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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혹시 巫病(무병)?

2021.10.13

 



 


                       혹시 巫病(무병)? 


 샌디에고 남쪽 국경지대에서 멕시칸 의류상들을 상대로 여성의류 도매상을 운영하시는 이사장님 내외가 심각한 표정으로 필자를 찾았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내외분이 가끔 필자를 찾아와 상담을 하고 가시곤 했지만 이렇듯 심각한 표정은 처음이었다. 막내 따님 문제였는데 UC샌디에고 에서 착실하게 공부 잘하던 아이가 요즈음 갑자기 이상한 증세를 보인다 했다. 눈에 초점이 없이 멍하게 앉아 있기도 하고 갑자기 혼자 크게 웃기도 하고 어떤 때는 울기도 한다했다. 주변 친척 누군가의 권유로 모 무당집을 찾았더니 무병(巫病)이라고 하며, 큰돈을 들여 굿을 해야 하고 무당이 되야 한다고 해서 온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고 하며 어찌하면 좋으냐고 묻는다. 


필자가 이런저런 질문을 하며 이양의 증세를 물은 즉 무병은 아닌듯했다. 무당은 신과 교통하여 신의 의사를 인간에게 전하고 인간의 의사나 소망을 신에게 고하는 영매이다. 무(巫)라는 글자를 보면 하늘(신)과 땅(사람)을 (工)연결하는 (巫)사람이라는 뜻이 숨어있다. 무당이 되는 과정은 대대로 무업을 생업(生業)으로 하는 즉, 인위적인 세습에 의해 무당이 되는 세습무와 무병이 들어(몸에 귀신이 들어) 어쩔 수 없이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당이 되는 강신무로 나눠볼 수 있다. 강신무의 경우 반드시 신병(神病)을 앓게 된다. 무병(巫病)으로도 불리는 신병이 들면 정신이상 증세가 오고 신체에도 이상 증상이 나타나 심한 고통을 겪는다. 


이리저리 용하다는 병원을 죄 찾아 다녀도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한다. 약이나 의료행위로 고쳐질 수 없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들은 이런 증세, 즉 의약적 지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신들림’현상을 ‘퍼제션 신드럼’ 이라는 병명으로 구분한다. 이런 무병의 유일한 해결책은 강신한 신을 받아 무당이 되어야만 병이 낫는다. 신병은 병은 틀림없지만 신(神)에 원인이 있는 특수한 병으로 강신무가 되자면 반드시 神病을 거쳐야 하고, 이 신병은 무당이 되어 신을 섬겨야만 치료가 된다는 데에 종교, 심리상의 문제가 따른다. 기독교인이건 불교인이건 불문하고 종교상의 갈등이 없을 수 없다. 


무속이라는 특수한 종교분야는 기독교인이나 불교인이나 쉽게 맞아들이기 어려운 섬뜩함이 있고 기독교인의 경우 더욱 그러하리라! 또 신병이 과연 신에 의한 종교적 현상인지, 아니면 신과는 관계없는 단순한 정신이상 증세인지를 구별하는 일도 쉽지 않다. 신병의 증세는 지역과 개인에 따라 다양한 증세로 나타나는바 보통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 그 시작은 까닭 없이 시름시름 앓다가 시작된다. 식성이 갑자기 변하여 어류나 육류를 전혀 먹지 못하고 밥도 먹지 못해 편식증이 생기고 냉수만 마시기도 한다. 몸이 말라 허약해지고 사지가 쑤시거나 뒤틀리는 유형도 있고, 한쪽 골(편두통)이나 한쪽 가슴, 한쪽어깨, 한쪽 팔이 아픈 편통증이 오기도 한다. 


혈변을 장기간 계속보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어깨가 누르듯이 무거워지는 등의 신체 이상증세를 보인다.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해 보아도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함은 물론이다. 정신 상태는 마음이 늘 들떠있고 안정되지 못하고, 꿈을 많이 꾸며 꿈속에서 신과 접촉하는 일이 자주 생기며 꿈의 횟수가 많아져 나중에는 꿈과 생시를 잘 구별 못하는 흐리멍텅한 상태가 되고 생시에도 환상, 환청, 환각을 보거나 듣거나 느끼게 된다. 이상태가 계속되면 미쳐서 들판과 산, 이곳저곳 동네를 떠돌게 된다. 이병은 장기적인 병이며 평균 8년 정도이고, 긴 경우 30년 까지도 계속된다. 신병이 확실한 경우 의약치료는 거의 불가능하며 의약치료가 증세를 오히려 더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에 대한 치료로는 영적인 고도의 능력을 지닌 종교인(퇴마의 성령을 지닌 신부님이나 귀신퇴치의 은사, 성령을 받은 목사님이나 기독교인, 높은 경지에 이른 스님, 기 치료의 일정수준에 도달한 도인)이 행하는 퇴마의식이나 안수기도, 제령의식 등을 통해 제거되기도 하나 이런 의식과정 중 환자가 부작용으로 병이 심화되거나 사망하기도 한다. 


아무튼 필자가 이사장님 따님의 증세를 이리저리 살펴보니 다행히도 무병은 아니라 판단되었다. 최근에 어떤 충격으로 인한 일시적 정신이상 증세라 판단했는데 이유는 이사장님 따님의 최근운세를 짚어보니 ‘사지림’의 쾌가 나왔기 때문이다. ‘사람의 배신으로 인해 한번쯤 놀라서 앓아 눕는다’ 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놀랍게도 그 해의 운에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식신상관(자식운) 운이 드니 아마도 남자와 어떤 문제(배신)가 생겨 상심하고 임신 문제까지 겹쳐 충격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를 대놓고 이야기하기 뭣해서 “따님이 최근에 이성문제로 고민한 적이 없나요?” 라고 물으니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워낙 내성적인 성격 이어서 도통 말이 없는 아이라고 한다. 


무병은 확실히 아니라는 말로 두 분을 안심시키고 돌려보냈는데 나중에 들으니 역시나 “생전 처음 사귄 남자친구 에게 상처를 받은데다가 임신 문제까지 겹쳐서 아이가 잠시 정신이 나갔던 것 같아요! 너무 충격이 컸었나 봐요. 아이고~ 불쌍한 것!” 이사장님 부인께서 울먹이며 전화로 전해준 소식이었다. 다행히 이양은 그 후 회복되어 무사히 학교 졸업 후 모 카운티 공무원이 되었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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