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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사람도 가지가지

2021.01.23



                       사람도 가지가지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된 사람, 처세를 잘해서 출세한 사람, 많은 이들이 알아보는 유명 연예인이나 유명인사들. 어떤 한 분야에서 입지하여 나름 성공한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해 보았을 때 초라함을 느끼는 평범한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출세하고 부자가 되고 유명 인사가 된다면 결국 어느 누구도 출세하고 부자이며 유명 인사가 아니듯 평범한 사람들이 다수 있어야 소수의 잘난 이들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물이 없다면 물고기가 살 수 없듯이 평범한 다수가 없다면 비범한 소수는 빛을 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평범함과 비범함 중에 어느 것이 보다 가치가 있다고 구별 지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잘났던 못났던, 부자이건 가난하건, 출세했든 못했든, 나라는 존재는 宇宙(우주)와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존재이다. 이 세상만사 우주의 존재는 나라는 사람을 중심축으로하여 돌아간다. 내가 없다면 이 세상, 이 우주의 존재는 그때부터 없는 것이다. 


필자가 상담을 하다보면 정말로 다수의 다양한 인물들을 접하게 되는데 그 사람 하나하나가 모두 다르다. 하나님께서는 ‘어쩜 이처럼 다양한 케릭터로 사람을 창조하셨을까?’ 싶을 정도로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이러다보니 잘난 사람 보다 더 잘난 사람도 많이 보게 되고, 못난 사람보다 더 못난 사람도 많이 보게 된다. 이래서 ‘위만 보고 살아도 안 되고 아래만 보고 살아도 안 된다’는 말이 있는 듯하다. 지나치게 자기 현시욕이 강하여 과대망상에 걸려있는 사람과 지나치게 자신을 비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와 관련한 사연이 있어 여기에 소개코저 한다. 


필자와 상담을 가끔 하시는 K씨는 술집 사장님이시다. 그것도 룸싸롱! 여자장사와 사채업 그리고 마사지 가게도 함께 한다. K씨는 자신을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매우 불쾌해한다. 꼭 ‘회장님’이라고 부르게 한다. 기업체(?) 여럿을 운영하고 계시니 일반 허섭스레기 같은 사장들과는 단연 다르다는 것이 K씨의 주장이다. K씨는 어린 시절 ‘똥구멍 찢어지게’ 가난하게 자랐다. 그러다보니 학교도 중학교 중퇴가 전부이다. 역전에서 구두닦이도 하고 중국집 배달원 등등을 전전하다가 어찌어찌하여 이곳 LA에 정착하게 되었다. 해외 교포가 되셨으니 무척 출세했다고 자부하며 술집 웨이터부터 시작해서 여자장사, 돈놀이 등등 돈 되는 일은 전부 다해서 지금의 자랑스런(?)회장님이 되셨다. K씨는 자신을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한다. 한국에 한 번 나가서 ‘재미교포 회장님’행세를 하며 고향을 한 바퀴 휘젓고 오는 것이 삶의 크나 큰 낙이다. K씨는 상담을 하러 와서도 필자에게 예사로 반말 짓거리다 반은 존대하고 반 정도는 슬며시 말을 놓는다. 필자보다 연하인데 말이다. 필자를 이렇게 우습게 보는 사람이 잘난 자신이 스스로 판단하면 되지 왜 꼭 못난 필자에게 찾아와 물어 보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안왔으면 좋겠는데 드러내놓고 이야기 할 수도 없고 워낙 깡패 기질이 강하니 어쩌면 맞을 지도 몰라 괴로운 시간을 참아낸다. 


처음 필자를 찾아 왔을 때 필자 앞에 다리를 꼬고 앉아 불붙이지 않은 담배를 입에 문채 다리를 까~딱 까~딱 거리며 선글라스 쓴 눈으로 필자를 쳐다 볼 때 필자는 ‘혹시 예전에 나도 모르게 누구에게 돈 빌리고 안 갚은 일이 있나 싶어 당황스러웠다. 해결사가 빚 받으러 온 것 같아서였다. 와서 필자에게 다짐을 받는 듯 하는 말이 “요전에 윌셔에 있는 철학관 놈한테 몇 번 상담을 했는데 요새끼 말이 하나도 안 맞아요. 이새끼 한번 손을 봐줘야지!”였다. 이 말에 필자가 발끈해서 한 말이 “저는 잘 안맞는(?) 편이니까 다른데 가서 보시죠? 저도 맞고(?)싶지 않습니다.”였다. K씨는 맞는다, 안맞는다. 맞고 싶지 않다 등의 말이 앞날에 대한 예언이 맞고 안맞고인지, 때리고 맞고 할때의 맞는 것인지를 이해하지 못해 별로 영리하지 못한 머리로 해석 해내기 위해 눈을 껌뻑 거리기를 한참이였었다.


아무튼 그 이후에도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나타나 필자의 속을 뒤집어 놓고 가곤했는데 요즘에는 무슨 일인지 뜸하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K씨는 자기 자신이 무척이나 훌륭한 사람이라고 믿는것 같았다. 중학교도 못나온 사람이 종업원으로 대학 나온 사람들을 부리고 있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강해서 툭하면 자신의 종업원에게 “대학까지 나온게 대가리가 그렇게 밖에 안돌아가냐?” 라고 하며 야단치기 일쑤였다. 중학교 중퇴인 자신이 하늘 같이 높게 보였던 대학 졸업자를 손가락 하나로 까~딱 까~딱 부리며 가지고 노니(?) 자신이 매우 위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만약에 자신이 중학교만 졸업했으면 도지사도 문제없고 고등학교만 졸업했으면 장관도 문제없었을 것이며 자신 같은 사람이 대학을 졸업했다면 대통령도 문제없었을 것인데 운이 나빠 중학교 1년 중퇴이니 이 정도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한탄(?)하곤 했다. 


이와는 반대로 필자의 고객 중 R이라는 분이 있는데 이 분은 너무도 자신을 비하해서 문제였다. 서울대출신인 이분은 LA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계신데 서울대 출신이면서 밥장사나 하고 있는 자신이 부끄럽다고 했다. 식당 비즈니스가 어때서 그러시냐고 반문하면 자신의 동창중에 장관이나 기업가들이 수두룩한데 이런 LA시골 촌구석에서 돼지고기나 구어 팔고 있으니 한심하지 않느냐는 거였다. 서울대가 아니라 미국 하버드나 코넬대를 나와서도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며 “OO식당의 OO가 그 사람이다” 라고 증거를 대 주어도 “에이~ 그럴리가 있습니까?”하며 잘 믿지 않는다. R씨는 이외에도 매사가 자기 비하적이었다. 억센 마누라에게 노상 야단맞고 눌려 지내면서 “내 꼬라지가 이러니 어쩔 수 없죠!” 라고 하며 마누라에게 한 번 시원하게 대들어(?) 보지도 못한다. 


너무 자기 자신에 대해 과대평가하는 것도 꼴 볼견인데 이렇듯 자기 비하가 심한 것도 못봐줄 일이였다. 서울대 출신이 뭘하면 어떠한가! 도둑질, 사기질만 아니라면 어떤 직업도 존엄한 것이다. 그 직업을 통해 귀중한 재화를 얻어 사랑하는 가족을 부양할 수 있으니 그 직업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위대한 지를 깨달아야 한다. 중학교 중퇴 출신에 별로 자랑스럽지 못한 직업임에도 노상 자신이 위대한 인물이라 여기는 K씨나, 떳떳한 일을 하면서도 지나치게 의기소침한 R씨가 너무도 대조적이어서 역시 ‘사람도 가지가지’라는 말이 새삼스럽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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