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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거액(巨額)의 돈에 눈이 뒤집히다!

2021.05.21

        




                 거액(巨額)의 돈에 눈이 뒤집히다! 



 50대 초반의 허술한 차림새인 중년남성이 필자의 사무실을 찾았다. 선해 보이는 큰 눈에 오똑한 콧날, 꽉 다문 입술이 매우 잘생긴 생김새였으나 며칠째 면도를 못했는지 수염이 덥수룩했고 창백한 얼굴에 다소 충혈 된 눈이 이이의 피곤함을 보여 주는듯했다. 자신의 생년월일시를 내밀고 말없이 필자를 바라본다. 


사주팔자 기둥을 세우고 가만히 일람해보니 신왕사주에 비겁만 왕성하고 관살이 없는 사주팔자여서 형제가 없거나 있어도 없느니만 못한 형제 복을 지니고 있는 이라 짐작되었고 이이의 주역 상 쾌를 짚어보니 '기제지둔' 의 쾌상이다. '골육상쟁 수족절맥'의 쾌인 것이다. '혈육 간의 다툼이 있어 팔과 다리가 잘려나가는 황당함이 있으리라! 길가의 낙엽이 되어 쓸쓸히 흩어지는 신세로다!' 로 해석될 수 있는 쾌였다. 가만히 재차 팔자를 일람한 뒤 필자 왈 “현재 선생님의 운수가 지독히도 나빠 보이는군요. 남도 아닌 혈육 간의 상쟁으로 인해 크나 큰 상처를 받게 되니 그 황당함이 극에 다다를 것이다. 라는 쾌를 제가 짚었는데 최근에 혹시 그런 일이 있나요?” 라고 물은 즉 이분 충혈 된 눈이 더욱 붉어지며 눈물이 쏟아질 듯 고인다. 


이분은 경기도 남양주군이 고향이시다. 태조 이성계의 능이 있는 동구능 인근 동네에서 아주 부유한 지주였던 할아버지의 첫 손주로 태어났다. 대대로 부유한 지주집안이었고 이런 배경 덕에 아버지도 동경유학 까지 다녀오신 인테리겐챠셨다. 이분의 할아버지도 독자셨고 이분의 아버지도 역시 독자인데다가 이분도 역시 그랬으니 귀한 집안의 삼대독자였다. 위로 두 살 터울의 누이가 하나있어 남매가 주위의 귀여움 속에 귀하게 자랐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왠지 급속히 가세가 기울 었는데 성격이 허술한 아버지의 거듭된 사업실패와 노름 병에서 기인된듯하였으나 어린나이여서 자세한 내막은 알지 못했다. 이러다가 아버지가 젊은 나이에 폐병으로 돌아가신 뒤 어머니가 겨우 남은 쓸모없는 산 아래 밭 몇 마지기를 남매들에게 반반씩 나누어 등기를 해 두었다. 아버지가 팔아먹을 래도 가치가 없으니 그러지 못해 겨우 남은 농사 짓기도 어려운 박토였다. 


어머니도 돌아가신 뒤 남매는 서로를 의지해서 어렵게 살다가 누이가 간호사가 되어 미국에 이민 오게 되었다. 이때 동생인 이분도 따라오게 된다. 누이는 이곳 미국에서 결혼했는데 남자 복이 없었는지 3번을 연속 실패했고 마지막인 3번째 남편에게 한국에 있던 땅마저 날리게 된다. 사업하는데 보증인이 필요하다고 해서 남편 보증을 안 해줄 수 없어 해주게 되었는데 사업실패 후 한국에 있는 본사에서 재산을 조회하여 그 땅을 찾아내 경매 처분해 버린 것이다. 별기대도 안했던 땅이기에 별 충격도 없었고 당시 시세로도 보잘것없어 그러려니 했다한다. 남매는 사이가 좋아 서로를 매우 아껴주었고 콩 한쪽도 나눠먹을 정도로 우애가 좋았는데 문제는 작은 것 에서 시작된다. 


