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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人命은 在天이요, 人間萬事 塞翁之馬다!

2021.06.07




            人命은 在天이요, 人間萬事 塞翁之馬다!

                                (인명은 재천이요, 인간만사 새옹지마다)  


 필자의 知人 중 R씨가 있다. R씨는 자기가 살고 있는 삶을 덤으로 살고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 항상 하는 말이 “人命은 在天, 萬事가 塞翁之馬다!” 이다. 필자가 이 사람의 사주를 보니 팔자 속에 天乙 貴人(천을 귀인)이 있었는데 이사람 사주 속에는 양천을 귀인과 음천을 귀인이 모두 있는 구조였다. 양천을 귀인은 노골적인 도움을 주는 귀인을 의미하며 음천을 귀인은 몰래 숨어서 도움을 주는 귀인을 의미 하는데 R씨에게는 이 모두가 사주 속에 있었다. 


천을 귀인의 존재 여부를 보면 일간(日干)이 甲, 戊, 庚인 경우 지지에 丑이 양천을 귀인 未가 음천을 귀인이 되며, 같은 식으로 일간 乙, 己는 子와 申, 丙,丁은 亥와 酉, 辛은 午와 寅, 壬, 癸는 巳와 卯가 각각 양, 음천을 귀인에 해당된다 할 수 있다. 천을 귀인은 일체의 나쁜 운을 무력화 시키는 吉神 중 吉神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천을 귀인에 해당되는 글자가 사주팔자 속 용신이나 희신이 아닌 기신이나 흉신에 해당된다면 그 천을 귀인은 힘을 잃어 재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R씨는 평생운이 좋았다. 여수에서 손꼽히는 대 선주였던 할아버지의 맏손주로 태어났고 아버지는 여수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이셨다. 지방의 유지 집안의 장손이니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자랐다. 머리도 총명하고 신체도 남보다 유독 건강하였는데 공부에는 취미가 없고 노상 싸움질에 연애질로 학창시절을 보낸다. 여러번 말썽을 일으켰지만 웬만한 경찰서장 정도는 할아버지 앞에서 쩔쩔매고 그 지역 기관장이 임명되어 오거나 타지역으로 떠날 때 에는 이취이임 인사를 드리려 할아버지를 찾을 정도의 세도가여서 잘 수습이 되었다. 이러다보니 버르장머리가 점점 더 없어졌다. 시간이 흘러 대학갈 나이가 되었고 당연히 실력이 없으니 대학 갈 엄두도 못내고 있는데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이런 사람 저런 사람들을 부지런히 만나러 다니더니 보결로 모 사립 유명대에 다니게 되었다. 실력이 너무 없으니 생전해보지도 않은 운동종목이 특기생 신분이었다. 대학가서도 공부는 뒷전이요, 여자 애들과 놀러 다니는 게 일과였는데 서울에 큰 집까지 전세로 얻어 대학생 신분에 맞지 않는 호사를 누리게 된다. 


이때 부잣집 아이들끼리 모여 해외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이때 갑자기 치질이 심해져 갈 수 없게 되었다. 미리 여행경비 일체를 회비로 납부한 터여서 자신의 절친한 친구를 대신 보내게 되었는데 해외 바닷가에서 요트로 놀이를 하다 배가 뒤집혀 모두 익사하는 사고를 당하고 만다. 첫 번째 죽음의 모면이었다. 학교졸업 후 집안 어른이 운영하는 큰 건설업체에 취업을 하게 되었고 말레이시아 공사현장에 감독관으로 파견근무를 가게 되었는데 이때 무장괴한들이 침범하여 당시 숙소에 머물던 직원들을 납치하여 린치하고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당시 공안정국이 무시무시하던 시대라 언론에 제대로 보도도 되지못하고 유야무야 되어 버렸지만 유독 R씨만이 이속에서 무사했다 한다. 사건이 나기 하루 전 본사에서 급하게 긴급 심부름을 시키는 바람에 시내에 나가 있었기에 또 한번의화를 피하게 된 것이다. 


