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으로 안정된 노후 준비를 하기 위해서는 절약하고 안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가 여행 갈 때 언제, 어디에, 어떻게 가서 무엇을 할지 등의 계획을 하듯, 재무 목표를 세우고 평소 삶에서 그것을 이루기 위한 의식적인 선택을 늘 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경제지 포브스의  칼럼, <노후 준비에 해로운 8가지 무의식적 행동> (8 Ways You’re Sabotaging Your Retirement without even Knowing it - Forbes.com Sep 3, 2019)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이 별 생각 없이 하는, 자신의 노후 준비에 해가 될 수 있는 행동 8가지를 짚어 본다.  

1. 너무 늦게 시작하기:자산을 증식하기 위한 투자에서는 그야말로 시간이 돈이다. 예를 들어,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조기 수령에 대한 페널티 없이 받을 수 있는 나이인 67세까지 약 $1.5밀리언 모으는 것이 당신의 노후 목표라고 하자. 연 평균 투자 수익률 7%를 가정할 때, 당신이 현재 25세라면 지금부터 월 $507 정도 저축하면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지금 35세라면 월 $1,060을, 45세라면 월 $2,384를, 55세이면 자그마치 월 $6,500 이상을 저축/투자해야 같은 재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내가 늘 강조하는 얘기지만, 경제적 안정은 많은 돈을 벌어서 이루는 것이 아니라, 일찍부터 저축/투자하는 습관에서 이루어진다.

2. 은퇴 플랜/계좌에 최대한 저축하지 않기: 은퇴 문제가 심각한 미국에서는 은퇴 플랜/계좌에 막대한 세금 혜택과 일반 채권자로부터의 보호 장치가 주어진다. 따라서 최대한 은퇴 계좌에 저축/투자하는 것은 세금 혜택을 받으며 자산을 증식하는 효과적인 방법임은 물론, 의료비나 사업 실패로 파산을 하게 될 경우를 대비하여 자산에 보호 장치를 걸어 두는 아주 훌륭한 방법이다. 2019년 현재  근로 소득이 있는 개인은 누구나 할 수 있는 IRA는 $6,000 (50세 이상은 $7,000), 회사를 통한 은퇴 플랜인 401(k), 403(b)는 $19,000 (50세 이상은 $25,000)이다. 자영업자라면 SIMPLE IRA, SEP IRA, Individual 401(k), 401(k) 등, 자신의 상황에 맞는 은퇴 플랜을 시작하고 저축/투자할 수 있다. 

3. 너무 보수적으로 투자하기: 상속받을 자산이 없고 특별히 많은 돈을 벌지 않는 ‘보통 사람들’이 자산을 증식하고 경제적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수이다. 원금을 잃을까 봐 두려워서 버는 돈으로 모기지를 갚고 CD 나 연방정부 채권 등 ‘안전한’ 곳에만 넣어두면 노후 준비를 충분히 하기가 힘들다. 돈이 자랄 수 없기 때문이다. 특별히 은퇴에 가까운 사람들은 증권 시장이 하락할까 봐 두려워서 아예 투자를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증권시장의 등락 폭으로부터는 자유로울 수 있지만, 물가 상승률 때문에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노후 자금이 예상보다 훨씬 일찍 소진되는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백세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우리는 은퇴와 함께 투자를 멈추거나 너무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경제적 안정에 큰 해가 될 수 있다는 걸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투자를 지속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4. 물가가 비싼 지역에서 살기:적지 않은 돈을 벌고 아껴 써도 기본 생활비가 많이 들면 저축할 수 없다. 만약 당신이 이런 상황에 있다면 물가가 저렴한 곳으로의 이주를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5. 빚에 기초한 생활하기: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씀씀이가 크고 빚이 많으면 저축할 수 없으므로 경제적 안정을 이룰 수 없다. 직장 생활 초기부터 저축을 습관화하고 소득이 늘면 저축도 늘리며, 빚을 얻어도 그것이 소비인지 투자인지를 구분하여 현명하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6.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소셜시큐리티 연금액 과대평가하기:소셜시큐리티는 은퇴 전 소득의 약 1/3 정도만 커버되도록 설계되었으므로 이것만 기대하고 노후 자금을 모으지 않으면 노후에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다. 당신이 미국에서 10년 이상 일하고 세금을 냈으면 노후에 받을 수 있는 연금 예상치를 볼 수 있으니 SSA.gov에서 확인해 보시라. 

7. 성인 자녀 돕기: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미국에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저축을 거의 하지 못하고 힘들게 살고 있다. 그래서 신체 건강하고 직업이 있는 성인 자녀조차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데, 문제는 마찬가지로 힘들게 사는 부모가 자녀를 도우면 부모의 노후 준비는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람은 환경의 동물이라 지속적인 도움을 받으면 타성에 젖어 경제적인 독립체로 설 수 없는 결과를 낳는 잠재적 위험성도 있으므로 여유가 있는 부모라도 성인 자녀를 도울 때는 조심해야 한다. 아무튼, 부모로서 자신의 노후 준비를 충분히 하여 나중에 자식에게 경제적 짐이 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고 결국 자식을 위하는 것임을 명심하자.

8.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지 않기: 각종 법이 복잡하고 세분되어 있는 미국에서 절세를 통해 효과적으로 자산을 증식하고 보호하기 위해서는 회계사, 재무설계사, 변호사 등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경제적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유리한 ‘시스템’과 투자 방법을 알아야 하며, 사고나 병, 실직 등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고려한 종합적인 플랜과 자산 보호 장치가 필요한데, 개인이 혼자 공부하여 모든 것을 직접 할 수 있을 정도의 전문 지식을 얻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산 증식과 보호에 도움이 되는 전문가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은 현명한 투자요, 능력이다. 반면에 비용을 아끼겠다고 전문가를 고용하지 않는 것은 근시안적인 사고로, 자신의 경제적 안정에 치명적인 실수가 될 수 있다. 물론, 업종을 막론하고 고객의 최고 이익보다 자신의 돈벌이를 중심으로 일하는 비도덕적이거나 전문 지식이 부족한 ‘전문가’는 있을 수 있으므로 비용 대비, 서비스의 가치가 있는지는 개인이 직접 판단해야 한다. 경제적 안정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본 공부’를 반드시 해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