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gudowon님의 다른글 더 보기 :: 총 1136
목록 닫기목록닫기 목록 열기목록열기
문화/창작

이 결혼 무조건 말려야 합니다!

2021.10.12

 




                 이 결혼 무조건 말려야 합니다!


 예전에 있었던 일이다. 당시는 이해 당사자들의 충격이 컸던 관계로 그와 관련한 글을 쓰기가 어려웠지만 이제는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으니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고 여기에 소개코저 한다. 치과의사 이신 남편과 얼바인에 거주 하시던 C여사님은 미국에 이민 오신지 30여년이 넘은 올드 타이머이시다. 예전에 필자가 모 신문에 꿈과 관련된 칼럼을 연재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자신이 꾼 꿈 해몽을 부탁 하면서 필자와 인연이 되었다. 


C여사님은 서울에 있는 모여고 국어 선생님으로 재직 중 미국교포인 지금의 남편과 연이 닿아 미국으로 시집오시게 되었다. 두 분은 연애 때나 필자를 처음 만날 당시나 한결같이 신혼부부처럼 사이가 좋은 잉꼬부부였다. 슬하에 무녀독남 외아들 하나를 두고 계셨고, 그 아들 또한 총명하여 공부도 잘했고 온순 성실하여 부모 속 썩이는 일은 일체 없어 C여사님은 친구분들의 말 그대로 ‘부러울 것 없는 팔자 좋은 예편네’ 라고 주위 분들의 부러움을 받았다. 아들이 동부에 있는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했을 때 여사님의 기쁨은 하늘을 찔렀다. 대학졸업 후 의대에 진학하였고 의사 연수를 하기 시작했을 때 C 여사님은 드디어 그동안 벼르고 벼렸던 며느리감 찾기에 나서기 시작하셨다. 


이런저런 아가씨들의 생년월일을 들고서 필자를 찾아와 아드님과의 궁합을 보셨는데 어느 날 상기된 표정으로 찾아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선생님 아주 좋은 신부감 후보가 나타났습니다. 저의 대학 은사님께서 다리를 놓아 주셨는데 지금 OOO장관으로 계시는 댁 막내딸 이래요. 지들끼리 인터넷으로 몇 번 화상통화도 한 것 같은데 아들 눈치도 싫은 기색이 아닌 것 같아서 부랴부랴 선생님을 찾아뵙게 됐습니다. 잘 좀 봐 주세요!” 라고 하신 뒤 신부감인 아가씨의 생년월일시를 내민다. 신부 후보감 아가씨의 생년월일시와 아드님의 사주팔자를 상담지에 적어놓고 보니 아뿔싸! 탄식이 나왔다. 상대 아가씨의 사주팔자를 보니 사주에 상관(像官)만 많고 재(財)가 없는데다가 일지에 상관과 양인이 같이 동주하는 형국이여서 그러했다. 여자 사주팔자 속에 상관만 많고 재가 없으면 부부해로하기 어렵고, 더군다나 더 흉한 것은 일지에 상관과 양인이 같이 있으면(동주하면)그 남편이 비명횡사하기 쉽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두 사람 사주팔자 속 원진살까지 끼어있으니 궁합이 흉해도 너무 흉했다. 


잠시 망설이다 어렵게 필자 왈 “조건이 좋은 혼처이고 아드님 또한 상대아가씨에게 호감이 있는 것 같아 여사님 기분이 매우 흡족하실 터인데 좋은 기분에 재를 뿌리는 것 같아 죄송하지만 이 결혼 무조건 말려야 합니다! 제가 웬만하면 절대로 결혼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인데 이렇게 똑 부러지게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흉한 말이지만 솔직히 말씀 드리지요! 꼭 그렇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확률 상 아드님이 비명횡사 할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명리학은 통계학이니 100%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운칠기삼(運七氣參)이라는 말이 있듯이 70% 이상운이 작용하고 30%는 노력에 의해 다소의 변수가 있을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그러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안 좋다하는 것은 절대로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니 C 여사님 상기된 표정으로 눈이 화등잔 만해진 채 말까지 더듬으며 “뭐? 뭐? 뭐~라~구요? 우리~ 아~아들이 죽을 수도 있다는 마~마~말씀이세요?”


라고 하신 뒤 “아이고 가슴 떨려!” 하며 큰 한숨을 내쉬신다. 하지만 이런저런 질문을 하며 꼭 그런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럴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지 꼭 그렇게 믿을 필요는 없지 않느냐? 하시며 혼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시는 듯했다. 나중에 들은 바에 의하면 이곳 LA에 있는 다른 철학원 3곳, 한국에서 유명하다는 철학원 2군데 해서 총 5군데를 더 들리셔서 아들의 궁합을 다시 보았다 한다. 그 중 서울에 있는 유명한 철학원 운영자인 설송 선생께서는 필자와 같은 이야기를 하였고, 나머지 4군데에서는 아주 좋은 궁합이라고 진단을 해주었다고 하는데 그들이 어떤 근거로 너무도 맞지 않는 그 두 남녀의 궁합을 좋다고 진단했는지는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아무튼 C여사님은 다수결 이라는 확률에 따라 설송 선생과 필자의 진단이 잘못 되었다고 판단한 뒤 기쁜 마음으로 아들의 혼사를 치뤘다 한다. 결론적으로 말해 C여사님의 아드님은 결혼 3년을 넘기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 


필자가 이글에서 젊은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필자 자신을 잘난 체 하려고 이글을 쓰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필자 자신도 필자의 진단이 틀렸기를 내심 기도했다. 이건 하늘이 아신다. C여사님이 필자의 충고를 무시하고 아드님의 결혼을 추진 한다는 이야기를 C여사님 친구분인 R여사님을 통해서 들었을 때 ‘어디 두고 보자’ 하는 식의 나쁜 마음을 가진바 없다. 제발 나의 진단이 틀려서 두 젊은 남녀분이 행복하게 사시기를 기원하고 기도했다. 건방진 이야기 같지만 그 진단이 틀린다고 해서 필자의 명성에 금이 가거나 영업에 지장을 주는 것도 아니었다. 필자의 고객층은 그만큼 두텁기 때문이다. 또 필자의 작은 이해관계와 젊은 분의 귀중한 생명을 어찌 감히 비교할 수가 있겠는가? 


아무튼 결혼 3년이 채 되지 않은 어느 날 갑자기 몰아치는 복통에 병원을 찾았는데 처음에는 원인을 찾지 못하다 몇 번의 정밀진단 후 췌장암 판정을 받고 2달 만에 너무도 아깝게도 피지도 못하고 갔다한다. 이것이 꼭 새신부의 팔자 때문이라고 할 수도 없다. 필자에게도 딸이 있기에 감히 그 원인이 꼭 그 새신부에 있다고 함부로 말할 수도 없다. C여사님 아드님의 운명, 새신부의 운명, C여사님의 운명 등등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꼭 어느 한 가지 이유만 가지고 어떤 특별한 결과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기에 그렇다. 아무튼 피지도 못하고 꺾인 젊은이가 너무도 아까왔다. 같은 부모로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좋아요
태그
인기 포스팅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