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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참혹한 파란만장 人生

2021.10.01

 





                   참혹한 파란만장 人生 


 波瀾萬丈(파란만장)이란 인생사에 일어나는 아주 심한 기복과 변화로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는 뜻으로 쓰인다. 여기에다 ‘참혹한’을 덧붙일 수밖에 없는 한 사람이 있다. 이이보다 더 큰 인생의 파란을 겪은 이가 또 있을까? A씨는 57년 6월 16일 巳時에 태어난 분이다. 따라서 사주팔자는 丁酉年 丁未月 戊戌日 丁巳時가 되며 운은 역행하여 丙午 乙巳 甲辰 癸卯 壬寅 辛丑으로 흐르며 대운수는 6을 쓰는 八字이다. 戊土日柱(무토일주)가 하절기에 출생하였고 火氣(화기)가 성하여 年支(년지)에 겨우 있는 자식을 뜻하는 상관은 여러 인수인 火에 의해 심하게 파극 되어있다. 즉 자식 복이 없는 사주팔자가 되었다. 만약 이이의 팔자에 처를 뜻하는 水氣(수기)가 있어 강한 화기를 억제하고 土의 기운을 습기 있게라도 해준다면 이를 어떻게 면해볼 터인데 처를 뜻하는 水氣(수기)마저 없으니 처복 또한 없어 그야말로 적막강산 이다. 


오래전 A씨가 필자와 마주했을 때가 생각난다. 부리부리한 큰 눈에 체격이 매우 건장한 50대 남성분이 필자를 찾았다. 피부도 검은 빛이고 눈빛도 형형하여 상대를 압도하는 강한 기운이 느껴졌다. 생년월일시를 물어 사주팔자를 세워본 후 한참 들여다보다 필자 왈 “참으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사셨겠습니다. 어떻게 지금까지 견뎌 오셨는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기구한 팔자입니다. 결혼은 세 번쯤 하셨겠는데 아마도 모두 사별하거나 실패하셨을 터이고, 처복 없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두 셋 정도의 자식마저 모두 잃어버리셨을 것이라고 보여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인데 차마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팔자가 기구해 보여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난감할 지경입니다.” 라고 하니 이분 무슨 감정으로 그런지 몸을 움찔움찔 하며 부들부들 떨기까지 한다. 


순간 필자는 필자가 뭔가를 잘못보고 잘못 이야기했나 싶어 걱정이 되어 가만히 말없이 있자 한참 뒤 이분 휴~ 하고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제 팔자가 그렇게 더럽게 나옵니까? 제가 무슨 죄가 많아 이런 더러운 팔자를 타고난 거죠?” 라고 하며 시비하듯이 필자를 쳐다본다. 무언지 무척 억울한 표정이다. A씨는 안면도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은 작은 어선을 가진 선주였고 두 분 다 무척이나 부지런한 분 들이여서 집안형편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한다. 형과 누이 그리고 A씨 삼남매였는데 중학교 무렵 뭍에 나와 남매가 자취를 하며 인천에 있는 학교를 다녔다. 뭍으로 유학을 온 셈이다. 고교졸업 후 인하공대에 진학하여 졸업 후 K물산 이라는 중견기업에 다니게 된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인생이었다. 


직장 동료의 소개로 한 아가씨를 소개받아 결혼에 이른다. 시골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경리 직원으로 K물산의 거래처에 근무하던 여성이었다. 얌전하고 살림도 야무지게 하는 현모양처형의 부인이여서 무척 행복 했다한다. 그런데 첫아이를 가진 후 불행히도 임신 중독증으로 사경을 헤매다 결국 죽고 만다. 뱃속의 아이와 함께! 부인과 아이를 한 번에 잃었으니 충격도 그만큼이나 컸다. 겨우 충격을 가라앉히고 몇 년 뒤 재혼을 하게 되었다. 이번에도 부인은 매우 착하고 알뜰한 여자였다. 전문대 졸업 후 간호원으로 일하던 아가씨였다. 상처를 한 A씨 사연을 듣고 같이 슬퍼하며 울어주던 마음여린 사람이었고 A씨를 진정으로 사랑해 주었다. 슬하에 남매를 두었고 무척이나 행복했는데 잔인한 운명은 A씨를 그대로 두지 않았다. 


물놀이를 갔다가 유람선이 뒤집혀 수 십 명이 때죽음을 당했는데 부인과 두자식이 여기에 낀 것이다. ‘충주호 유람선사고’로 신문을 떠들썩하게 했던 바로 그 사고였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때 A씨가 이들과 함께 있었다는 것이다. 우왕좌왕하는 아비규한 속에 당황하여 허우적 거리다보니 A씨 혼자만 허우적대다가 빠져나온 상태였고 뒤늦게 상황을 깨달아 부인과 아이들을 구하려 다시 뛰어들려고 했으나 구조대원들의 제지에 막혀버렸다. 나중에 건져낸 퉁퉁 불은 부인과 아이들 시신을 보고 몸부림치며 절규 했으나 죽은 이들이 다시 살아올 리 없었다. A씨를 더욱 괴롭힌 것은 죄책감이었다. 부인은 그렇다 치더라도 토끼새끼같이 약한 어린것들을 버려두고 자기만 비겁하게 빠져 나왔다는 자신에 대한 경멸 때문에 죽고 싶었다고 한다. 


그때 왜 아이들을 구하려는 생각을 못했는지? 도저히 자신이 이해되지 않았고 어떻게 몸부림치며 허우적대다가 물가에 닿았는지? 조차 까맣게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법원에 공탁된 보상금조차 죄책감에 찾지 못하다가 여러 번의 독촉 끝에 겨우 받아왔다. 적은 돈은 아니었지만 A씨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어보였다. 실의에 직장도 그만두고 방황을 하다가 누이가 사는 미국에 건너오게 된다. 누이는 일찍이 LA에 사는 교포총각과 결혼하여 세탁소를 오렌지카운티에서 운영하며 살고 있었다. 미국에 와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시작한 일은 작지만 꽤 실속 있는 세차장 이였다. 사장인 자신이 굳이 세차하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잡념을 없애려 멕시칸 종업원들처럼 함께 몸을 굴렸다. 항상 머릿속에 뚜렷하게 떠오르는 남매의 얼굴을 지우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너무나 컸던 충격에 다시는 결혼 생각을 안했는데 누이가 적극적이었다. “얘! 아픈 기억은 행복으로 지울 수밖에 없단다. 아직도 새파랗게 젊은 애가 평생을 홀 애비로 살 꺼니? 그러지 말고 누나 부탁한번만 들어줘라 응?” 몇 달을 두고 누이와 매형이 설득을 해서 몇 명의 여자와 선을 보았고 한 여성이 마침 마음에 들어 재혼을 결심하게 된다. 아들하나 딸린 과부였는데 무척이나 미인이었다. 그럭저럭 무탈하게 잘 사는 듯 했는데 정말 팔자는 못 속인다고 이 과부가 A씨 세차장에서 일하는 잘생긴 젊은 멕시칸 놈(정확히는 엘살바르도)과 바람을 피다가 A씨에게 딱 걸렸다. 우여곡절 끝에 이혼을 하게 되었고 정신적 충격과 물질적 피해도 무척 컸다. “이 나라 법은 무슨 법이 이래요? 바람핀, 년 에게 재산까지 반을 주라니요? 무슨 개 같은 법이예요?” A씨의 절규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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