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나 Siena
골목을 빠져 나오니 놀라운 풍경이 펼쳐졌다. ![]() *경마대회 팔리오(Palio)로 유명한 캄포 광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 *팔리오(매 년 7월 2일, 8월 16일)는 14세기부터 이어져 내려 오는 시에나의 전통 축제. ![]()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 바로 이런 것일까? ![]()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다고 고백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 세상에는 많은 광장이 있지만 아름다움을 여실히 보여 주는 곳은 캄포 광장이 으뜸이다. ![]() 광장에서는 앉아 보기도 하고, 걸어 보기도 하고, 서서 올려다 보기도 하고, 사진도 찍어 보지만 광장을 떠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생기지 않는다. ![]() 그대로 벌렁 누워 한참을 있었다. 온몸으로 햇볕 받는 기쁨을 마음껏 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 아름다운 시에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만자의 탑(Torre del Mangia) 꼭대기. ![]() 꼭대기까지 오르려면 505개의 계단을 걸어서 올라 가야 한다. 엘리베이터는 없다. 입장료는 성인 10유로. 콘도 17층 계단을 매 일 두 번씩 오르내리는 내게 이정도는 결코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곳은 문화재 보호차원에서 인원 수를 25명씩 제한하고 있었다. 가방과 백팩도 락커에 보관해야 한다, 계단이 좁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카메라는 가지고 올라 갈 수 있다. ![]() 꼭대기에서 보니 아홉 줄로 갈라 놓은 부채꼴 모양의 광장이 한 눈에 보인다. 광장은 당시 시에나의 통치기구였던 아홉 의회(자치 기구)를 상징하는 것이다. 현재는 열 일곱 자치 기구로 많아졌다. 팔리오 경마대회에도 모두 열 일곱 팀이 참가한다. ![]() 멀리 황토색 집과 엄숙함을 자아내는 산 도메니코 교회가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황토색이 아니라 색상분류에 하나인 시에나(도시와 같은 이름) 색이다. ![]() 시에나는 바사리, 카라바지오, 렘브란트 같은 화가들이 자주 사용한 무게감 있으면서도 고전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색상이다. ![]() 중세에 많이 지어진 유럽의 건축물은 거의 모두 시에나 색상이 주를 이룬다. 주변 풍경과 잘 어울리는 고색창연한 색이기 때문이다. ![]() 중앙에 우뚝 서있는 하얀색, 검은색의 대리석 건축물은 시에나 두오모다. 1348년, 페스트가 이 도시를 흔들지 않았다면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성당이 될 뻔했던 성당이다. ![]() 지금 내가 서있는 만자의 탑도 페스트의 소멸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탑이다. 캄포 광장을 중심으로 중세의 건축물들이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지도록 조성된 시에나. 가장 높은 곳에서 도시를 바라 보니 시에나는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보인다. ![]() 두오모로 가기 전 파스타 등 이탈리아 요리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노천카페에서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하는 식사는 색다른 즐거움을 여행자에게 안겨 주었다. ![]() 시에나 두오모는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이다. ![]() 정식 이름은 승천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Santa Maria dell’Assunta). ![]() 두오모에는 볼 것이 많아 5군데를 모두 들어가는 성당 입장권(OPA SI PASS)를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 성당 입장권으로는 두오모, 세례당, 박물관, 테라스, 지하 묘지를 모두 관람할 수 있다. ![]() 입장권 가격은 겨울에는 8유로, 3월부터 10월까지는 15유로를 받는다. ![]() 두오모의 파사드는 1265년부터 3년동안 니콜라 파사디가 아들과 함께 작업했으며 ![]() 아들 지오반니 파사디는 1287-1296년까지 최고 설계자가 되어 많은 조각상들을 제작했다. ![]() 하지만 성당을 장식한 거의 모든 조각상은 복사본이다. ![]() 원본은 두오모 박물관과 지하 묘지 등에 보관돼 있다. ![]() 본 당에 설치된 설교단도 니콜라 파사디가 제작한 것이다. 설교단의 패널은 아르놀포 디 캄비오, 로렌초 기베르티 등 여러명의 조각가들이 조각했다. ![]() 세례자 성 요한 예배당에는 도나텔로가 나무에 색을 입힌 세례자 성 요한(1457)이 보인다. 주위에 그려진 8개의 프레스코화는 핀투리키오(Pinturicchio)가 그린 것이다. ![]() 미켈란젤로의 작품으로는 성 비오(San Pio)와 성 베드로(San Pietro)의 조각상이 있다. ![]() 상감 세공을 한 대리석 바닥도 다른 성당에서는 볼 수 없는 아주 고풍스런 예술품이다. 모두 35개의 성서 이야기, 역사적 사건을 그린 대리석 바닥은 40명 이상의 예술가들이 참가해 만든 것이다. ![]() 피콜로미니 도서관은 교황의 장서를 보관하기 위해 세운 것이지만 현재는 성가집만 진열돼 있다. ![]() 그러나 천장과 벽면을 장식한 핀투리키오의 프레스화는 현재 서양 미술사의 한 면을 장식한다. ![]() 프레스코 디자인의 기반은 라파엘로(Raphael)가 한 것이다. ![]() 이곳을 방문한 후에 느끼는 것은 시에나는 천상의 도시라는 것이다. ![]() 그런데 이와 비슷한 느낌을 대작곡가 바그너도 느꼈다고 전해진다. ![]() 1880년 8월 21일, 바그너(당시 67세)는 아내 코지마와 함께 시에나를 방문했다. ![]() 캄포 광장에서 감동을 받았을 두 사람은 설레는 가슴을 안고 두오모로 향한다. ![]() 아름답고 웅장한 두오모 앞에 선 바그너. 그는 가슴이 벅차 오르자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 그리고는 두오모에서 파르지팔(Parsifal)의 전주곡을 들으면 한이 없겠다고 고백한다. ![]() 당시 바그너는 파르리지팔을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전주곡은 작곡을 끝낸 상태였다. ![]() 파르지팔은 바그너가 세상에 작별을 고하는 장엄하고 숭고한 그의 마지막 작품이다. ![]() 두오모를 바라보며 그를 떠올리니 절도있는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내 귓가에 들린다. ![]() 아~아~ 그것은 장엄한 파르지팔의 전주곡이었다. 글, 사진: 곽노은 *시에나 탑 = 10유로, *박물관과 탑 = 15유로 시에나 두오모와 4군데(박물관, 테라스, 지하 묘지, 세례당)입장권: 8유로(겨울) 15유로(여름) 두오모 입장 시간: 10:30am – 8:00pm(여름), 10:30am - 7:30 pm(겨울) 세례당, 박물관, 테라스, 지하 묘지 입장 시간: March 1 – June 14: 9:30am – 7:30pm June 15 – September 15: 9.30am – 8:00pm September 16 – November 2: 9:30am – 7:30pm November 3 – February 28: 10:00am – 5:00pm *표시의 이미지(2장)는 구글에서 가져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