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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성 정체성

2021.04.22



                    성 정체성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이 공식적으로 동성 커플의 결혼에 대해 합법화 했다. 세상이 너무나 바뀌고 있다. 이와 관련한 사연이 있어 여기에 소개 하고자 한다. 


오래전의 이야기다. 이제는 글을 써도 괜찮을 상황 이여서 여기에 소개한다. 부에나팍에 거주하시는 김 여사님은 30대 후반의 가정주부이시다. 한국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다가 32살의 노처녀시절 친구의 소개로 현재의 남편을 만났다. 중학교 때 부모님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가서 UCLA를 졸업하고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는 남편을 처음 보았을 때 처음 느낀 인상은 사람이 매우 선량해 보이고 무척이나 예의 바르다는 느낌이었다. 몇 번 만남을 가지면서보니 사람이 매우 세심해서 작은 것에도 많은 신경을 써주는 sweet하고 soft 한 사람이었다. 다만 너무 예의바르다 보니 남자가 박력이 좀 없는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아무튼 둘은 서로에게 좋은 인상을 가졌고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거의 매일같이 전화를 걸어오는 남편의 정성에 빠졌고 몇 달이 멀다하고 건너오는 남편의 노고(?)가 안쓰러워 남편의 프러포즈를 승낙하고 부부가 되었다. 


보통의 예처럼 한국에서 먼저 결혼식을 올리고 제주도에 신혼여행 다녀온 뒤에 LA에 건너와서 다시한번 결혼식을 올리고 라스베가스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라스베가스로가는 이국적인 사막 풍경이 신기했고 꿈같은 신혼 생활이 시작되었다. 남편은 상법을 주로 다루는 변호사 업무를 하고 있었는데 다니는 회사가 미국에서도 알아주는 법률회사 여서 급여도 상당 하였고 이것저것 베넷핏도 좋아 만족스러웠다. 김 여사도 집에서 놀 수만은 없고 사회생활이 필요하기에 대우가 좋다는 주변의 권유에 간호대학을 나와 간호사가 되었다. 그사이 딸아이가 태어나 두 사람의 큰 기쁨이 되었다. 근무하는 병원에서 동료들과도 관계가 원만 하였고 보수도 만족스러워 모든 것이 happy 했다. 딸은 엄마를 닮아 매우 여성스럽고 예쁜 얼굴을 지녔고 재롱도 잘 부려 집에는 웃음이 그칠 날이 없었다. 너무 행복해서 오히려 불안하기 까지 했다한다. 어느 날 갑자기 이 행복이 날아갈까 봐. 


그런데 이런 불길한 예감이 불현 듯 현실로 나타났다. 남편의 태도가 어느 날 부터인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생전 술 한 모금 입에 대지 않던 사람이 가끔 술 냄새를 풍기며 늦게 들어오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예정에 없이 갑자기 출장 간다고 한 뒤 며칠씩 외박을 하기도 했다. 아무리 보아도 이상했다. 그래서 주위 친구들 에게 물어보니 바람 난 게 틀림없다고 하며 이런저런 훈수들을 두었다. 하지만 김 여사는 남편을 믿었다.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확신했다. 딸아이를 낳고나서 젊은 부부답지 않게 부부관계가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남편이 워낙 예민한 성격이어서 피곤해서 그런가보다’라고 이해했다. 허나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의 이상한 행동은 점점 더해갔다. 


늦은 밤에 누군가하고 서재에 틀어박혀 오랫동안 대화를 하고 어떤 때는 소리죽여 우는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조심스레 남편 핸드폰을 몰래 들여다보니 하루에도 수십 번씩 전화를 한 번호가 있었다. 드디어 떨리는 마음으로 그 번호에 전화를 해보니 다행히도 굵은 남자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 여사는 ‘아~ 휴~ 다행이다’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그럼 그렇지 우리 남편인데!’ 잠시나마 의심했던 것이 미안해서 그날 이후 반찬에도 더 신경 쓰고 보약도 지어다 먹였다. 하지만 안 먹던 술 먹고 늦게 들어오거나 외박하는 버릇은 더 심해져갔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결국 몰래 남편을 미행해보니 남편은 업무가 끝난 뒤에도 업무 관계 때문인지 어떤 남성과 만나 술도 마시고 아주 즐겁게 대화도 나누곤 하는 모습이었다. 이번에도 김 여사는 너무 남편에게 죄스러웠다. 그리고 한숨을 쉬었다. 어떤 여자하고 남편이 바람피는 현장을 보았다면 어찌 했을까? 상상만 해도 한숨이 나와서 였다. 그날 이후 김 여사는 더 이상 남편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던 어느 날 남편이 심각한 표정으로 김 여사에게 대화를 좀 하자고 요청하였다. 그리고 꺼낸 이야기는 놀랍게도 “우리 이혼하자”였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사실 나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당신을 만나기전 오래전부터 서로 사랑해오던 사이였는데 관계를 청산해 보려고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 그게 마음대로 안 돼! 당신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어!” 라고 한 뒤 울먹이는 거였다. 김 여사는 말 그대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꼴’이었다. “아니? 세상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서 왜 나랑 결혼을 했으며, 결혼을 했으면 당연히 관계를 정리 했어야지 왜 지금까지 끌고 오다가 이제야 이게 무슨 짓이야? 그리고 우리 딸 OO는 어떻게 하라고? 입이 있으면 말을 해 봐! 도대체 어떤 년이야?” 생전 처음으로 남편에게 악에 악을 써대며 퍼 부어댔지만 남편은 그냥 얼굴을 묻은 채 흑~흑! 거리며 오열할 뿐이었다고 했다. 남편을 달래고(?)달래서 들은 말은 충격이었다. 


남편은 중학교시절 부터 자신의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어 왔다고 한다. 아무래도 자신은 자신이 여성 같은데 몸은 남자이기에 괴로웠으며 아버지에게 고민을 이야기했다가 거의 죽도록 얻어맞고 정신 차린 척(?)했다고 한다. 스스로 그런 감정을 벗어나기 위해 일부러 더 사내 다와 지려고 했고 악동 짓도 해 보았지만 그게 억지로 되는게 아니었다고 한다. 그런 자신을 벗어나기 위해 여자들과 성 관계도 해 보았는데 성행위가 가능하기는 했지만 행위 뒤에 깊은 후회와 공허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대학시절에 애인(?)인 그 남성을 만났고 서로 깊이 빠져들었다 . 하지만 그 뒤에 벌어질 상황들을 감당 못할 것 같아 눈물로 이별을 고했고 이것에서 벗어나는 길은 결혼 밖에 없을 것 같아 결혼을 서두르게 되었고 마침 김 여사에게 호감을 느껴 결혼했고, 부인을 사랑했던 것은 거짓이 아니라 했다. 그리고 딸아이를 너무너무 사랑하는데 자기의 감정을 다스릴 수 없으니 어쩌면 좋냐고 하며 부인을 붙들고 밤새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다고 한다. 필자에게 “선생님 어쩌면 좋지요? 여자하고 바람을 피웠다면 용서해 줄 수도 있어요. 남편이 그 남자하고 잠깐의 인연 이라면 추접스런 기분 이지만 참고 넘어갈 수도 있어요! 딸아이를 위해서...... 그런데 이 두 사람의 애절한 사연은 ‘로미오와 줄리엣’ 보다도 더 애달프니 이거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고 어쩌면 좋지요? 예? 선생님!” 아무 할 말이 없었다. 이런 경우를 당해(?)보지 않아서!...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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