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친구 따라 강남 간 나 질투 여사

2021.12.20




                 친구 따라 강남 간 나 질투 여사   


 나 질투 여사님(가명‧55세)은 필자를 처음 만날 당시 미국에 이민 오신지 몇 년 안되는 분이셨다. 한국에서 은행원으로 안정되게 근무하던 남편을 닦달하여 그 좋은 직장도 때려 치게하고, 미국에 이민 오게 된 것은 늘 라이벌 관계에 있던 친구에 대한 질투심 때문이었다. 나질투 여사의 여고동창인 최고녀 여사는 학교 다닐때나 사회에 진출해서도 늘 가깝게 지내던 친구였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제일 가까운 사이이면서도 서로를 늘 시기하고 질투하는 라이벌 관계였다. 여고시절 같은 반에서 늘 1.2등을 다투다보니 생긴 라이벌 의식이 사회에 나와서도 지속되었다. 


두 분 다 얼굴도 이쁘고 공부도 잘해서 주위친구나 남학생들 에게도 인기가 있었고 선생님들의 귀여움도 독차지 했는바 여기서 경쟁의식이 싹튼 것이다. 최고녀 여사가 당시 엄청 인기있던 증권회사 다니는 청년을 배우자로 맞이하자 주변 친구들 모두가 부러워 했는데 나질투 여사님만 난리가 났다. 배가 아파서였다. 친구 최고녀 여사의 신랑감이 전도양양한 증권회사에 근무하는 엘리트에다가 인물까지 좋아 주위 친구들 모두가 부러워하며 칭찬하자 시기심에 미칠 지경이었다. 해서 그때까지 사귀던 작은 중소기업에 근무 중이던 착하기 만한 무능한군(가명 동갑내기)을 차버리고 드디어 다리를 놓고 놓아 은행에 근무하던 지금의 남편인 나 순진군을 꼬시는데 성공했다. 


억하심정으로 결혼식도 서둘러 라이벌 최고녀 여사의 결혼날짜에 맞춰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식장을 예약했다. 덕분에 친구들만 이곳저곳 택시타고 후다닥 참석하느라 애를 쓰고 말았다. 최고녀 여사가 당시에는 조금 흔치않던 아이들 조기유학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자 나질투 여사는 초조했다. 자기 아이들이 최고녀 여사 아이들에게 뒤처지게 되는 것 같아 안달이 난 것이다. 그리하여 성실하기만한 남편 나순진씨를 몇 년간이나 들볶아 미국 이민 길에 오르게 된다. 무작정 방문비자로 무대뽀로 들어온지라 이사람 저사람의 충고를 들은 끝에 E2 비자로 신분변경을 하기로 결심하고 서둘러 이런저런 사업체를 알아보기에 이른다. 라이벌인 최고녀 여사의 남편은 일이 잘 풀려 모기업체의 주재원 신분을 얻어 어렵지 않게 신분문제가 해결되었으나 불타는 질투심에 아무 계획없이 무대뽀로 건너온 나질투 여사는 체류신분해결을 위해 어떤 장사든 시작해야만 했기에 마음이 급했다. 


이때 미국에 먼저 정착한 최고녀 여사의 소개로 나질투 여사가 필자를 찾아 상담을 하게 되었다. 이런 비즈니스 저런 비즈니스에 대해 묻곤 했는데, 한국에서 막 건너와 사업체를 서둘러 찾는 신출내기라고 우습게보고 그랬는지 터무니없는 물건들이 많았다. 말도 안 되는 비싼 가격을 제시하는가 하면 터무니없는 매상이 오른다고 속이는 물건들이 대다수 여서 이런저런 충고를 해주다 생전 안하던 실수를 하고 말았다. 필자의 오랜 손님으로 리커스토아를 운영하시는 60대 중반의 정직한 여사님(66세 가명)이 계셨는데 15년 정도 운영하던 가게를 처분하고 리타이어 하려던 참이었다. 가게도 비교적 운영이 안정적 이었고 가격도 양심껏 받으려 하시던 참이었다. “우선 가격보다도 이 가게를 계속 잘 운영해줄 사람을 찾고 있어요!” 오래 운영해 온 가게라 돈보다도 계속 잘 유지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강했던 것이다. 


