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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무자식 학원 강사 팔자

2020.09.24




                     무자식 학원 강사 팔자


 50代 중반의 한 남성이 필자의 사무실을 찾았다. 자신의 사주팔자를 보고 싶다고 하며 예전부터 필자의 칼럼을 신문에서 매주 빠지지 않고 읽고 있다고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스크랩까지 쭉 해오고 있다고 하며 이런저런 잡다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말을 하면서 손으로 과장되게 제스츄어를 많이 하고 목소리가 큰 것으로 보아 언변으로 먹고 사는 직업을 가진 이가 아닐까? 짐작했는데 역시나 그랬다.


이분은 1965년 음력 12월 3일 밤 10시경 태어났다고 한다. 고로 사주팔자는 乙巳年, 戊子月, 癸丑日, 癸亥時 가 되었고 대운수는 6을 쓰며 운으로는 역행하여 丁亥, 丙戌, 乙酉, 甲申, 癸未, 壬午, 辛巳 로 흐른다.  癸水 일주가 물이 왕성한 子月에 태어나 득령했고 亥子丑의 水方과 시간의 癸水가 일주 水에 합세하니 신강사주이다. 따라서 戊土가 용신이고 巳火가 희신이며 木은 병신이고 金水는 구신에 해당되는 사주팔자이다. 

 

형제자매 성이 水가 많아 4명의 형제가 있을 것 같고 계곡물을 뜻하는 癸水 일주에 물이 많으니 계곡을 콸콸 흐르는 물처럼 소리가 많을 터이니 언변이 청산유수와 같을 것이다. 

 첫 사회생활이 시작될 즈음인 乙酉 대운은 용신인 土가 설기(힘이 빠지고)되고 재물 성이자 처를 뜻하는 火가 꺼지는 병사 지임으로 이때 금전적인 큰 손실을 입고 처하고도 큰 불화를 겪었으리라 본다. (乙酉 대운은 이이의 26세~35세 까지를 나타낸다.) 

 

이 사주팔자는 자식 두기를 싫어하는 무자식 팔자인데 그 이유는 乙酉운의 乙木은 자녀 성이자 용신인 戊土를 강하게 극(剋)하고 酉金이 戊土를 설기시켜 자녀 두기를 싫어하는 팔자이고 자식 복 없는 팔자여서 어렵게 둔다고 해도 별로 신통한 자식을 두기는 어려울 것이다. 

 금전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40세 넘어 巳午未 화방(火方) 운으로 흐르므로 중년과 말년운은 경제적으로 유복할 수 있는 운명이다.

 

사주를 일람한 뒤 필자 왈   “사주팔자를 보아하니 대학은 졸업 하셨겠고 직업은 ‘소리나는 직업’ 즉 세일즈맨이나 학원 강사처럼 입으로 끊임없이 떠들어야하는 직업에 종사 하셨을 가능성이 높고 26세부터 35세 사이에 사업을 벌렸다가 큰 재물을 잃어버리고 이때 부인하고도 큰 불화를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라고 물으니 무엇을 계산하듯 눈을 껌뻑이며 손가락을 펴고 접고 하더니  “아! 맞습니다. 야~ 신기하네! 어떻게 그런게 다 나오지?”

라고 한 뒤 예의 그 수다가 터져 나온다. 


