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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홧김에 서방질?

2021.08.26

 




                               홧김에 서방질?


 예전에 있었던 일이다. 30대 중반의 김 모여인은 중요한 결정이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필자에게 조언을 구하는 분이였다. 서울에 있는 모 여대를 졸업하고 미국에 유학중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교수가 되려는 꿈은 접었지만 성실하고 가정적인 남편과의 사이에 1남 2녀를 슬하에 두고 행복한 가정을 꾸렸기에 후회는 없었다. CPA로서 개업 중인 남편은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인데도 한국어가 매우 유창해서 외국인 손님과 한국인 손님 양쪽을 다 능숙히 핸드링 할 수 있어 항시 고객이 많았고 수입도 매우 높았다. 남편은 처음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가 되었으나 수입이 들쑥날쑥 안정치가 못해 CPA로 방향을 전환하게 된 것이다. 


작은 일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는 세심한 남편은 부인을 무척이나 사랑하고 자식들에 대한 부성애가 남달라서 무슨 때만 되면 이런저런 깜짝이벤트를 준비하여 늘 가족을 기쁘게 해주는 일등남편 일등아빠였다. 김 여인은 행복했다.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해서 이 행복이 어느 날 사라질까봐 오히려 불안하기까지 했다. 김 여인과 필자와의 인연은 첫째 아이인 아들이 태어났을 때 작명을 필자에게 부탁 하면서 부터였다. 김 여인의 어머니 친구 되시는 분이 그분들 표현대로라면 필자의 ‘열열한 팬’ 이여서 태어난 아이의 이름문제로 이런저런 고민이 있던 친구와 친구의 딸 사이의 대화를 듣고 필자를 소개 하면서였다. 필자가 김 여인을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겨우 이십대 초반의 어린나이여서 필자는 속으로 ‘애가 애를 낳았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 후에도 딸아이를 둘이나 더 낳아 작명문제와 이런저런 인생 상담 문제로 만남은 계속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김 여인이 필자를 급하게 찾았다. 와서는 아무 말 없이 최근의 운세를 봐 달라 청한다. 필자가 가만히 김 여인과 남편의 사주팔자를 뽑은 뒤 주역상 쾌를 짚으니 승지태의 운이 잡힌다. ‘고식중심 사불안정’의 운이니 ‘고심하며 인내하여야 한다. 운수가 불리하니 경거망동을 삼가라! 가정을 지키라. 괴로운 이성의 만남이 있으리라’ 라는 말로 해석되어 지기에 이들 가정에 큰 풍파수가 닥친 것으로 보였다. 필자 왈 “두 분은 전부터 제가 여러 번 상담을 했기에 잉꼬부부인 것은 진즉부터 알고 있었는데 의외로 가정에 문제가 생기는 쾌가 나오니 당혹 스럽군요. 이운은 두 마리의 호랑이가 서로를 탓하며 서로 물어뜯는 싸움을 벌이나 두 마리다 큰 상처를 입고 회복 불능에 빠지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가정의 풍파도 다른 이유가 아닌 제 3자의 끼어듦이니 삼각관계의 함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라고 하니 김여인 아무 말 없이 눈을 내리깔고 씩씩거리며 분기를 누르는 듯하다. 한참 만에 머리를 들더니 상기된 얼굴에 눈물까지 글썽이며 “선생님! 어쩜 이럴 수가 있죠? 사람이 어떻게 얼굴에 가면을 쓰고 저를 감쪽같이 속일수가 있냔 말입니다.” 라고 하더니 분에 겨워 씩씩 거리느라 말을 잊지 못한다. 사연은 이렇다. 


어느 일요일 점심 경 남편이 싸우나에 다녀온다며 외출 했는데 아마도 깜빡 잊어버리고 휴대폰을 두고 나갔다했다. 그때 마침 전화벨이 울려 자신의 핸드폰이 아닌 남편의 핸드폰 벨소리여서 남편이 핸드폰을 두고 갔음을 알았다 했다. 남편이 혹시 다른 곳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린 줄 알고 자기 자신의 전화번호를 눌러 이를 확인하는가 싶어 전화를 급히 받아보니 어떤 여자가 여보세요 하더니 여자 목소리가 들리자 우물쭈물하며 끊는 것이 아닌가! 이상한 생각이 들어 생전처음으로 남편의 핸드폰을 점검해 보려했으나 LOCK 장치가 되어있어 그리해 볼 수도 없었다 한다. 집에서 왜 LOCK 장치를 해 놓았나? 하는 의심은 더 큰 이런저런 의심을 하게 만들었다 했다. 


이후 이리저리 계속 남편을 감시한 끝에 남편이 20대 초반의 나이어린 술집 여자와 바람이 난 것을 알게 되었고 강한 추궁 끝에 자백도 받았다했다. 남편을 의심하고 추궁할 때만해도 남편이 그것이 결코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해 주기를 기대하는 일말의 희망이 있었는데 빠져나가지 못할 이런저런 정황증거 때문인지 남편이 시인을 해 버리자 펄펄 뛸 듯이 분했다 한다. 사실이 아니기를 그렇게 간절히 바라면서도 쥐를 궁지에 몰듯 이런저런 증거를 대며 남편을 추궁하는 자신이 아이러니 했다한다. 결국 모든 것이 사실로 밝혀지자 그동안 남편이 자신과 아이들에게 해왔던 모든 정성이 다 가식처럼 느껴졌다. 필자가 “남편분이 그동안 보였던 성실함이 거짓은 아닙니다. 그건 너무 심한 오해라고 봅니다. 인생에 있어 단 한 번의 실수인데 그토록 확대해석 하지는 마십시오. 


제가 보기에 남편 분 같이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분도 드물다고 봅니다. 배신감이 크시겠지만 괴로움을 참고 한번 용서해 주면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겁니다. 잘 생각해서 처신 하세요” 라고 하니 김여인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 “두고 보세요. 내가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겁니다. 나도 바람피워서 얼마나 비참하고 괴로운 심정 인지를 알게 해주고 말꺼예요!” 라는 말이다. 필자는 순간 어이가 없었다. “???” 잠시 멍했다가 필자 왈 “남편이 밖에 나갔다가 왔는데 몸에 똥을 묻히고 왔다고 ‘너만 똥 묻히냐? 나도 똥 묻힐 수 있다’ 라고 하며 내 몸에 다가도 똥을 바르겠다는 말하고 똑같은 이야기인데 똥 묻힌 남편 더럽다고 비난 하면서 자기 스스로 자기 몸에 똥을 묻혀 스스로 더럽혀 진다는 이야기인데 이게 말이 된다고 그런 말을 하나요? 똥 묻히고 난 다음에 그 냄새가 구수할까요? 쯧쯧쯧” 필자의 핀잔에 아무 말없이 앉아있는 김여인이 안쓰러웠다. 오직분하면 저런 말도 안 되는 생각까지 할까하는 마음에서였다. 결과론적으로 김여인은 남편을 용서했다. 다행히 지금까지 부부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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