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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연중무휴 인생(年中無休 人生)

2021.05.22


          



                   연중무휴 인생(年中無休 人生) 



 (이글은 필자가 아주오래 전에 썼던 글이고, 지금은 건강상 이유로 일요일은 휴무하고 있으므로 착오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가든 그로브에 거주하는 김군은 나이 40이 다 되가는 노총각이다. 예전부터 이런저런 문제로 필자와 상담을 해오는 김군은 사주팔자에 나와 있듯이 성정이 온순하고 매우 성실한 사람이다. 다만 너무 고지식하여 정도에서 조금만 어긋나도 참지 못하니 사귀는 사람이 매우 적은편이다. 이는 필자의 성정과도 유사하여 김군에게 매우 호감을 느껴온 터였다. 평일에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말에는 스왓밋에 나가 신발장사를 이틀 동안 하니 365일 연중무휴로 열심히 세상을 사는 청년이다. 이렇게 연중무휴로 열심히 일하며 사는 것도 필자와 유사하니 이 또한 동지(同志)의식을 느끼게 한다. 필자의 경우 처음에는 일요일휴무 원칙을 지켜왔으나 너무도 바쁜 이민 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오직 일요일 하루만 쉬는데 이때밖에 시간이 안나니 어떡하죠? 선생님! 이번 일요일에만 특별히 시간을 내주시면 안될까요? 꼭 부탁드립니다.” 라는 청을 이기지 못해 “그럼 이번 일요일만 특별히...” 라고 하며 시간을 내다보니 매주 일요일 이런 분들과 약속이 잡혔다. 그러다보니 일주일 내내 상담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일요일 날 필자가 쉬려고 한 특별목적이 ‘아들, 딸 남매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라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는데 성인이 된 남매가 필자와 함께 놀아주지를 않았다. 그들 나름대로 바쁘기 때문이다. “이럴 줄 미리 알았다면 이들이 어릴 때 실컷 함께 놀았어야 했는데...” 라는 후회가 남지만 다 지나간 일이니 부질없는 짓이다. 어쨌든 필자의 이런 사정과는 다르게 김군은 돈을 벌어 노부모를 봉양하기 위함이니 그 정성이 갸륵하다. 그 나이에 주말에 쉬고도 싶고 여자도 만나고 친구들과 어울리고도 싶을텐데 생계를 위해 이렇듯 고전분투하는 김군의 성실성에 고개가 숙여진다. 


예전에 김군에게는 형이 있었다. 그 형에 대해 필자가 나쁜 예언을 한 적이 있었는데 불행히도 그 예언이 맞아들어 형은 고인(故人)이 되었다. 조심하라고 특별히 주의를 준 예언이었는데 불행히도 그리되고 말았다. 이렇게 되고 보니 좀 더 특별히 강하게 주의를 주지 못한 필자의 죄인 것 같아 한때 마음이 많이 아팠다. 그 이후 부모님의 봉양은 모두 김군의 차지가 되었다. 어깨가 천근만근 무거워진 것이다. 이런 그가 필자를 찾았다. 특별히 심각한 얼굴 표정 속에 곤혹스러움이 보였다. 주말 스왓밋 장사하는 장소 바로옆집 베트남 사람이 김군이 파는 신발과 똑같은 신발을 잔뜩 사들고 와서 바로 옆에 붙어서 판다는 것이다. 이런 불경기에도 다소 장사가 되는듯 하자 배가 아팠던 것이다. 아무리 배가 아파도 이럴수는 없는 것이다. 상도의(商道義) 라는 것이 있다. 


아무리 낯짝이 두꺼워도 그렇지 몇 년 동안 옆에서 얼굴보며 장사해온 처지에 그 사람 장사가 조금 되는듯하다고 조금 떨어진 자리도 아니고 바로 옆자리에서 그것도 똑같은 동일 제품의 신발을 모양까지 똑같이 갖추어서 팔 수 있단 말인가? 김군이 오랫동안 그 자리에서 신발을 팔아온 관계로 똑같은 신발이 베트남 사람에게 있어도 사람들은 이왕이면 항상 거래하던 김군에게 팔아주었다. 그러자 이 베트콩이 열을 받았다. (사람 같지 않은 짓거리는 지가 해놓고 지 생각만큼 팔리지 않자 지 혼자 열을 받은 것이다.) 김군이 신발값을 20불 받으면 이놈은 똑같은 신발에 19불을 붙여놓았다. 바로 옆자리에 똑같은 신발이 1불 싸게 있으니 아무리 단골이라도 당연히 손님들은 19불짜리를 선택했다. 


얼마간 견디다가 김군도 어쩔 수 없이 가격표를 19불로 갖다 붙이면 당연히 손님들은 김군의 물건을 팔아주었다. 이러자 이놈이 또 열 받았다. (똥 뀐 놈이 성내는 격이다. 이번에는 18불을 떠억~하니 갖다 붙인다. 손님들은 또 이놈에게 이동한다. 견디다 못한 김군도 18불로 따라가면 다시 손님 컴백(COME BACK) 이런 식으로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까지 내려가게 되었다. 오기로 버텨보지만 이건 서로 죽자는 미친 짓이다. 장사를 때려치우고 다른 일을 시작해야하는지 더 버텨보아야 하는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다 필자를 찾은 것이다. 세상사 어떤 일도 오기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는 것이기에 김군이 필자를 찾은 것은 잘한 일이다. 


필자가 가만히 주역상 쾌를 짚어보니 ‘서합지진’의 쾌다. ‘만리장성 기거고난’ 즉 ‘애써 쌓아놓은 성이 무너지리니 무조건 후퇴하라. 앞길에 큰 복병이 숨어있다. 주거지나 직장이 좋지않은 일로인해 이동수 있다’ 로 나온다. 싸움을 피해야하는 운이다. 필자 왈 “성질 같아서는 그놈이 미워 서라도 끝까지 너 죽고 나죽자는 식으로 나가 볼 수도 있지만 세상을 감정 나는 것만으로 살수는 없는 법! 억울하더라도 싸움을 피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놈이 밉기는 하지만 지나가던 길에 미친개에게 물린 셈치고 그 자리를 정리하고 다른 일을 찾아 보는게 낳을것 같습니다.” 라고하자 김군 억울한지 입술을 깨문다. 필자가 보기에 세상에는 미친놈들 참 많이 사는것 같다. 


스왓밋 에서 어렵게 어렵게 겨우 입에 풀칠하며 그래도 살아보려는 사람에게 이무슨 행패인가? 이런 짓을 해대는 놈들이 남이 자기에게 이런 짓을 하면 살인이라도 저지를 듯이 방방 뛰며 미친 지랄을 떨리라! 인간관계이든 장사든 이 세상의 모든 것에는 도의(道義)라는 것이 있다. 법적으로 규제되는바 없으나 세상사는 상식선 에서 지켜야 하는 인간으로서 의 최소한의 양심선이다. 이는 정해진 규율이 아닌 인간의 본래 심성에 달린 문제이다. 아무리 남의 장사가 탐이 난다고 해도 어떻게 바로 옆자리에 붙어서 그런 짓거리를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살면서 절대로 악담(惡談)을 해서는 안 되지만 “그놈 잘되나 한번 두고 보자! 쯧쯧쯧”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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