안타까운 마음에 이 정직한 여사님을 나질투 여사님에게 소개 해주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 것이다. 좋은 일이던 나쁜 일이던 상담 외에는 어떤 일에도 개입 안한다는 원칙을 깨고 만 것이다. 두 분을 소개해 드리며 필자 왈 “정직한 여사님은 제가 오랫동안 알고 있던 고객분 이셔서 그 성품을 제가 잘 알고, 여기 나여사님은 이제 막 미국에 건너와 사업체를 찾고 있는데 이곳사정이 서툴러 실수로 적당치 않은 사업체를 잡는 실수를 할 가능성이 있어 두 분을 소개해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에 두 분을 소개해 드리는 겁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저는 두 분 어느 분에게서도 단돈 1불짜리 한 장 받은바 없고 거래가 성사되어도 그럴 겁니다. 제 말은 제 역할이 소개해 드리는 여기까지니까 나머지 문제는 두 분이 잘 협의하고 살펴보셔서 결정 하시라는 말입니다.” 라고 하며 필자의 책임소재를 명확히 했다. 


옛적에 짝을 찾고 있던 남녀를 좋은 마음으로 아무 이해관계 없이 소개했는데, 나중에 남자분이 여자분 에게 돈 꿔가고 없어졌다고 돈을 떼인 여자분이 필자를 찾아와 돈 내놓으라고 악을 쓴 일이 있기에 조심 스러워서 한 말이었다. 그런 곤혹을 겪은 뒤 그 이후에는 좋은 일이던 나쁜 일이던 고객들 사이에 어떤 개입도 안하겠다는 원칙을 지켜오던 터였다. 아무튼 정여사님과 나여사님 사이에 이야기가 잘 되었던지 나여사님이 정여사님의 가게를 인수하기에 이르렀는바 아무튼 서로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잘된 일이라고 흐뭇하게 생각했었다. 헌데 몇 달이 지난 뒤 정여사님의 방문을 받았다. 매우 조심스럽게 주저하시다 하시는 말씀이 “선생님 소개도 있고 해서 나여사에게 가격도 많이 깎아주고 돈이 부족하다고 해서 10만불 정도를 오너캐리로 해서 받기로 하는 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잘 대해줬는데, 이 여편네가 (갑자기 여사에게 여편네로 바뀐다)가게를 인수하고 난 뒤 이것저것 트집을 잡으며 컴프레인을 하더니 얼마씩 매달 주기로 한 오너캐리를 주지 않는 겁니다. 


제가 매상을 속였다나? 뭐라나? 지가 장사 경험이 없어 매상을 떨어트린 것을 가지고 제가 속였다고 주장을 하며 생트집을 잡고 내 돈을 떼먹으려는 겁니다. 선생님! 저를 오랜 시간 겪어 아시겠지만 제가 누굴 속일 사람입니까? 세상에 기가 막하고 억울해서 눈물이 다 납니다!” 라고 하며 눈물을 글썽이신다. 참으로 난감한 일이였다. 순간 아차! 하는 생각이 들면서 곤혹스러웠다. 정직한 여사님이 처음 가게를 인도해 주면서 나질투 여사에게 이것저것 코치를 해 주었는데 고집 센 나질투 여사가 말을 잘 듣지 않았다 한다. 영어가 잘 안되니 영어 잘하고 오래 근무해서 가게 사정에 훤한 매니저를 계속 쓰는 게 좋겠다고 했는데도 “뭐 하러 그 비싼 인건비를 주고 메니저를 씁니까? 그 사람 월급 반만 주어도 일하겠다는 사람이 천진데? 제가 누구에게 들으니 메니저 그 사람이 정여사님 먼 친척이라던데 그래서 그런 말씀하시는거 아녜요?” 라고 하며 사람을 의심하며 지고집대로만 하더니 이제 와서 생트집을 잡는다는 거였다. 후에 나질투 여사도 와서는 은근히 가게를 소개해준 필자를 한참이나 원망하고 갔다. 이래서 어떤 일에도 개입하지 않아야 하는데 필자의 실수를 스스로 자책하고 또 자책했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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