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영화

4개의 엄숙한 노래(요하네스 브람스)

2017.12.24

Vier ernste Gesange Op. 121

Johannes Brahms

 

4개의 엄숙한 노래
 
브람스가 작곡한 수많은 가곡들 중 ‘4개의 엄숙한 노래’는 그의 최후의 가곡이다.
클라라가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은 1896년 봄, 그는 이 작품에 착수 5월 초 완성했다.

20세에 만나 43년간 사모해 왔던 스승의 아내 클라라 슈만.

브람스는 회한의 가슴을 안은 채 작곡에 심혈을 기울인다.

원제는 베이스를 위한 ‘4개의 엄숙한 노래’로 명명했다.

 

젊은 시절의 브람스


그러나 완성된 작품을 들려주기도 전에 클라라는
520 77세의 나이로 눈을 감고 말았다.

당시 바트이슐에 있던 브람스는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크푸르트행 기차에 부랴부랴 오른다.

하지만 잠에 골아 떨어지게 되고 그가 깼을 때 기차는 반대 방향으로 달리고 있었다.   

설상가상 장례식도 본(Bonn)에서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됐다.

본은 슈만이 정신병으로 입원해 있던 병원과 그의 묘지가 안치돼 있는 곳이다.

결국 브람스는 묘지로 향하는 장례행렬을 가까스로 만나게 된다.

 


장례행렬을 만났을 때, 왼쪽에서 2번째가 브람스(1896년)

 

초연은 뤼카우프의 피아노 반주와 지스타만의 노래로 9 9일 비엔나에서 이뤄졌다.

이 작품은 디트리히 피셔-디시카우, 캐서린 페리어, 마리안 앤더슨,

한스 호터등 쟁쟁한 성악가들이 모두 노래했다.

그러나 베이스 알렉산더 키프니스의 ‘4개의 엄숙한 노래’는

우리의 영혼의 깊은 속까지 들어와 마음을 뒤흔든다.

키프니스는 우크라이나의 지토미르에서 1891년 태어나

폴랜드 바르샤바 음악원에서 트럼본과 더블 베이스, 지휘를 공부했다.

그 후 베를린으로 거처를 옮겨 막스 로렌츠라우리츠 멜히요르와 함께

성악을 공부한 후 함부르크 오페라에서 노래했다.

 

알렉산더 키프니스


실력이 향상된 후에는 비스바덴 오페라에 들어갔고 푼푼히 모아둔 돈으로 휴가를 떠났다
.

발틱해의 유명한 휴양지 하일리겐담은 독일장교들과 독일 문화의 저명인사들이 모여드는 장소다.

거기서 키프리스는 현지의 유력 인사가 주최하는 자선음악회에 초청받았다.

키프니스는 그동안 열심히 연습한 ‘4개의 엄숙한 노래를 부를 기회가 온 것을 매우 기뻐했다.

표가 매진될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입장한 홀에는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관객 가운데는 온 가슴을 훈장으로 가득 치장한 프러시아 장교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키프니스는 분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천천히 제1곡을 노래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짐승보다  뛰어남이 없음은 모든 것이 헛되어 흙에서 왔으니 다시 흙으로 간다!’

전도서 제3장에서 발췌한 가사가 이어지자 

프러시아의 노병이 갑자기 일어 서더니 키프니스를 향해 고함을 치기 시작했다.

당신은 그럴지 모르지만, 난 짐승이 아니야!

그리고는 문을 박차고 횡하니 나가버렸다.

전쟁터를 짐승처럼 누비며 살아남았던 노병의 화풀이는

키프니스의 첫 ‘4개의 엄숙한 노래를 실패로 끝나게 만들었다.

 

히틀러가 등장하자 키프니스는 미국에 정착, 뉴욕 음악대학과

줄리아드에서 강의하며 1934년 시민권을 받았다.

1936년 키프니스는 ‘4개의 엄숙한 노래를 다시 부를 기회를 만들었다.

이번 공영장소는 런던의 위그 모어홀 이었고 결과는 대성공 이었다.

EMI(당시는 HMV)레코드의 요청으로 반주자 제랄드 무어와 함께

                         음반 'The Art of Alexander Kipnis'도 취입 했다.                      

이일을 계기로 브람스 가곡협회도 탄생한다.


 노년의 브람스

 

클라라의 장례식에 참석할 때 쯤 브람스는 이미 간암이 많이 진전된 상태였다.

게다가 추운 장례식 때문에 감기까지 겹쳐 그의 건강은 크게 악화 됐다.

친구들에 의하면 바트이슐로 돌아 온 브람스는 얼굴이 노랗게 변했다고 말한다.

결국 다음해 43, 평생 결혼하지 않았던 브람스도 세상을 하직하게 된다.

클라라없는 세상을 사는 것은 그에게 있어 끔직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4개의 엄숙한 노래는 브람스가 피아노를 치며 토해 낸 이세상의 마지막 유언장이다.

 



현재
CD 로 나와 있는 키프니스의 ‘4개의 엄숙한 노래

Alexander Kipnis sings Brahms & Wolf 가 있다.

브람스의 가곡 34곡과 볼프의 가곡들이 2개의 음반에 담겨있다.

 

 

: 곽노은

*****

Brahms - Denn es gehet dem Menschen - A Kipnis
https://www.youtube.com/watch?v=WNbKh50V69Q

 Brahms - Ich Wandte mich und sahe an - A Kipnis  
https://www.youtube.com/watch?v=oEJ6AZ5youo

  

Brahms - O Tod, wie bitter bist du - A Kipnis

https://www.youtube.com/watch?v=wZAJsUCN4ps

 

Brahms - Wenn ich mit Menschen - A Kipnis

https://www.youtube.com/watch?v=ad1X2Oa8A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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