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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늘그막에 찾아온 사랑

2021.06.05




                      늘그막에 찾아온 사랑


 얼바인에 사시는 새댁 K씨는 요즈음 바람난 시어머니 때문에 무척이나 속상해 하고 있다. 10년 전쯤 시아버지가 50대 후반의 이른 나이에 급성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시고 나서 노인 APT에 입주하여 혼자 사시던 시어머니가 최근 들어 유부남인 70대 초반의 할아버지와 바람이 났다. 상대가 유부남인고로 엄연히 불륜인데도 시어머니는 아랑곳하지 않는다했다. 이제 60대 후반에 이른 다 늙은 나이에 사랑의 불꽃이 피어오른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창피한 일이지만 그건 시어머니의 개인 프라이버시 에 해당되기에 상관하지 않았으나 시어머니가 엉뚱한 요구를 해오면서 일은 복잡해진다.


치과 의사인 K씨 남편은 모대학병원에 근무하고 있는데 급여나 기타 복지혜택이 좋아 굳이 개업하지 않아도 수입에는 만족해 왔는데 시어머니가 요구한 것은 총수입의 30% 씩을 매달 내놓으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시어머니 아들이자 자신의 남편이 대학시절 부터 졸업해서 취업할 때 까지 지원해준 학비며 기타 여러 항목의 지원비를 꼼꼼하고 빽빽하게 적은 명단을 내밀었다한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고등학교 까지는 부모의 의무로써 당연히 양육을 해야 하지만 대학교 이후에 들어간 돈은 처음부터 분명히 꿔주는 돈이라고 이야기 했었다. 그래서 이렇게 세부항목 까지 꼼꼼히 적어둔 것이다. 그동안에는 내가 돈이 필요 없어서 돈 갚으라는 이야기를 안했는데 이제부터는 나도 좀 인생을 즐기며 살고 싶다. 그러니 잔말 말고 매달 니들 수입의 30% 선에서 변제를 해야겠다. 내가 이렇게 요구하기 전에 니들 스스로 그렇게 해줬으면 얼마나 모양새가 좋았겠냐? 쯧쯧쯧!” 라고 하며 그동안 눈치도 없이 돈 문제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었던 것을 은근히 나무라기까지 했다한다. 


새댁 K씨는 남편에게 이런 이야기는 전혀 들은 바가 없어서 남편에게 물어보니 “아이참! 그건 엄마가 그냥 하시는 이야기겠지! 옛날에 그런 말씀하신 것 같기도 한데... 설마 정말로 엄마가 그 돈을 갚으라고 하시는 말씀이겠어? 당신 요즈음 엄마한테 뭐 섭섭하게 해 드린 것 있어? 용돈을 제대로 안 드린 것 아냐?” 라고하며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한다. 그래서 그러다 마시겠지 하고는 매달 300불씩 드리던 용돈을 500불로 올려 드리면서 가만히 눈치를 보니 시어머니가 K씨를 다시 불러 “너 내가 일전에 이야기했던 것을 잊어버렸나본데 왜 반응이 없니?” 라고 하며 나무라신다. 이에 대해 K씨 “어머니 제가 어머니한테 뭐 섭섭하게 해 드린 것이 있나요?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제가 고칠께요!” 라고 하니 “아니다. 나는 정말 돈이 필요해서 그래! 용돈 올려주지 않아도 좋으니 내가 말한 대로 니들 수입의 30% 씩 나에게 갚아나가라. 이번 달 부터라도 당장 그렇게 해줘라” 라는 답이 돌아왔다. 


새댁 K씨는 할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수입의 30%를 어머니 통장구좌에 매달 입금시키기 시작 했는데 너무도 속이 상했다 한다. 우선 미래를 위해 꼼꼼히 짜 놓았던 포트폴리오가 엉망이 됐다. 붓던 적금도 변경해야했고 많은 보험 PLAN도 바꿔야 했다. 생활을 못해나갈 정도는 아니었지만 신혼 초에 세웠던 모든 계획들이 물거품이 되거나 변동되어야하니 속이 편 할리 없었다. 애매한 남편에게만 화풀이를 하니 부부사이에 싸움이 자주 나게 됐다. 이런 K씨 태도에 남편은 짜증을 내며 “나보고 어떡하라는 말이야! 씨! 우리엄마가 망령이 났나? 대체 갑자기 왜 그러시는 거야?” 하며 씩씩 거렸지만 뾰족한 별 대책이 없었다. 


K씨가 시어머니를 가만히 보니 아주 신이 나서 바쁜 것 같았다한다. 생전 다니지 않던 피부 크리닉에 몇 천불씩 내고 회원등록을 해서 얼굴 가꾸기에 바쁘고 살을 뺀다고 비만 크리닉에 다니는가하면 망칙하게도 은밀한 수술까지 했다는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듣게 되었다. K씨가 필자에게 찾아와서는 “우리 어머니가 완전히 미치셨나봐요. 아무래도 제정신이 아니신 게 벌써 망령이 나셨나 봐요! 어떡하면 좋죠?” 라고 하며 필자에게 하소연했을 때 필자 왈 “망령이 나신게 아니고 사랑에 빠지신 것 같아요. 비록 그 상대가 유부남이라고는 하나 제가 듣기에 그만한 사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시어머님이 사귀시는 그 남자분의 부인되시는 분은 벌써 20여년째 오줌, 똥 가리지 못하는 중환자분인데 정신만은 말짱하다고 하더군요. 


그 부인이 자기 때문에 평생을 희생하는 남편 보기가 너무 미안하고 민망해서 자기 친 여동생에게 수차례 부탁을 해서 여동생의 대학 동창이신 시어머니를 소개하게 된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바로 그 시어머니의 친구분이 마침 저의 오랜 고객이셔서 알게된 사연이지만 참 뭐라 할 수 없는 복잡한 사연이 얽혀있는 셈이지요!” 라고 답하니 K씨 깊은 한숨만을 몰아쉰다. 정녕 사랑에는 나이가 장애가 되지 않는것 같다. 우리가 젊은 시절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연애라도 하는듯하면 우스개 거리라도 만난 양 망령이 났네! 주책바가지네! 뭐라 뭐라하며 비웃기도 했었지만 필자가 여러 사연과 여러 어르신들을 상담하다 보니 나이에 관계없이 사랑의 감정은 어느 누구에게도 찾아올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주고 싶은 심정은 어린애나 나이 드신 어르신이나 모두 똑같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또한 나이 드신분들의 성문제도 이제는 진지하고 심각하게 다루어야 되는 분야가 된 것을 알 수 있다. 수명이 길어지고 젊음도 오랫동안 유지되기에 그동안 터부시 되었던 노인 성문제가 점차 사회 문제화 되는 세상이 오고 있는듯하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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