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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내가 왕년에~ 를 외치는 男子!

2021.05.01


 





                 내가 왕년에~ 를 외치는 男子! 


 필자가 상담을 하다보면 유독 내세울 게 없는 사람들이 “내가 이레 뵈도 내가 왕년에는!” 하며 주절주절 쓸데없는 자랑을 늘어놓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을 필자는 도대체 이해 할 수가 없다. 제한된 짧은 상담시간에 자신이 궁금한 것을 필자에게 물어볼 생각은 않고 자기 자랑만 늘어놓다가는 필자의 쎄커터리가 상담시간이 종료 되었다고 노크를 하면 그제서야 당황하며 “아니 벌써 시간이 다 됐다고요?” 라고 하며 상담시간 짧음을 원망한다. 이런 부류의 분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이가 K씨다. 


자기 과시가 심하고 허풍쟁이인 K씨는 필자의 오랜 지인인 의사 R씨와 고향친구 사이시다. K씨가 R씨의 소개로 처음 필자와 마주했을 때 처음 내 뱉은 말이 “내가 왕년에는” 이였다. 풍채가 크고 얼굴 생김새도 선이 굵은 인상이 였는데 이야기하는 것을 가만히 들어보니 “이 세상에서 자기보다 잘 난 인간은 없다” 라는 요지였다. “내가 이래 뵈도 내가 왕년에는 아주 잘 나가는 사람 이였지요. 지금은 운수 불운하여 이 모양으로 지내지만 아주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지요, 뭔고 하니........” 주절주절 이야기를 허풍을 떨어가며 계속 하는데 보다 못해 옆에 있던 친구 R씨가 “아~ 이 사람아 시간 다 지나가는데 뭔 말이 그렇게 많아 선생님께 궁금한 걸 물어 봐야지 자네 얘기만 하고 있으면 어떻하나!” 라고 하며 눈치를 주는데도 불구하고 “아 글쎄 가만 있어봐!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선생님께서도 알아야 나를 상담해 줄 수 있을거 아니냐?” 라고 하며 계속 주절주절 늘어놓는다. 이야기의 핵심은 이렇다. 


자기가 의원선거(의원선거라고만 했다)에 출마 했는데 아슬아슬한 표 차이로 실패하고 정치가로서의 꿈을 접었지만 자기를 후원해 주신 국민여러분 에게 늘 죄송하다는 것, 정치가로서의 꿈을 접고 사업가의 길로 들어서 유통 사업에 뛰어 들었는데 모 대기업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패해 분함을 참을 수 없는데 우리나라의 재벌들의 잘못된 의식구조와 정치가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자신 같은 선량한 기업가가 설 길이 없다는 것 등등 이었는데 나중에 R씨로부터 K씨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K씨가 말하는 의원선거는 국회위원 선거가 아니라 모 구청구의원 선거였다. 그런데도 허풍이 심한 K씨는 꼭 구 의원선거라 하지 않고 의원선거 라고만 이야기하며 자신이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 아슬아슬한 표 차이로 떨어진 것처럼 말하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구의원 선거에 나간다고 했을 때 주변의 모든 이들이 말렸다.


특히 K씨의 부인이 결사반대 했는데 “제발 집안 망신 좀 시키지 말고 그냥 실업자 신세로 구구로 살아 달라” 는 거였다. “직업도 없이 한심하게 지내는 백수가 마누라 파출부 다니는 거로 먹고 살고 있으면서 뭐 말라비틀어진 선거는 선거냐?” 가 부인의 결사반대 이유였으나 황소고집의 K씨 결국 뜻을 굽히지 않고 여기저기 빚까지 내서 출마를 강행했고 구 의회선거 역사상 전무후무한 45표라는 득표를 하고 떨어졌는데 아마도 이 득표는 그래도 가족이라고 혹시나 해서 찍어준 식구들과 주변 친척들의 표와, 장난삼아 찍어준 이름 모를 후원자(?)들을 모두 합산한 표여서 아마도 우리나라에 지방 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여지껏 깨지지 않고 있는 신화적(?)인 기록으로 아마도 어느 누구도 영원히 이 기록은 깨지 못할 거라는 모 전문가의 진단도 있었다 한다. 


구 의원선거 에서 개망신을 당한 K씨 이번에는 정신을 차렸는지 유통 사업에 뛰어든다. K씨에게 유통 사업이라고 이야기 해야지 동네에다가 구멍가게를 차렸다고 하면 길길이 날뛰며 성질을 낸다고 한다. 아무튼 유통 사업인지 구멍가게 인지를 차리고 얼마 안 있어 길 건너편에 대형마트가 생겨 쫄~딱 망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도 극적인 사연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 마트 앞에 가서 대기업의 윤리의식을 장엄하게(?)성토하고 나서 분신자살을 하겠다고 하며 온 몸에 액체를 들이 붓고 난리를 피워 경찰까지 오고 온 동네가 난리였는데 온 몸에 끼얹은 것이 나중에 알고 보니 생수여서 망신만 당하고 경찰에게 끌려가 구류 며칠 살고 나왔는데 나중에 이것은 대기업과 한 유통사업자의 피 비린내 나는 투쟁사로 변질된다. 며칠간의 유치장 생활은 비윤리적인 대기업과 정부 공권력의 결탁으로 인한 한 민주인사의 피눈물 나는 투쟁사로 각색된다. 


나중에 R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렇다. “고향 친구라서 만나고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K라는 놈은 조금 미친놈 같아요! 우리 동네가 같은 성씨 끼리 사는 동성 마을이 였는데 K는 어려서 우리 마을에 흘러 들어온 외 성 밭 이였지요. 여기저기 남의 집 일 거들어 주고 사는 집이였는데 노상 어려 웠지요. 자기 땅 한 평 없이 남의 동네에서 먹고 살려니 어쩔 수 없는 형편 이였죠. 그래서 K는 노상 주눅이 들어 사람들 눈치를 보며 자랐는데 그때 받은 마음의 상처에 대한 보상심리가 저렇게 나타나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불쌍한 친구죠! 쯧쯧쯧” 같은 마을에서 자랐고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했고, 마침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친구나 고향 선배 몇 명이 LA 인근에 살고 있어 모임을 만들어 만나고 있는데 이 모임에 나와서도 노상 “내가 왕년에” 만 외치고 있다 한다. 어찌 보면 세상에 가여운 사람 참으로 많은 것 같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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