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서 팔자를 고친다?
‘팔자를 고친다’는 말은 흔히 과부나 홀아비가 재혼하는 의미로도 사용되어 왔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운명을 새롭게 결혼을 함으로써 고친다는 의미인데 이는 매우 타당한 말이다. 부부는 운명(운)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전혀 다른 팔자를 지닌 두 개의 독립개체가 한 자동차(합성된 팔자)를 타고 인생이라는 같은 길을 달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결혼이란 일생일대의 중대지사이며 한판의 도박과도 같은 것이다. 그래서 예부터 결혼 시에 서로 출생 년 월일시를 적은 사주단자를 주고받고, 궁합을 비교해서 좋고 나쁨을 가리고 상대방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자신이 주의해야 할 점을 부모로부터 교육받는데 활용되어 왔고 두 사람의 합궁(첫날 밤)시기는 언제가 좋은가를 택일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을 거쳤다. 부부가 운을 주고받는다 함은 결혼하면서부터 두 사람이 일심동체가 되므로 두 사람의 운은 별개가 아닌 하나의 새롭게 형성된 합성사주팔자이기에 운명을 감정할 때 부부를 동시에 감정하는 것이 더욱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편의 재물 그릇은 작은 접시의 크기이고 부인의 재물그릇이 큰 바가지와 같다면 이 부부의 재물 운은 그 중간 정도인 사발크기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사주 감정 시에 어떤 사람이 재물운이 없어 궁박함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왔는데 만약 이 사람이 경제적으로 풍족하다면 그는 틀림없이 재운이 강한 배우자와 살고 있고, 사주팔자 상에 남편 덕이나 처덕이 있는 것으로 나온다. K라는 중년 남자분이 상담을 한 적이 있었다. 그의 사주 상에는 궁박지상을 면치 못하는 팔자를 가지고 있었는데 다행히 부인의 사주팔자에 재물이 풍족하여 꽤 규모가 있는 업체를 다운타운에 운영 중이었다. 이분이 필자를 찾은 이유는 애교도 없고 뚱뚱하고 곰 같은 부인하고 자신이 잘 맞지 않는 것 같아 이혼하고 지금 사귀고 있는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의 여종업원과 결혼하고 싶은데 이 두 여자 분과 자신과의 궁합관계와 본처와 별탈없이 이혼하고 새 출발 할 수 있겠느냐의 여부를 알고 싶어서였다.
감정해본 결과 “절대로 부인과 이혼하면 안 되며 그럴 경우 자신의 본래 팔자 그릇대로 궁박지상으로 돌아가게 되며 여종업원과 궁합으로 보았을 때 새 출발하여도 3년을 넘기지 못하고 깨질 것이다.” 라고 충고해 주었으나 그 남자 분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담 결과가 나오지 않자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상담실을 나섰다. 그리고는 필자도 그 남자 분을 기억 속에서 잊고 있었는데 어느 날 전화가 와서 오래전에 상담하였던 OOO라고 자기를 소개하는데 기억이 없어 상담일지를 찾아보고서야 기억할 수 있었다. 그는 처와 기어코 이혼하고 그 여종업원과 결혼하게 되었는데 지금 사업도 심한 곤궁에 처해있는 판에 경리일을 맡아보던 새 아내가 공금을 가지고 라스베가스에서 거액을 탕진하고 돌아올 면목이 없는지 울먹이며 미안하다는 전화 한 통하고 나서는 집에도 돌아오지 않고 있는데 이를 어쩌면 좋으냐는 하소연이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좋은 방법을 충고 할 수가 없었다.
옛말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즉 자기 자신의 그릇의 크기(분수)를 알고 생활에 임한다면 넘치는 탐욕을 제어하며 유유자적 자세로 삶을 관조할 수 있는 군자의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그리스 델포이 신전의 벽에 새겨져 있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최고의 신탁을 새삼 되뇌이게 하는 일화였다.
이와는 반대로 남편 덕에 편안한 삶을 누리다가 자기 주제를 모르고 경박하게 제복을 찬 L여인의 예도 있다. L여인은 누구나 한번쯤 다시한번 쳐다볼 정도의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여성이지만 허영과 사치가 심하고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이라는 교만함을 지닌 분이다. 처음 필자가 이분을 상담 차 만났을 때 ‘참으로 미인이시다’라고 감탄했는데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눠보니 머리는 텅 빈 깡통이요, 교만에 가득 찬 여성분이라는 것을 알고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이 분의 사주팔자를 분석해보니 외모는 뛰어나다해도 금전 운이 없는 팔자인데 현재는 풍족한 금전 운을 지니고 사는 것으로 보아 남편을 잘 만나서 없는 금전 운이 채워진 것이라 추측했는바 남편의 사주팔자를 보니 역시 그랬다.
남편은 운수업으로 자리를 잡은 분이어서 경제적인 풍족함을 누리고 살 수 있었는데 L여인은 늘 남편원망이 심했다. 생긴게 꼭 곰같이 생겼다느니 (이 말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아무 말없이 당하고만 있는 꼴이 바보 멍충이 같다고도 했고 (이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남편은 매우 영리하고 현명한 무던한 사람이지 바보 멍충이는 아니었다) 말이 없고 재미가 없어 같이 사는 게 너무 지겹다고도 했다.(재미없는 것은 사실이다) 필자가 노상 L여인이게 “그렇게 남편에 대해 불평하지 마십시요! 다 남편 덕에 그렇게 편하게 사신다는 것만 알아 두세요”라고 하면 L여인 왈 “아이참! 그때 애기만 들어서지 않았어도 내 팔자가 이 모양(?)이 되지는 않았을텐데 저 곰탱이 같은 인간하고 지겨워서 평생을 어떻게 사나? 아이고 내 팔자(?)야!”라고 하며 어불성설인 말을 해대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L 여인이 ‘복에 겨워’지복을 지발로 찼다. 어디서 기생 오래비 같이 생긴 자를 만나서 둘이서 열을 내다가 곰탱이 남편에게 들킨 것이다. 아무리 곰탱이라도 이 지경이 되자 화가 폭발하는 것은 당연지사! 결국 이혼을 하게 되었는데 L여인은 처음 이혼시 받은 재산으로 그 기생오라버니와 전 세계 여행을 하고 이것저것 명품을 사들이며 지랄발광을 하더니 결국 돈 떨어지자 기생오라버니는 각본에 나온 것처럼 ‘사랑하니까 떠난다’는 구토유발하는 대사를 날리고는 미꾸라지 마냥 L 여인으로부터 빠져 나갔다. 필자가 그토록 충고했건만 지복에 겨워 지 팔자대로 돌아간 것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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