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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역술인의 길

2022.02.17

 




                    역술인의 길 

 

                 이 글은 필자가 오래전에 쓴 글이다.


 필자는 오랜 세월 역학(易學)을 공부해온 학생이다. 수 십 년의 공부과정 속에도 아직 대가의 성취를 이루지 못했으니 학생임에 틀림없다. 필자는 역학인이며 또한 역술인이기도 하다. 易學은 易을 학문적 개념에서 공부하고 깨닫는 학문이고, 역술은 이 역학의 한 부분인 산명(算命) 즉 인간의 운명을 예측해 내는 기술적 측면을 개발‧발전시켜 이 기법을 사용하여 상담을 통해 호구지책을 삼는 행위이다. 이렇듯 엄연한 구분이 있지만 작금에 이르러서는 이런 구분이 별 의미가 없어졌다. 필자의 스승님처럼 평생 역학만을 연구하시면서 생업에는 나서지 않고 제자만을 훈육 하시다가 돌아가신 역학자가 있고, 처음부터 운명을 감정하는 기법만을 집중수련 연구하여 생업이나 축재에 적극 나서는 역술인이 있으나 순수한 역학자는 지금은 보기 드물다. 


易學의 한 분야로서 명리학은 사람의 운명에 대해 집중 연구한 학문이면서 역술의 대표적 기법이다. 필자가 많은 이들을 만나 상담을 하다보면 역술에 큰 관심을 갖고 이 공부를 해보고 싶어 하는 분들을 가끔 만나게 된다. 이분들 중에는 필자처럼 이 공부를 한 뒤 상담 업에 직접 나서보려는 의욕을 지닌 분도 가끔 있었다. 역학은 누구나 공부할 수 있고 수신제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에 적극 권하며 공부를 시작하는 방향 등에 대해 적극조언을 드리고 있다. 허나 이를 생업으로 하는 역술인이 되고 저 하는 분들에게는 함부로 권하지 않는다. 이를 생업으로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최소 3년 정도의 혼자 하는 공부가 필요하고 이 과정을 무사히 해내면 스승을 정해 3년 정도의 집중사사를 받아야 한다. 그 뒤 공부가 어느 정도 진척된 것이 스승에게 인정받는다면 이때부터 임상에 나서 3년 정도 실전감각을 익혀야 한다. 


자신이 지금까지 공부한 이론과 실제의 케이스를 비교 검토하는 이른바 이론과 실전의 접목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나서 홀로 조용한 곳에 들어앉아 1년 정도 이를 총정리하며 지금까지 공부하고 경험한 것들을 자기 스타일대로 맞추어 자기 자신만의 특별한 운명감정 방식을 완성하여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된 역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깊은 숙련 없이 자신의 잔재주만을 믿고 역술 계에 뛰어들면 사기꾼 되기 십상이다. 사람의 운명을 상담한다는 것은 천기(天氣)를 다루는 일이다. 따라서 이 일에 종사하는 이는 평균적인 도덕률을 지닌 일반인보다 더 엄격한 도덕률이 필요하다. 이런 일을 하는 자가 사기(詐氣)를 품는다면 그 폐혜는 엄청나며 자신스스로 또한 천벌(天罰)을 면치 못하게 된다. 


어떤 이의 운명상담을 몇 번 해주고 그 상담내용이 적중하였을 때 상담을 받은 그이는 그 이후부터 역술인의 말은 ‘팥으로 메주를 쑨 다’ 해도 믿게 된다. 이때 나쁜 마음을 먹고 그이의 재물을 뺏거나 다른 못된 짓을 시키는 일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도사님 또는 선생님의 말씀은 무조건 진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는 보통사람 뿐만 아니라 재벌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SK그룹의 고문이었던 김원홍은 고교졸업 후 증권회사에 입사하여 일하다가 역술인으로 변신한 사람이다. 1961년 경주에서 출생하였고 어릴 때부터 머리가 매우 비상하여 ‘신동’소리를 들었다한다. 특히 숫자에 뛰어나 수학을 특히 잘했다 한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신동’이라는 사람이 대학진학을 실패하고 증권회사에 들어가 증권 일을 하다 보니 주식동향예측에 필요한 역학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시작한다. 그러다가 회사를 때려치우고 강남에 철학원을 차리고 역술 업에 나선다. 


‘증권회사 출신 역술인’으로 주로 증권투자와 관련된 고객을 위주로 상담하였고, 뛰어난 적중력 과 실력이 소문나 SK그룹선대 회장인 고 최종현 회장과 인연을 맺게 되고, 아들인 최태원 회장과 동생 최재원 부회장 형제와도 연이 닿는다. 김원홍씨는 뛰어난 선물투자(先物投資)예측실력으로 최회장 형제들에게 큰 이득을 보게 해 주었고 최회장 형제는 김씨를 철썩 같이 믿게 된다. 그리고는 6000억 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 명목으로 사취 당한다. ‘SK비자금 조성사건’은 이렇게 터지게 되고 회장 형제는 구속되었다. 김씨 역시 대만으로 도망가 버티다가 체포되어 압송되고 만다. 


이와는 규모가 다르지만 이와 비슷한 사건이 최근에 또 하나 터졌다. 은행에서 근무하다 회계부정 사건에 연류 되어 감옥을 다녀온 (2000년 초 당시 40이 채 안된) 이 지승이라는 젊은이가 역학계에 큰 바람을 불고 온다. 자신을 서강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외국계 금융회사에 근무하다 역학계에 뛰어들었다고 선전하며, 역학에 대한 구 이론은 다 쓸모없는 잡것이고 자신이 연구개발한 신 이론이 참 이론이라며 5000년 역사의 역학이론을 송두리째 거부하며 잘났다고 까 불기 시작했다. 자신의 호를 ‘이수’라고 짓고 ‘이수 명리학’이라는 제하에 명리학에 대한 자신의 논리를 담은 책을 여러권 출간하며 이름을 날렸다. TV방송에도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어 역학계에서 갑자기 아주~아주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 


2003년경 오랜 세월 역학을 공부한 K박사가 필자에게 “이수라고 아시우? 아주 요즘 대단하다고 하던데 소식 못들었수?” 해서 처음 이수라는 이름을 들었다. 책벌레인 필자가 이 소리를 듣고 가만 있을리 없다. LA 여러 책방을 뒤져 이수의 책을 드디어 찾아내서 보았다. 나름 꽤나 신이론 이라고 서술해 놓았는데 화려한 미사여구만 늘어놓았을 뿐 실상이 없었다. 필자의 경우 아주 나이 어린 사람이라도 실력자를 보면 스승으로 모시고 싶은 이다. 하지만 이 친구는 영~ 아니다 싶었다. 이렇게 나대다가는 사고치기 십상이지! 싶었다. 그러다 얼마 전 소식을 들으니 구속 되었단다. 자기 손님이나 제자들에게 좋은 곳에 투자하면 돈을 크게 불려 주겠다고 하며 10억을 꿀꺽 했다한다. 역시 잔챙이다. 10억이 뭐냐? 10억이! 김원홍이는 6000억인데! 운명상담을 하다보면 자신을 철썩 같이 믿는 단골손님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손님들은 역술인의 말 한마디에 좌지우지되기 쉽다. 이때 사(詐)한 기(氣)가 들어오면 다 죽는다. 손님도 크게 다치기 쉽지만 정작 자기 자신이 천벌을 받게 된다! 이래서 역술의 길은 어렵다. 매일매일 자신을 바르게 단련해야하기 때문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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