. 멀어서 안 보여요.”
달빛: “ 그냥 올라와. 같은 곳에서 다시 시작하자.”
경은: “ 그래도 가위 바위 보를 계속해요. 재미있어요.”
달빛이 얼른 내려와 경은의 손을 잡고 뛰어 올라간다. 거의 끝에 다다라서 멈춘다.
달빛: “자 다시 합시다.”
경은: “ 숨이 차요. 좀 쉬었다 해요.”
달빛은 숨차하는 경은을 업고 남은 계단을 올라간다.
다 꼭대기에 올라 달빛이 양팔을 뒤로 뻗쳐 땅을 짚고 다리를 뻗으며 앉는다.
경은도 같은 동작을 하고 옆에 앉는다.
경은: “하늘이 참 밝으네요. 별들이 참 예뻐요.”
달빛: “ 남산 꼭대기에서 보는 별들이라 더 반짝이며 많이 보인다.
저 쪽에 환하게 비취는 별이 내 별인가?” 달빛이 말할 때 하얀 연기가 하늘로 피어오른다.
달빛은 명동의 ‘명동교자’의 문을 연다.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얘기를 나누며 맛있게 음식을 먹는다.
그 안이 온통 훈훈함으로 가득 차 있다. 달빛이 만두를 주문한다.
김이 모락모락 흘러나오고 둥그런 냄비 안에 오목하고 얍상한 만두가 가지런히 놓여있다.
한입에 쏙 들어 갈 만한 크기로 어여쁘게 있다.
달빛: “ 먹어봐요. 참 맛있어요.”
경은: “ 어머! 정말 맛이 단백하고 신선하네요.”
달빛: “ 한번 먹어보면 다시 안 오곤 못 배기지.
(속으로) 전에 여름에게도 이 맛을 알려주고 싶었는데-
나도 이 맛이 좋아서 벼르고 있었어. 오늘 경은씨와 함께 먹으니 더 맛있네.”
달빛과 경은은 이렇게 만두도 먹고 명동의 거리를 거닌다. 오가는 사람들의 얼굴이 활기차고 명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