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잘난 동생 때문에 괴로운 兄

2021.05.20

     



             잘난 동생 때문에 괴로운 兄


 60대 후반의 초로의 부부가 필자의 사무실을 찾았다. 자녀분들의 사주팔자를 보고 싶다고 하며 두 형제의 생년월일시를 내미신다. 같은 배 속에서 나온 형제이건만 두 형제의 사주팔자 구성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동생은 오행이 균정하고 정기신(精氣神)이 층족 되어있는 아무리 들여다봐도 흠 없는 훌륭한 사주 구성인데 반해 형의 사주는 형편없었다. 동생과는 달리 눈 씻고 찾아봐도 어디하나 잘 생긴 구성이 없었다. 사주 원국이 이렇듯 못생겼으면 운로라도 좋아야 할 터인데 운로마저 형편없으니 요즈음 말로 완전 ‘꽝’이여서 사람 노릇하고 살기 어려워 보였다. 


가만히 사주팔자를 들여다 보다 필자 왈 “같은 형제간인데도 달라도 너무 다른 팔자를 지녔습니다. 형만한 아우 없다는 옛말이 있지만 이들 형제는 이와는 완전 반대로 동생은 사주구성이 아주 훌륭한데 형의 사주구성은 영~ 형편없으니 부모님께서도 참 난감하시겠습니다.” 라고 하니 남편 되시는 분께서 즉시 하시는 말씀이 “아이고 법사님! 제가 그놈의 자식 때문에 속에 열불이 나서 못살겠습니다. 지동생 반에 반이라도 따라가 주면 좋겠는데... 아이고! 못나도 어쩜 그렇게 못난 놈을 새끼라고 낳고서 좋아 했는지! 참 기가 막힙니다.” 라고 하신다. 아버님 되시는 분이 이렇게 말씀하시자 옆에 계신 어머니 되시는 분 왈 “당신도 좀 그만 좀하세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다 큰 자식을 맨날 쥐 잡듯이 하니 애가 주눅이 들어서 어디 살겠어요? 큰애는 뭐 당신 자식 아닙니까? 어떻게 어디서 주워온 자식마냥 그렇게 구박이세요? 정말 해도 너무한다고 생각 안 해요?” 라고 하시며 남편 분을 째려보신다. 


이분들은 이민 오신지 30여년이 넘는 올드타이머 이시다. 이민 오셔서 이런 일 저런 일 돈 되는 일이라면 물불 안 가리고 열심히 사셨다. 덕분에 성공을 하셔서 이제는 자바시장에 가게도 여러개 사서 세를 놓고 있고 APT와 작은 상가도 지니고 있어 세만 받아도 아주 큰 수입이 되는 부자가 되셨다. 2살 터울로 형제를 두었는데 필자가 진단 한데로 형제가 너무 달랐다. 동생은 어려서 부터 총명하고 체격 좋고 인물도 좋은 반면, 형은 어려서 부터 머리도 늦게 깨고 몸도 비실비실 하며 왜소했다. 동생은 성격도 매우 활달하고 리더쉽이 강해 노상 친구들의 중심이었고 인기가 있었으나, 형은 성격도 소극적 이고 모든 면에서 뒤처지니 친구들이 놀아주지 않아 노상 ‘왕따’ 신세였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한다. 안 그러던 아이가 갑자기 매일같이 하루도 빠짐없이 돈을 달라고 해서 이상하다 생각 하면서도 용돈을 매일 주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자기하고 놀아 달라고 친구들에게 매일매일 돈을 주었다한다. 나중에 이일이 밝혀져 학교까지 시끄러 웠고 아버지는 노발대발 하며 “이 병신 같은 놈아! 차라리 나가서 죽어! ” 라고 소리소리 질렀지만 어머니가 겨우 달래고 달래 진정 시켰다 했다. 


이러다 보니 큰 아들인 형은 노상 아버지와 동생에게 주눅이 들어 기를 펴보지 못했다. 심지어는 동생에게 얻어맞고 찔찔 거리며 엄마에게 일러바치는 형편 이었다. 엄마 마음이 다 그렇듯 ‘약한 새끼에게 더 관심이 가는 법’ 이여서 엄마는 어떻하든 형을 두둔 했지만 동생이 두드러지면 질수록 형에 대한 아버지의 미움은 점점 켜져만 갔다. 동생은 명문대에 진학하여 졸업한 뒤 의대에까지 진학했을 때 형은 동네 커뮤니티칼리지를 4년이나 다니면서도 졸업하지 못해 ‘트렌스퍼’ 하려던 계획도 물거품이 되가고 있었다. 동생이 의사가 된 뒤에도 형은 어머니의 충고에 따라 이것저것 기술을 배워 보려고 여러 군데 기술학교를 다녔으나 머리가 나쁘고 끈기가 없어 하나도 제대로 마치지 못해 결국 식당 웨이터가 되었다. 아버지는 큰아들과 마주치기만 하면 “아 휴! 저 병신 같은 새끼!” 가 인사말이 되었고 큰아들은 점점 더 주눅 들어갔다. 


이런 큰아들이 너무 안쓰러워 엄마는 펄쩍 뛰는 아빠를 설득하고 설득하여 작은 식당을 큰아들에게 차려 주었지만 머리 나쁘고 불성실한 큰아들은 1년도 못되어 식당을 말아 먹었다. 이렇게 되고 보니 엄마도 아버지에게 할 말이 없었고 아버지의 장남에 대한 미움은 극에 달했다. 이와는 반대로 작은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자긍심은 하늘을 찔러 만나는 사람마다 작은 자식 자랑에 은근히 열을 올렸다. 한 밑천 뚝 잘라서 병원 건물을 사주고 병원에 필요한 이런저런 고가의 의료기계 들도 첨단으로 지원해 주니 작은 아들은 못나갈래야 못나갈 수 없을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형은 직업도 없이 비리비리해서 장가도 못가고 있는데 동생은 같은 의사인 아내를 맞아 결혼하고 아들, 딸 남매까지 낳으니 아버지의 사랑과 기쁨은 하늘을 찌를듯했다. 어머니로서는 작은 아들의 승승장구에 마음이 기뻤으나 한편으로 못난 큰아들 걱정에 밤잠을 못 이루는 일이 많다고 했다. 


큰 아들은 선을 보러나가면 나가는 족족 딱지를 맞았다. 비록 부잣집 장남 이라고는 하지만 작은 키에 삐쩍 마른체격, 소심한 성격 탓에 말까지 더듬고 직업마저 변변히 없는 남자에게 호감을 느끼는 처녀는 없었던 것이다. 식당 실패 이후로 아버지의 지원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고 나이는 30중반이 넘어서는데 혼자 살길이 없어 갖은 구박을 받아 가면서 비루먹은 강아지마냥 매일 슬금슬금 눈치만 느는 큰아들 때문에 엄마는 노상 눈가가 짓물러만 간다. “법사님 우리아들 결혼은 언제나 할 수 있을까요?” 라는 어머니의 질문에 필자의 답을 가로채듯 아버지가 답한다. “아니? 아무리 우리자식 이지만 그런 병신 같은 새끼에게 딸을 내줄 집이 어디 있다고 그딴 걸 물어?” 이 말에 어머니 폭발 하신다. “아니 왜 큰애 이야기만 나오면 쌍심지를 켜고 그러셔? 내가 당신에게 물어봤소? 당신도 그 애한테 그러면 벌 받아요. 해도 해도 어느 정도껏 해야지!!” 노부부 서로가 삿대질 해가며 목에 심줄을 세우신다. 이래도 탈 저래도 탈 아무래도 자식은 부모에게 애물단지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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