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계 (木鷄)】 

주나라 선왕은 닭싸움을 매우 좋아했다고 합니다. 한 번은 당대 최고의 투계 조련사인 기성자를 불러 자신의 싸움닭을 맡기며 최고의 싸움닭으로 훈련시켜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열흘이 지나 닭싸움을 할 수 있는지 묻자 한창 사납고 제 기운만 믿고 있으니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열흘이 지나고 묻자 “다른 닭의 소리를 듣거나 그림자만 보아도 바로 달려드니 더 기다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시 열흘이 지났을 때에도 다른 닭을 보면 곧 눈을 흘기고 기운을 뽐내고 있으니 여전히 기다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40일이 지난 어느 날 왕이 기성자를 불러 다시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제는 다른 닭이 소리를 지르고 위협해도 쉽게 동요하지 않고 있어 마치 목계 (木鷄)와 같습니다. 닭에게 있는 덕이 온전하여 다른 닭이 가까이 오지 못하고 보기만 해도 달아나 버립니다.” 그리하여 선왕은 비로소 싸움닭이 완성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목계란 나무로 만들어진 닭이라는 말로서 상대의 도발에도 동요하지 않고 평정을 유지하는 것을 뜻합니다. 진정한 싸움닭은 싸움을 하지 않으면서도 이와 같이 평정심을 유지함으로 상대방을 압도하는데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별 탈 없이 지내다가도 지도자의 위치에 서면 안정을 찾지 못한 채 조급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혹시라도 수하에 있는 직원들이 자신을 욕하는 것은 아닌지 동료 중에 자신을 제치고 올라오는 사람은 없는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염려하며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리더는 목계와 같이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의연해져야 하는데 이렇게 할 때 그의 덕이 온전해지고 조직도 동요하지 않으며 잘 운영될 수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신중을 기하되 천천히 할 수 있어야 하며 빨리 뛰는 것은 쉽게 넘어집니다. 이에 우리는 삶의 현장에서 항상 목계처럼 평정심을 되찾고 대적들을 압도하는 능력으로 무장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