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36세의 브람스는 율리(24세)를 마음에 두고 있었으나 직접 고백하지는 못했다. 이에 율리는 이탈리아 여행에서 만난 마르모리토 백작과 전격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이에 낙심한 브람스는 괴테의 ‘겨울의 하르츠 여행’ 시에 곡을 붙여 ‘알토 랩소디 Op. 53’을 작곡했다.
그러나 저기 떠나가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가 걸어 가는 흔적은 덤불 속에 가려져 있고, 지나고 나면 덤불은 다시 엉켜 붙고, 풀은 다시 일어나 무성해지며, 황야는 그를 삼켜버린다. 아, 누가 이 고통을 치유해 줄 것인가 향유마저도 고통이 되어 가는 그의 고통을? 사랑의 샘에서 인간 증오의 물을 마셔 버린 그를? 처음엔 경멸 당하다가 이제는 경멸하는 사람이 된, 그는 아무도 모르게 자신을 무너뜨리고 만다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이기심에 빠져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 당신의 시편에, 그의 귀를 울릴 음악 하나 있다면, 그로써 그의 심장을 소생케 하소서! 그의 흐린 시야를 열어 주시어 사막 속에 홀로 서 목말라하는 그에게 수 천 개의 샘이 솟음을 보게하소서!
괴테가 탄생시킨 이 위대한 시를 읽고 브람스는 자신의 속마음을 그의 음악 속에 집어 넣었다.
아래에 캐슬린 페리어가 노래하는 “알토 랩소디(Alto Rhapsody) 작품번호 53”을 링크해 놓았다. 실연의 비통함을 노래하는 페리어의 비브라토는 듣는 이의 가슴을 찢는다.
글, 사진: 곽노은 Kathleen Ferrier "Alto-Rhapsody" Bra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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