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경제

[오늘의 생각]: 부부가 돈 관리를 같이 해야하는 이유

2018.09.12
나는 결혼한 사람은 부부가 같이 재정상담을 받도록 하는데,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한 사람이 주도적으로 돈 관리를 하다가 그가 먼저 사망하거나 이혼을 하게 되면 남는 배우자의 고통이 너무 크다. 돈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던 사람이 배우자를 먼저 보내고 부닥치는 고통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에 못지않게 크다. 어쨌거나 남은 사람은 먹고살아야 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만약 이혼을 하게 되면 돈 관리를 하던 사람이 이혼 소송 전에 계획적으로 자산을 빼돌릴 수 있으므로 배우자는 자신의 권리만큼 자산을 분할 받을 수 없는 위험성도 있다.
  
둘째, 부부가 같은 재정 목표를 위해 합심하여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경제적 안정을 이룰 수 없다. 물가 상승률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오르는 미국의 교육비, 의료비에 비해 평균 인컴은 지난 수십 년 간 거의 제자리 수준이었다. 아무리 경제가 좋아져도 증권시장에 투자할 돈이 별로 없는 사람들의 삶은 시간이 지날수록 팍팍해지는 이유이다. 이런 상황에서 돈 씀씀이나 재정 목표가 다른 부부는 저축이 힘들고 경제적 안정을 이루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해진다. 

결혼한 부부 중 어느 한 명이 먼저 사망할 가능성은 거의 100%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 기사*에 보니 남는 배우자가 혼자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해두는 부부는 50%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결혼한 부부 중 여자가 생전에 남편을 잃는 비율이 남자가 생전에 아내를 잃는 비율보다 3배나 높다는 걸 고려할 때 이것은 특별히 여자에게 아주 큰 문제이다.  

나는 한국 이민자들, 특히 남편의 직업 때문에 미국에 살고 있는 아내들 중 남편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며 재정관리도 남편이 알아서 하도록 두는 경우를 많이 본다. 아내는 남편이 주는 생활비만 알뜰살뜰 쓰면 되는 줄 안다. 아무래도 영어가 더 편한 남편이 일을 처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모든 재정관리를 맡게 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아내가 모르도록 내버려 두는 것은 아내에 대한 직무유기요, 남편만 믿고 손을 놓고 있는 것도 아내로서 스스로에 대한 직무유기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맡아서 재정관리를 하더라도 나머지 배우자도 어떤 자산이 얼만큼,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만약 관리하는 배우자가 사망한다면 그 자산이 어떻게 상속되는지 정도는 최소한 알아야 한다. 그리고 부부의 노후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아이들의 학비는 준비가 되는지 등도 기본적으로 알아야 한다. 

이번 주말에는 부부가 같이 앉아 자산 목록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자산/계좌 종류, 금액, 금융회사 이름, 계좌 번호, 지정 상속인, 그리고 유서와 리빙윌** 등을 보기 좋게 작성하여 보관하시라. 스테이트먼트도 첨부한다. 그리고 모기지, 자동차 융자 등 빚과 페이먼트 나가는 것들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다. 당신이 주도적으로 가정경제를 꾸려 왔으면 상대 배우자를 위한 배려요, 손을 놓고 있었다면 만약 혼자 남게 될지 모르는 자신을 위한 보호 장치요, 만약 부부가 같이 관리를 해왔다면 남는 자녀를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배려이다. 적어도 1년에 한번은 업데이트 하도록 한다. 


*기사: 

** 나의 칼럼, <정신이 있을 때 해야 할 일 두 가지> 참조  
** 나의 칼럼, <정신이 있을 때 해야 할 일 두 가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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