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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짝퉁 장사

2020.07.31

  


     

                짝퉁 장사


  오래전 이야기 이다. 자바 시장 에서 가방과 시계 장사를 하는 김사장님은 장사를 하다, 불안하면 종종 필자를 찾아와 상담을 하시는 분이다. 장사가 안되어서 불안한게 아니라,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김사장님은 이른바 ‘짝퉁장사’ 를 하고 있었다. 유명 상표를 위조해 제품에 부착 하거나 모조품을 파는 짝퉁 장사는 엄연히 위법이다. 그래서 노상 짝퉁 단속반이 들이 닥칠 까봐 걱정 이였다. 하지만 불안 하다고 주눅이 들거나 조바심을 내도 안된다. 사장이 불안 해서 안절부절 하면 종업원들 에게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항상 느긋하게 두둑한 배짱으로 해야 하는게 짝퉁장사 이다. 김사장님이 장사를 하는 곳은 다운타운 알리 골목 인데, 이곳 알리 골목은 ‘짝퉁의 천국’ 이다 짝퉁 물건을 버젓이 내놓고 팔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가게 깊숙한 곳에 물건을 숨겨놓고 단골손님 위주로 장사를 하는게 보통이다. 멀리 타주 에서도 짝퉁 장사들이 이곳으로 물건을 떼러 온다. 도매로 물건을 파는 경우에는 도매가로 주어야 하기에 이익은 줄지만 수량이 많으므로 어느정도 마진이 보충은 된다. 또 몇개씩 리테일로 팔 경우 아는 얼굴이 아닌 신규 손님인 경우 혹시나 단속반의 함정은 아닌지 그때 마다 신경을 써서 팔아야 하므로 여간 피곤한게 아니다. 늘 살얼음판을 겉는듯한 긴장의 연속이다. 

이렇게 늘 불안한 장사를 하는 김사장님 에게 언젠가 필자왈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인데 그렇게 늘 가슴 졸이며 사는게 안타깝습니다. 떳떳한 다른 장사로 바꿔 보시는게 어떠세요?” 라고 하자 “누가 이런 불안한 장사가 좋아서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배운게 도둑질 이라고 이것 밖에 아는게 없기도 하고, 이런 정도의 마진을 남길수 있는 장사가 어디 있어야 말이죠!” 라고 했다. 참으로 딱한 일이였다. 김사장님이 위조 상품인 ‘짝퉁’ 을 취급 하게 된것은, 고교 선배인 왕사장 때문이 였다. 친형제 처럼 지내던 왕사장이 미국에 이민을 갔고, 계속 연락을 해 오다가 왕사장의 권유로 미국행 을 결심했다. 

 이곳에 사는 교포들 말대로 ‘ 공항에 마중 나간 사람 직업을 따라 하게 되된다’ 는 말 처럼 그때 이미 짝퉁 장사로 큰돈을 번 왕사장님의 권유로 ‘짝퉁장사’ 를 시작 하게된 것이였다. 처음 김사장님이 이 일을 시작 할때 왕사장 에게 “형님 이일이 위험 하지 않을 까요? “ 라고 하니 왕사장은 “글쎄 자네는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 위험한 대신 마진이 이만 한게 어디있어? 쉽게 돈버는 길은 이길밖에 없어!” 라고 했다. 김사장님이 미국에 도착 했을때, 왕사장은 짝퉁 사업으로 크게 기반을 잡고 있었다. 이때 왕사장은 비밀리에 공장 까지 차려놓고 짝퉁을 대량으로 생산 하고 있었다. 그러나 김사장님이 이일을 시작한지 5년쯤 되었을 때 왕사장은 쫒기는 몸이 되었다. 한두번 걸린게 아니고 무려 네번째 였다.

주정부도 아니고 연방정부 에서 나온 단속반에 걸린 것이다. 연방 단속반은 사전에 왕사장에 대한 모든 자료를 수집했고 창고는 물론 비밀 공장.가게 그리고 집까지 모두 네곳에 동시에 들이 닥쳤다. 단순히 짝퉁을 파는 행위는 죄가 크지 않으나 공장까지 차려놓고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법으로 엄하게 다스리는 관행이 있었다. 소매가격 으로 $1,000만불 넘는 물건을 압수 당했고 보석금도 백만불 이나 되었다. 영주권 자인 왕사장은 보석금 회사에 10만불을 주고 보증을 세워 겨우 풀려 났으나 최근의 정세로 보아 감옥 살이를 하고 난뒤 추방 될것이 틀림 없어 지자 재판 날짜를 받아놓은 다음, 도망을 치고 말았다. 당연히 미국 전국에 수배령이 내려졌고 남미로 도망 갔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한국으로 도피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미국 생활의 정신적 지주였던 왕사장이 이렇게 도망친 이후 에도 김사장님은 당장 짝퉁 장사를 때려치울 수가 없었다. ‘목구멍이 포도청’ 이였기 때문이다. 영어도 제대로 할줄 모르고 다른 장사를 할만한 자본도 없기 때문 이기도 하고 미국에 와서 해온 일이 유일 하게 짝퉁장사 이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이일을 계속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러다 보니 마음이 불안 할때 마다 필자를 찾아 자신에게 관재수가 있는지 여부를 종종 묻곤 했다. 변태 맞사지 가게를 하는 분들, 불법 유흥 주점을 운영 하는 분들, 서류를 위조해 은행 에서 불법 대출을 받는 것을 알선하는 불법 융자 업에 종사 하는 분들, 매춘 사업을 하는 분들 등등, 여러 분야 에서 불법 적인 일에 종사하는 분들은 이렇듯 종종 필자 에게 관재수 여부를 묻곤 한다. 참으로 딱한 일이 아닐수 없다. 노상 불안 하면서도 짭잘한 수입 때문에 당장 때려 치우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해야 하는 분들은 정말 딱한분 들이 아닐수 없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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