누님 분은 이런저런 사연 때문에 시민권을 따지 않고 영주권자로 지내고 있었고 동생분은 일찍이 시민권을 취득하였는데 이런 관계로 한국에 있던 땅을 한국 국적으로 남아있는 누님명의로 옮겨놓는 것이 여러 가지 편의상 좋을듯하여 그리 해 놓았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 몇 년 전 그 땅이 도시계획 구역내에 편입이 되어 거액의 토지보상금이 나오게 되었는데 놀라웁게도 그 돈이 세금공제 후에도 한국 돈 50억이 넘었다. 미국 돈으로 500만 불 가까운 돈이 나오게 된 것이다. 남매는 너무 좋아 서로의 손을 맞잡고 펄쩍 뛰며 좋아했다. 동생은 이 돈을 받아서 어떻게 사용해야할까? 하는 행복한 고민에 뜬눈으로 지새우기 일쑤였다. 


누님에게도 “누나! 아무 걱정하지 말고 지금부터 우리 남매 행복하게 잘 살자! 내 땅이라고 해도 반은 누나에게 떼어 줄 테니까 아무 걱정 말고 앞으로 그 돈으로 뭘 해야 하나 생각이나 해 둬!” 이렇게 누이를 안심시킨 뒤 미국에서의 세금문제도 걱정이 되어 알아보았더니 한국에서 낸 세금이 인정되어 그리 크지 않은 세금만 더 내면 되는 것으로 나왔다. 그리하여 누이가 한국에 나가 세금 낼 돈을 내고 거액의 돈을 가져왔다고 한다. 헌데 그 이후 누이가 점점 이상해졌다. 연락을 해도 전화도 잘 안 받고 어쩌다 연락이 되어도 퉁명스럽고 짜증스럽게 대했다. 돈을 보내달라고 해도 “생각할게 있으니까 조금 기다려봐!” 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아무래도 낌새가 이상해서 누이가 사는 동네에 몇 시간이나 걸려 운전해 가보니 시쿤둥한 표정으로 동생을 맞는다. 


내 돈을 돌려 달라고 하니 대뜸 “뭔 니 돈?” 하며 시치미를 뗀다. 그러더니 이런 어거지를 섰다고 했다. “분명 니가 그 돈 중 절반을 내게 준다고 했지? 그럼 그 돈 절반은 어차피 이미 내 돈이고 너 나한테 이런저런 때 도움 받은 적이 있지? 이돈 저돈 다치고 그 돈이 20여 년 동안 이자에 이자까지 다 계산해 보면 너에게 줄 돈은 한 푼도 없어!”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었다. 이자도 자기 맘대로 년 24%(월 2부)에 복복리로 계산을 해서 내밀었다. 살아오면서 누이의 신세를 여러번 진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고마운 마음에 보상금의 절반을 누이에게 주려고 했던 것이다. 어려서 학교 다닐 때 대신 장만해준 대학 학비부터 수 십 년의 세월동안 있었던 자신으로서는 생각도 나지 않는 이런저런 사건까지 다 나열하고는 자기 맘대로 이자까지 붙여서 그 액수를 만들어 놓았다. 꽤나 여러 날 동안을 고심하여 꼼꼼히 과거를 더듬은 것 같았다한다. 


그동안 자기에게 그렇게 다정하고 우애 있던 누님이 이렇게 변했다는 것이 믿기지가않아 처음에는 장난인줄 알았다 한다. “애이~~장난치지 말고 이제 그만해! 내가 뭐 섭섭하게 한 거 있어?” 라고 하며 억지로 애교(?)를 떨어 보아도 요지부동 이었다. 결국 여러 날을 고민 끝에 “누이를 쏴 죽이고 나도 죽어야 하는지? 아니면 누이가 마음을 바꿔 제 돈을 돌려주겠는지를 알고 싶어 이렇게 문의하게 되었습니다!” 라고 하고는 한숨을 내쉰다. 그놈의 돈이 무엇인지! 거액의 돈에 눈이 훼까닥 뒤집힌 누이와 황당한 동생의 사연이었다. 이들 남매의 횡재가 횡액으로 바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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