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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우복 (愚伏) 이 만난 신비한 노인

2020.05.08


             우복 (愚伏) 이 만난 신비한 노인

  

 정경세 (鄭經世) 는 진주 정씨이고 1563년 출생 하였고 1633년에 사망하였다. 호는 우복이며 선조15년 진사 (進士) 가 되었고 선조19년 알성문과 을과 (乙科) 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나서게 되었다. 우복이 젊을때 과거를 보려고 서울로 가던길에 단양 (丹陽) 을 지나게 되었는데 밤이되어 그만 길을잃고 산속에서 10여리를 헤메 였지만 길은 점점 좁아지고 산림이 우거져 어디로 갈 바를 모를 지경이여서 당황하고 있었다. 이러다 산징승 이라도 만나면 큰일 이겠기에 허둥 대다가 다행히도 어렴풋이 불빛 한점을 발견하고 무작정 죽기 살기로 불빛 만을 쫒아갔다. 이윽고 불빛에 도달하니 산속에서는 보기드문 반듯한 집한채가 있었다. 집안 행랑체를 들여다 보니 방안에 노인 한분이 외로이 앉아서 등불을 밝히고 주역책을 보고 있었다. 우복이 인사를 청하니 “어디로 가는 길손 이기에 이 야심한 시간에 여기까지 오셨소?” 라고 묻는다. 우복이 사정을 대충 이야기 하고 “염치 없지만 제가 너무 허기가 져서 실신할 지경이니 허기를 좀 면하게 먹을것을 좀 주십시요” 라고하자 “이렇게 깊은 산속에 무슨 먹을것이 있겠소? “ 라고 하며 전대를 뒤적 거리더니 “이것이 나마 드시오.” 하고 둥그런 떡한개를 내어 주었다.

우복이 허겁지겁 먹어보니 달콤한 향기가 잦 향인듯 한데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알길이 없었다. 그리고 더욱 이상한 것은 주먹만한 떡을 반도 제대로 못 먹었는데 몹시 배가불러 더이상 먹지 못했다. 우복은 노인에게 “노인께서는 아무리 보아도 범상치 않으신분 같은데 세상에 나와서 뜻있는 일을 하시지 왜 이리깊은 산속에서 썩고 계십니까?” 라고 하니 노인왈 “세상에 뜻있는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 하시오?” 라고 묻는다. 우복은 “세상에 나가 이름을 알려 출세하고 나라와 백성에 유익한 일을 하는게 뜻있는 일이지요.” 라고 답했다. 노인은 이 대답에 웃으며 “세상에 이름을 알리고 덕을 쌓은이 중 공자나 맹자보다 더 높은이가 없으며 백성에게 유익한 일을 했던 덕이높은 수없이 많은 왕과 영웅호걸이 있었지만 그들의 뼈는 이미 썩어 없어졌고 다만 이름만이 후세에 전해지고 있을 뿐이요. 세상에 이름을 남긴자나 아무의미 없이 세상을 스쳐지나간 자나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허망하게 사라진것은 다름이 없으니 무슨 의미가 있겠소. 한세상 사는게 뭐그리 대단한게 있겠소? 다만 이 세상에 와서 주위에 폐끼치지 않고 오명만 남기지 않고 간다면 그것이 의미있는 일이지요!” 라고 말했다. 

우복은 노인에 말에 공감이 가기는 했으나 너무 허무적인 생각이라고 느꼈다. 우복은 범상치 않은 노인의 기운을 느끼고 자신의 앞날에 대해 물었다. 노인은 몇번이나 사양 하다가 “내가 말하지 않아도 세상을 살다보면 그대 스스로 알것이니 미리알아 무엇하겠소, 허나 그리도 간청을 하니 몇마디 일러 주겠소” 라고 한뒤 “그대는 올해 과거에 급제를 할것이나 평생에 세번 옥살이를 면치 못할 것이요. 그런일이 있더라도 과히 상심 하지는 마시요, 그리고 지금부터 7년후에 나라에 큰 난리가 있어 배성들이 도탄에 빠질 것이요. 그때 그대가 나서서 공을 세울것이요 또 그뒤로 33년이 지나면 큰 도둑이 서쪽에서 일어나 도성을 지키지 못하고 종묘 사직이 욕을 당하게 될것이요.” 라고 한뒤 입을 닫았다. 우복은 노인에게 성명이라도 알려달라 청했으나 노인은 “나는 어렸을적에 부모를 잃었기 때문에 성도 이름도 알수가 없었오.” 라고 쓸쓸히 답했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나눈뒤 우복은 심한 피로로 잠에 녹아 떨어졌다. 다음날 깨어보니 노인은 어디론가 자취도 없이 사라졌다.

날이 밝은뒤 집을보니 괘나 큰 집이였다. 집안에 있던 사람에게 노인의 행방을 물으니 “이집은 우리가 사는 집이고 그 노인은 유생원 이라고 불리우는 천문 . 지리에 뛰어난 분인데 평소에 여러 절간을 돌아 다니다가 이곳을 지나게 되면 이곳의 경치를 사랑하여 며칠씩 머물다 가곤 하지요. 그러나 무었을 먹는지 식사하는 모습을 본적이 없고 산길 올라가는 것을보면 꼭 꿩이 날아가는듯 하는 모습에 우리도 놀래곤 한답니다” 라는 답을 들었다. 우복은 그노인의 말대로 선조19년 (1586년) 그해 과거에 급제했고 그리고 노인의 말대로 7년후인 임진 (壬辰) 년에는 왜놈들이 처들어와 큰 전란을 겪었으며 임진왜란 때 우복은 의병을 모집하여 공을 세워 사간이 되었으며 선조31년 (1598년) 에는 경상도 관찰사가 된다. 아무튼 노인이 예언한 대로 갑자 (甲子) 년에는 이괄이 난을 일으켜 군사를 몰고와 서울을 장악했다. 

모든 것이 노인의 말대로 된것이다. 또한 우복은 일찌기 이진복 사건으로 감옥에 갇혀 문초를 당하게 되었고 그후 김직재 사건으로 사건에 연류되어 옥에 갇혔으며 그후 김몽호의 당론에 관여했다 하여 강릉에서 잡혀 옥에 갇힌뒤 1년만에 석방되니 노인의 말대로 된것이다. 이사연은 홍만종의 아버지와 함께 과거를 본 영천문관 유휴가 들려준 이야기 이며 유휴는 바로 우복의 문인 이였다. 이리하여 이야기가 전해지게 되었다. 이렇듯 예전부터 세상에는 알려지지 않은 역술의 대가들이 꽤나 많았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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