정말 天運이였다. 출장근무를 마치고 돌아와 결혼을 하고 자기 사업체(섬유업)를 차려 젊은 사장으로서 큰소리치며 승승장구하고 있을 때 그동안의 방탕생활에 대한 벌이였는지 갑자기 건강을 잃고 쓰러진다. 급성 간 경변으로 병이 너무 깊어 손을 수 없는 지경이라고 했다. 이때 R씨가 혼잣말을 한 것은 “그래! 놀기도 너무 심하게 놀았어!” 였다 한다. 얼마 남지 않은 生을 정리하고자 식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찾은 것은 구례 방면에서 올라가는 지리산 줄기였다. 이 깊은 산속에 들어가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죽고 싶었다 한다. 기고만장해서 남들을 무시하고, 순진한 계집애들 꼬셔서 몸 망가트리고 차버린 여러 여자들, 돈 많은 집 자식이라고 세상을 우습게보고 행했던 수많은 惡行의 對価 (대가)라고 생각했다. 몇날 며칠을 가만히 생각해보니 억울하지도 않았고 당연히 벌을 받아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다. 


이런 생각을 하고나서야 눈물이 비 오듯이 쏟아졌다. 억울함과 공포의 눈물이 아닌 참회의 눈물이었던 것이다. 초췌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식구들에게 보이고 싶지도 않았고 또한 이렇게 비참하게 쓸쓸히 죽어야만 될 것 같았다 한다. 이때 우연히 이산저산 옮겨 다니며 평생 양봉만 하며 살아온 한 노인을 만나게 되는데 이 노인과 자신의 삶을 비교해보니 완전 극과 극이었다 한다. 이분은 지리산 화전민의 자식으로 태어나 평생 한번도 산을 벗어나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지리산 산골 마을도 아닌 그 마을에서도 한참이나 산속깊이 들어간 곳에는 노인분의 가족들만 살고 있었는데 평생 먹어본 것은 토끼나 노루고기, 산감자, 산나물, 마을에서 약초와 바꿔온 보리와 쌀이 전부였다 한다. 항상 식량이 부족하여 조금 먹고 많이 움직여야하는 고단하고 배고픈 일생 이었지만 한 번도 아파본적은 없다했다. 


양봉 노인은 어릴 때 부모님 돌아가시고 나서 산막에서 두 형제가 살았는데 형은 전쟁통에 빨치산에 끌려가 산사람이 되었는데 죽었는지 그 후로 소식을 모른다 했다. 평생을 독신으로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살아온 양봉 할아버지의 삶과 자신의 삶을 비교해보니 너무 부끄러웠다 했다. 아무튼 R씨는 이번에도 기적적으로 살아난다. 불사신 같은 생명력이 아닐 수 없다. 양봉 할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할아버지가 먹는 그대로 따라했다 한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하는 대로 늘 버섯달인 물과 약초 달인 물을 수통에 넣고 다니며 상복을 했는데 그렇게 산속을 헤매고 다녀도 피곤한 줄 몰랐다한다. 이렇게 1년 정도를 지내고 가족 앞에 불쑥 나타났을 때 R씨의 몸은 완치돼 있었다. 애가타서 이곳저곳을 찾아 헤매던 가족들은 R씨의 실종 신고까지 했고 나중에는 죽은 것으로 인정하고 제사라도 지내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논의가 서로 간에 오고갈 때였다. 돌아온 R씨는 이때부터 인생관이 바뀌었다고 한다. 교만했던 마음도 이제는 겸손해지고 말을 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을 좋아했다. 필자와 처음 대면했을 때 필자가 이야기하는 천을 귀인에 대해 듣고는 “아하! 그래서 내가 그렇게 운 좋게 몇 번의 고비를 넘겼나보네요?” 라고 했다. 이래서 “인명은 재천이요, 인간만사 새옹지마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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