이분은 서울 토박이이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그럭저럭 중고교를 마치고 그런저런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 후 재학 중 군대를 다녀온 뒤 졸업했다. 대학 다니면서 과외 교사를 해왔고 이를 경험삼아 대학을 졸업 후 학원 강사로 나선다. 영문과 출신이니 영어강사가 되었다. 학원 강사는 수강생 수에 따라 학원 측과 강사가 몇 대 몇으로 수입을 분배하는 조건이었는데 신출내기 강사는 그 조건이 열악했다. 몇 년을 죽어라 떠들어도 수입이 신통치 않자 대학 동기와 뜻을 합쳐 학원을 개업하기로 했다. 여기저기 돈을 끌어 모으고 아버지 집까지 저당잡혀 꽤나 큰 규모의 학원 사업을 시작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못했다. 기존의 철옹성같이 버티고 있는 대형 학원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던 거였다. 파리만 날리며 몇 년 고생하다 결국 손을 털고 말았고 이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너무 많았다. 아버지는 집을 경매로 날리게 되자 자식과 연을 끊었고 형제들의 거센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더군다나 처남에게도 운영비조로 돈을 끌어다 쓴 것이 있어 처갓집과의 관계도 어색해졌고 아내마저 바가지를 긁어대니 미칠 지경이 되어 자신도 모르게 화가 폭발해 아내를 개 패듯이 두들겨 패서 이혼 직전까지 갔었다고 한다. 한동안 홈리스가 되어 몇 년을 거리를 떠돌다 아내와 극적으로 화해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필자의 진단대로 40세가 넘어서자 운이 풀리기 시작하여 예전에 인연이 있었던 사람의 학원에서 다시 영어강사로 일하기 시작했고 수강생이 점차 늘어 경제적으로도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돈이 조금 모이자 다시 조그만 규모로 학원 사업을 시작했고 그런대로 짭짤한 수입이 생기게 된다.  사람이 살다보면 인생의 물줄기가 확 바뀔 정도의 큰 기회가 오기도 하는 법, 예전에 같이 학원 사업을 했던 동창생의 매형이 집장사로 큰돈을 벌었는데 이이가 학원 사업에 관심이 있어 물주가 되어 주었다.  강남 대치동에 학원 자리를 얻어 학원을 확장이전 하였고 여기서 대운을 맞이하게 된다. 학원가에서 제법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이른바 잘나간다는 스타 강사들이 함께 일하자고 찾아오기 시작하였고 순풍에 돛단 듯이 사업은 날로 발전해 나갔다.  운이라는게 그렇듯이 처음 눈덩이를 모아 다지기가 어렵지 한번 뭉쳐진 눈덩이가 굴러가기 시작하면 급속도로 커지는 이치와 같다. 이래서 ‘눈덩이 불 듯이 커진다’는 말이 있는 것이다.

 

아무튼 이분은 대치동 학원 사업에서 큰 돈을 벌었다. 이후 다른 사업에도 관심이 생겨 대형 노래방도 하게 되고 가수들이 나와서 춤추고 노래하는 클럽(나이트 클럽) 사업도 운영하게 된다. 신기하게도 죄다 소리가 쾅쾅나는 시끄러운 사업이었는데 자신의 사주팔자와 맞는 사업들인 것이었다.  돈을 벌게 되자 부모님 집을 우선 먼저 사드렸고 아버지와의 관계도 회복되었다. 여유가 있게 되자 그동안 잡아먹을 듯이 비난하며 홀대하던 형제들도 하나 둘 슬슬 찾아와 화해를 하고 아쉬운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옛날일은 잊어버리고 기꺼이 도와주자 형제간의 우애도 회복되었다. 

이 말을 하면서  “세상 인심이 다 그런가 봐요!”  라고 하며 쓸쓸히 웃었다.  미국에 오게된 것은 미국 오렌지 카운티에서 학원 사업을 하는 교포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이분이 투자를 적극 권유하면서 시장 조사를 위해 미국에 드나들다 이곳의 기후와 경치가 마음에 들어 이참에 아주 미국 이민을 결심하면서 부터였다. 


사람의 인생이란 이렇듯 자신의 사주팔자를 벗어나지 못한다.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는 것이다. 운이 쇠락할 때는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악운을 이겨내지 못한다. 호운기가 왔을 때 열심히 자신의 최선을 다하면 그 운을 놓치지 않고 잡을수 있는 것이다.  옛말에 ‘운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 라고 했는데 타당한 말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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