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 VS 계란으로 바위치기
절대로 실현 불가능할 것 같던 일에 도전하여 이루어내는 ‘인간승리’의 주인공들을 우리 주위에서 간혹 보게 된다. 이론상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던 목표를 불굴의 의지로 도전해서 이루어 내는 ‘인간 감동 드라마’ 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인간의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하고 ‘뜻이 있는 곳에 반드시 길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작고 힘없는 낙숫물이 바위에 부딪치고 부딪쳐 결국 바위를 뚫는 것을 보면 ‘한길로 오로지 걷고 걷다 보면 다다르리라’ 는 옛 성현의 말씀이 한 치의 거짓도 없음을 느끼게 된다. 이와는 반대로 터무니없는 일에 무모하게 도전하는 것을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이야기들 한다.
계란으로 아무리 바위를 쳐도 결국 바위는 깨지지 않는다는 말인데 똑같은 상황을 놓고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서 이렇듯 180⁰ 로 해석이 달라 질 수 있는 것이다. 전자의 개념이라면 계란으로 바위가 깨질때까지 치면 아무리 단단한 바위라도 계란에 의해 깨질 수 있지만, 후자의 개념이라면 계란으로 바위를 깨겠다는 것은 황당한 미친 짓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 사연이 있어 소개코저 한다.
필자와 오랜 세월 가끔 상담을 하고 있는 K씨는 젊은 시절 운수업으로 단단한 성공을 거둔 분이시다. 이분은 의지가 대단히 굳어서 한번 마음먹은 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실천해 내시는 분이어서 이분의 성공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이런 K씨에게 시련이 닥쳤다. 고용국인가 뭔가하는 직원 고용문제를 관장하는 기관에서 수사관이 이분 업체에 들이닥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직원들의 보험가입과 관련하여 지난 수 십 년간 정부에 사기를 쳤다는 혐의였는데 이분입장에서는 억울해서 펄쩍 뛸 일이었다 한다. 하청업체의 말단 직원까지 어떻게 자신이 보험을 책임질 수 있으며 직원 고용에 전혀 개입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그들의 권리를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가의 문제인 것 같았는데 설명을 해도 필자의 짧은 지식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복잡다난한 문제였다.
처음 관청에서 협상을 제기 할 때만해도 이 문제가 이토록 복잡하게 확대될지는 몰랐다. 일정액수의 1/2범위에서 합의하여 과징금을 징수하겠다는 것이 관청의 입장이었고 고지식한 이분은 ‘이것 아니면 저것이지 왜 자신이 협상을 하느냐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면 전부를 물어야 하고 잘못이 없다면 면제가 되어야지 이것도 저것도 아닌 협상은 무슨 협상이냐?’ 는 것이 이분의 주장이었다. 주위에서는 ‘관청과 싸워서 무슨 득이 있겠느냐! 적당한 선에서 협상해서 끝내라’는 것이 충고의 대다수였지만 듣지 않았다. 자신에게는 잘못이 없는데 그럴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재판이 벌어졌고 서로의 공방이 몇 년간 지루하게 이어졌는데 주위에서는 이것을 ‘바위로 계란치기’라고 하며 K씨를 말렸으나 K씨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이러던 와중에 일이 더 커져 버렸다.
고용국에서 LA검찰에 K씨를 형사 고발해 버린 것이였다. 관례상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는 듯 했지만 아마도 괴씸죄에 해당된 듯했다. 이제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신변의 문제가 된 것이다. 만약 잘못될 경우 평생을 감옥에서 지내야 하는 위기가 닥친 것이다. 주위 친인척들이 난리였다. “그것 봐라 처음부터 조금 억울해도 힘없는 이민자라는 주제를 스스로 인식해서 고개를 숙였어야지 정부기관을 상대로 함부로 덤볐으니 그게 크게 잘못된 것이다. 일이 이렇게 켜졌으니 어쩌면 좋단 말이냐?”
이렇게 난리가 나자 K씨 자신도 불안해서 잠을 못 이루다가 필자를 찾아왔다. 와서 하는 말이 “선생님! 이렇게 억울할 수가 있습니까? 처음 일이 생겼을 때 여기저기 변호사들을 찾아다니며 물어 보아도 저에게는 잘못이 없고 고용국이 잘못한 것이라고 하면서 소송을 하면 제가 이길 것이라고 다들 부추겨서 저도 억울한 참에 싸움에 나섰던 것인데, 사건이 커지고서 다시 찾아가 상담하니 일이 커졌기 때문에 매우 불리하니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하며 거액의 변호사 비용을 요구하지 뭡니까? 말이 갑자기 변해 버렸더라고요! 세상에 참나! 세상에 정말 믿을 놈 하나도 없습니다.” 라고 하며 당혹해한다. 앞으로 과연 어떻게 일이 진행 될 것인지를 초조하게 묻는 K씨의 입장이 안쓰러웠다.
가만히 K씨의 운을 살펴보니 주역상 ‘절지둔’의 쾌가 나온다. 즉 ‘근피조구장만하면’의 운이다. ‘작은 것 구하려다 큰 것을 잃고, 큰 것 구하려다 소나기를 만나리니 화를 피하려다 화를 당한다’라는 말로 해석 될 수 있는 K씨에게 불길한 쾌상이다. 이 쾌의 상을 K씨에게 설명하며 “일이 생겼을 때 저에게 한번 물어보시고 일을 벌리시지 그랬어요! 평소에 제게 잘도 물어 보시고 중요한 일을 결정하시더니 그때는 왜 그러셨습니까?” 라고 하니 “글쎄 말입니다! 도둑맞으려면 개도 안 짖는다더니 그때는 왜 선생님 생각이 안났는지 모르겠어요 어쩌면 좋습니까?” 라고 하며 울상이다. 결국 K씨의 싸움은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되고 만 것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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