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인생은 한낮 잠깐의 꿈과 같다.

2019.12.30


          인생은 한낮 잠깐의 꿈과 같다.


  예전에 한국에서 고위직 공무원이셨던 우선생님은 이제 연세가 80이 넘으신 분이시다. 인생 고비 고비 수많은 기쁨과 희망과 더불어 슬픔과 좌절을 겪으시면서 인생을 바라보는 눈이 깊어졌고 긴긴세월 공부를 통하여 이제는 삶을 무념무상 관조하는 도인의 수준에 이르셨다. 예전에 처음 필자를 찾았을 때 이분의 팔자를 보고 필자가 한 첫마디가 “인생이 참으로 파란만장 하셨군요! 관이 높으니 높은 관직에 올라 영광도 맛보셨겠지만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말처럼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져 가족과도 연을 다하니 이제 홀로 하늘을 힘겹게 나는 외기러기 신세라 보여 집니다.” 였다. 필자의 말에 짐짓 놀라는 표정이시더니 휴!~ 하고 긴 한숨을 내쉰 뒤 하신 말씀이 “인생이 한낮 잠깐의 꿈과 같다더니 정말인 것 같습니다.” 라고 하신 뒤 쓸쓸히 미소 지으셨다. 


우선생님은 1938년 윤달 7월 초하루 생이시고 시간은 子時에 태어나셨다. 따라서 사주팔자는 戊寅年 庚申月 己丑日 甲子時가 되었고, 운은 辛酉 壬戌 癸亥 甲子 乙丑으로 흐른다. 이 사주팔자는 정관과 상관이 교차하고 있다. 시간에 있는 甲木을 시지의 子水가 生하여 강한 木이다. 하지만 이 사주팔자에 있어 관상(官과 像)을 함께 사용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어느 하나를 억제키도 어려우니 財로서 통관을 시켜야 한다. 따라서 癸亥 甲子대운에 대발할 팔자이다. 이때 명예를 크게 높일 운이니 이때 높은 벼슬을 하며 떵떵거리며 권세를 누렸을 듯하다. 허나 乙丑大運과 丙寅大運은 不吉하다. 乙丑운에 벼슬이 날아가고 丙寅운에는 왕성한 庚金과 상충이 되어 큰 화가 있을듯하다. 이후에도 호운(好運)은 보이지 않으니 ‘옛날을 그리워하며 골방에 앉아 외로울 수’이다. 여기까지 풀이했을 때 우선생님은 허탈하게 껄껄껄 웃으시며 인생을 달관한 듯한 표정을 지으셨다.


 이분은 경상도 청도분이다. 소싸움으로 유명한 고장이다. 청도인근 두메산골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주위에 신동소리 들으며 자랐다. 당시 면에서 대처로 중학교 진학하는 이가 손꼽힐 정도였으나 당당히 명문 중고교를 졸업하고 대학도 우리나라 최고명문대에 진학하였다. 학비는 중학교 때부터 문중 어른들의 도움과 장학금으로 해결해 나갔다. 대학재학 중 행정고시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였고 공무원 연수원을 수료한 뒤 관직에 진출하였다. 위인이 워낙 성실‧근면 한데다가 우수한 두뇌로 치밀하게 빈틈없이 매끈한 일처리로 늘 상사들의 칭찬을 받았고 승진도 동기생 중 최고 빨랐다. 40대 초반 무렵 벌써 국장직에 올랐고 일처리 능력을 인정받아 장관까지 오른다. 허나 당시 실세 중 실세로 인정받던 모 부처 장관과 뜻이 맞지 않아 다투고 그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자 모함을 받아 낙마하고 만다. 


‘뇌물만 받아먹고 원하는 대로 일처리를 해주지 않는다!’고 누군가의 조정을 받은 유관업체 사장이 허위진정서를 여기저기에 냈기 때문에 이런저런 조사를 받으며 망신을 당했고 결국 무혐의로 판결이 났지만 손상된 체면 때문에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낙마한 뒤 정치인으로서 재기해보려고 이리저리 노력했으나 악운에 악운이 겹쳐 이마저 무산 된데에다가 아내와 아들이 함께 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최악의 흉사까지 겹쳐진다. 결국 상심하여 전국을 떠돌다가 깊은 산속에 들어가 세상과 인연을 완전히 끊고 죽지못해 살아가는 도인 아닌 도인생활을 오랜 세월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 우연히도 옛날 공무원시절 부하로 데리고 있던 이가 산행 중 우연히 우선생님의 산중 움막을 발견했고 둘은 회우한다. 


우선생님의 사연을 들은 옛 부하 직원은 우선생님을 안타까이 여겨 긴긴 설득 끝에 함께 미국 나들이에 나선다. 공무원시절 친동생처럼 아끼며 도와주었던 적덕이 이렇게 돌아온 것이다. 우선생님이 행방불명 된 뒤 이 후배는 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동원하여 옛 선배를 찾았건만 소식을 영~ 들을 수 없다가 정말 우연히도 산행 중 기적적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친형처럼 믿고 따랐던 선배의 불행에 가슴아파하던 후배는 옛 상사가 아니라 친형을 대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보여 둘이 함께 미국여행에 나서게 된 것이다 다행히도 후배는 부인의 재테크 덕에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은 형편이여서 모든 비용을 자기가 부담하며 우선생의 마음 힐링 여행에 나선 것이다. 


마음치료차 미국에 온 것이 그냥 미국에 주저앉아 살게 된 계기가 되었다. 어차피 한국에 가도 마음 붙일 곳 하나 없는데 아는 사람 없고 공기 좋은 이곳에 사는 것도 괜찮다고 여겼는데 연줄 연줄로 선이 연결되어 한국에 사는 어떤 분이 투자용으로 LA인근 과실농장을 사놓고 관리를 못해 애를 먹고 있다는 곳에 농장관리자겸 집 관리인으로 공짜로 살 수 있게 되었다. 언젠가 필자를 찾아오셔서 “내 돈 한 푼 안들이고 엄청나게 큰 과일농장과 한국에서는 언감 생시 엄두도 못 낼 큰 집을 얻었습니다. 생각하기 나름 아니겠습니까? 내 농장, 내 집이라고 생각하면 내꺼지요. 누구하나 상관하는 사람없고 내가 주인처럼 권리를 행사하고 있으니 내꺼나 마찬가지지요. 갑자기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허허허” 


그렇다. 세상 모든 것이 마음하나에서 만들어진다고 했다. 우선생님은 틀림없는 큰 부자이신게 맞다. 필자가 아는 어떤 이는 재산은 엄청 많은데 거지다. 아파트가 몇 개씩이나 있고 가지고 있는 현금도 어마어마할 정도로 많은데 거지다. 아까워서 한 푼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돈 아까와 외식한 번 제대로 못한다. 남에게 얻어먹을지언정 커피한잔 못산다. 그러면서 돈 많다고 사방에 자랑질이다. 다들 부자라고 부러워 하는게 아니라 불쌍하다고 혀를 찬다. “돈 많으며 뭐해 하고 사는 꼴이 거지인데 참 병신도 여러 가지야! 쯧쯧쯧 불쌍한 양반” 이런 비웃움을 받는지도 모르고 지금도 자랑질 하러 다닌다. 거지꼴을 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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