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gudowon님의 다른글 더 보기 :: 총 1136
목록 닫기목록닫기 목록 열기목록열기
문화/창작

자기분수 모르고 경거망동하는 정氏​

2021.06.14



                        자기분수 모르고 경거망동하는 정氏


 필자가 丁氏 부부를 처음 면담한 것은 이십 여 년 전쯤의 일로 기억된다. 丁氏 부부가 처음 필자와 대면했을 때 필자가 처음 느낀 인상은 두 사람이 좀 맞지 않는다는 감정이었다. 丁氏 부인은 짜리뚱(키가 작고 통통한 것)스타일 이면서 얼굴도 좀 촌스럽게 생기면서도 억세 보이는 반면 丁氏 는 얼굴이 희멀건 하면서 미남형이고 한량 스타일로 보였기 때문이다. 첫인상에 ‘마누라는 극성 스러워서 억척스럽게 일을 하며 가정을 꾸려나가는 스타일이고 남자는 옆에서 여유작작하며 그냥 되는대로 가능하면 편하게 아내 등골 빼먹으며 사는 한량스타일’로 진단했는데 두 분의 사주팔자를 풀어보니 필자가 짐작한 대로 그러했다.


 필자 왈 “丁 선생께서는 부인덕분에 사시는 것으로 보이는군요! 부인에게 잘하셔야겠습니다. 금전운도 부인이 많이 있고 丁선생께서는 아주 약하게 나옵니다. 부인 기를 세워 드리려고 하는 게 아니라 나와 있는 대로 말씀 드리는 것이니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부인께 재물 운이 크게 자리 잡고 있고 앞으로 15년간 금전의 대운이 아주 크게 들이닥치는 운이니 잘 준비하셔서 이 대운을 잡으신다면 아주 큰 부호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남편의 운이 방해만 하지 않는다면 이대로 될 수 있으나 부부는 운을 공유하기에 남편 운이 문제인데 부인의 운을 돕는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고 다만 방해만 되지 않는다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주의 하십시오” 라고 하니 丁氏 아주 기분 나쁜 표정으로 “내가 지금까지 운수사나와 이렇게 살고 있지만 제 팔자를 그런 식으로 형편없게 이야기를 하니 영 기분이 더럽네요! 혹시 잘못 보신 것 아닙니까?” 라고하며 필자를 위아래로 째린다. 필자가 이에 조금 당황하여 “오해 하지는 마십시요! 기분 나쁘라고 한 이야기는 아니니까! 다만 두 분께서 성공하시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을 이야기했을 뿐입니다. 다만 중요한 일의 결정을 할 때라던가 대외적인 대인관계 등등 부인의 말을 따르라는 겁니다. 부부 중 어떤 사람이 운이 특히 강하고 한쪽이 특히 약할 때는 강한 사람의 의견에 따라가야 한다는 겁니다” 라고 다독여 주었음에도 丁氏 부인에게 “에이! 가자!” 하고 인상을 쓰며 일어선다. 


丁氏 부부는 당시 LA의 변두리 한 귀퉁이에서 여성의류 소매점을 800스퀘어 피트도 채 안 되는 협소한 가게를 운영 중 이였다. LA 자바시장에 나와서 이런저런 옷을 몇 벌씩 떼어다 파는 영세한 수준이었다. 다행히도 丁氏 부인에게 패션 감각이 있어 물건은 즉시즉시 잘 팔리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같은 장사를 하던 이들이 보니까 丁氏 부인가게는 물건이 깔리는 즉시 즉각즉각 잘 나가는데 자신들은 물건을 해다 놓아도 몇 달 씩 빠지지 않자 丁氏 부인이 가게에 깔아놓는 물건을 눈 여겨 보게 되었고 좀 더 나아가 丁氏 부인이 다운타운에 물건 하러 간다고 하면 여럿이 쭉 쫓아다니며 丁氏 부인이 고른 스타일의 물건을 똑같이 구입 해다 자신들에 가게에도 깔아 보았는데 신기하게도 쭉쭉 잘 빠지니 丁氏 부인이 물건 하러가는 날에는 열일 제 껴놓고 강아지 새끼들 마냥 쫓아다니며 물건을 하게 되었다. 이러다보니 丁氏부인 물건 하는 날에는 수십 명이 丁氏 부인 뒤를 쫓아다니며 북새통을 떠는 진풍경이 연출되곤 했다.


이런 광경이 주변 여럿에 알려지게 되자 丁氏 부부에게 한 투자자가 다가서서 자본금을 꾸어줄 테니 가게를 좀 크게 해보자고 제안한다. 매매 실적에 따라 이자조로 떼어가는 일종의 펙토링 업체였다. 丁氏 부부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가게를 이곳저곳에 계속 확장해 나간다. 丁氏 부부가 운영하는 여러 가게에 근무하는 여러 사람들이 필자의 고객이기도 해서 필자는 그 후에도 그들을 통해 丁氏 부부의 사연을 듣게 되는데 일은 죽어라 丁氏 부인이 하고 丁氏는 가끔 회사에 나와서 대표랍시고 큰소리나 치고 돈 들고나가 유흥업소나 들락거리는 게 전부라 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丁氏 부인은 남편인 丁氏에게 찍소리 한 번 못하고 쥐죽은 듯 눌려 지내기만 한다고 했다. 


필자는 이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가여운 丁氏 부인의 모습이 생각나 안타깝기만 했다. 丁氏부인이 성격이 얌전하고 소심한 것도 아니요, 오히려 목소리도 걸걸하고 웬만한 남자보다 더 센 기를 소유한 기센 여자임에도 어찌됐는지 남편 앞에서 만은 기를 펴지 못했다. 아마도 丁氏는 부인의 천적인 듯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가게는 이곳저곳 계속 확장되어 갔고 이제는 웬만한 장사꾼 수준을 넘어 큰 사업가의 대열에 진입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필자가 예전에 예측한데로 丁氏에게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사사건건 나서서 회사 일을 엉망으로 만들기 일쑤였다. 하청 업체에 칼같이 지급하던 하청 대금도 “왜? 우리만 칼같이 하청업체에 돈을 줘야해? 미쳤어? 우리도 다른 업체처럼 몇 달씩 밀려서 주면 캐시 플로워가 좋을 텐데 뭐 하러 딱딱 즉시 지급하느냔 말이다!” 라고 하며 하청업체와 원청업체 간에 수 년 동안 쌓아왔던 신뢰를 깨트리기 시작했다. 이러다보니 丁氏 부부를 둘러싸고 있던 간신배들이 나서서 丁氏의 판단을 적극 옹호하며 알랑거리기 시작했다. “사장님 판단이 옳습니다. 그동안 너무 잘 해 주니까 하청업체 새끼들이 너무 건방져 졌습니다. 버르장머리를 이번 기회에 싹 고쳐나야 합니다. 딸랑! 딸랑! 딸랑!” (아부하는 소리) 


이래서 신의와 성실로 이어져온 거래처 상당 부분이 떨어져 나갔고 업체는 업계에서 신뢰를 잃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이구동성으로 “외향만 커지면 뭐하나? 안이 썩어 가는데... 조만간 뭔 문제가 생길 것 같다” 라고들 하였다. 이러다가 최근에 필자가 들은 소식은 이들 부부가 심각한갈등 상태에 있고 조만간 이혼하게 되리라는 소식 이였다. 그 이유는 丁氏의 여성편력 때문 이란다. 자기 주제도 모르고 까부는 丁氏가 드디어 부인의 앞길을 확실히 막기 시작한 것이다. 이래서 인간만사 새옹지마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좋아요
태그
인기 포스팅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