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변해버린 아이
몇 년 전의 일이다. 40대 초반의 아주머니가 필자와 상담한 일이 있다. 아들의 사주를 보러 왔다 하며 생년월일을 내민다. 사주를 살펴보니 토신강 사주에 금성이 자신을 나타내는 계수와 강한 토기를 토생금 금생수의 관계로 생조해 주는 통관성 사주여서 사주팔자의 모양이 매우 견실해 보였다. 머리가 똑똑하고 자기 중심이 강하여 남에게 지기 싫어하며 보스의 기질이 강한 아이임을 알 수 있다. 사주를 보아하니 의사나 약사 등 의약 계통으로 진출하게 될 것이며 사주의 격국상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운이다. 문제는 올해 막 기신 대운기에 접어 들었다는 점인데 흉한 운이 학령기 중요한 시점에 들어왔으니 이게 문제이다.
필자 왈 "사주가 견실하여 의사나 약사 등 의학계통의 전문직 직업을 갖게 될 아이 이고 머리도 우수합니다. 다만 올해부터가 이 아이에게 좋지 않은 운이 들어오니 특히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는 등 평소에 보이지 않던 좋지 못한 행동을 하게 될 것이고 부모님 에게도 심하게 반항하게 될 것입니다. 이 아이가 맞이하는 인생의 첫 시련기라 보시면 됩니다. 학업은 중단될 것이나 너무 실망하지 마십시요. 2~3년 뒤에는 다시 학업이 이어지게 되고 악운은 극복 되리라 판단 됩니다. 다만 내년 운세에 심한 관제구설수가 들어오니 한 1년 어디 멀리 다녀오게 하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현재의 환경에서 떼어 놓아야 화를 면하게 됩니다.” 라는 말로 상담을 시작 하였다.
이 아이는 부모가 모두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집의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머리가 좋아 학업 성적은 항상 최상위권을 유지했고 대부분의 2세들이 한국말이 어눌 하거나 아예 못하는 것과는 달리 너무도 정확히 한국어를 구사해서 처음보는 사람들은 이 아이가 한국어로 말하는 것을 보면 2세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한국 에서 온지 얼마 안 된 것으로 착각 하곤했다. 이 또한 부모의 자랑거리 중 하나 였다. 외국 아이들에 비해 체격도 뒤지지 않고 더 건장하다 할 정도이고 운동 실력도 뛰어나 학교의 풋볼 대표선수가 되어 활동하는 등 팔방미인 격으로 모든 면에서 뛰어난 아이였다. 전체 학생회장이 되어 한인신문에 소개된 적도 있을 정도로 부모의 자랑이자 기쁨 이었다.
이러던 아이가 올해 초부터 갑자기 말수가 줄어들고 부모와의 대화도 기피하는 눈치였다. 동부의 유명대학 입학은 따논 당상이라 할 정도의 우수한 아이 였기에 부모님들은 사춘기의 일시적 현상 이려니 하고 크게 걱정을 안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게 아니었다. 작은 문제에도 크게 화를 내고 부모에게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영어로 욕도 하는것에 처음에는 크게 놀라서 야단도 쳐보고 달래도 보며 대화를 시도해 보았지만 막무가 내로 대화를 기피하는 것이었다. 혹시 이성 문제로 상처를받은 것이 아닌가하여 친구들을 몰래 만나 탐문도 해보았지만 그런 문제도 아니었다.
결국 천신만고 끝에 알아낸 것은 놀랍게도 약물 문제였다. 최우수 정상의 자리를 지켜야 하는 중압감에 시달리던 이 아이는 그 돌파구로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었고 모범생이 지금까지 상상해 보지도, 경험해 보지도 않은 타락된 쾌락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지나친 부모의 기대감에 부응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지나치게 타인에게 자신을 자랑하고 자신을 신뢰하는 부모의 마음이 역으로 이 아이에게는 과중한 짐으로 작동 했던 것이고 운이 악운기에 들어서자 이런 형태로 표출된 것이다.
필자의 말에 매우 당황하는 아이의 어머니를 진정시킨 후 필자가 "인생을 살아 보셔서 아시겠지만 인생에 있어 2~3년 빠르고 늦는 것이 별의미가 없습니다. 지금 시급한 것은 아이를 수렁에서 건져내는 일입니다. 혹시 타주나 한국에 친척이 계신다면 그리로 아이를 보내서 자신이 하고싶은 취미나 공부를 하면서 중압감에서 벗어나게 해주어야 하며 그것이 나쁜 친구들과 떼어 놀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악운기를 슬기롭게 벗어날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내년의 관제 구설수는 매우 우려되니 서두르시는게 좋을 겁니다.” 라고 하니 당장 닥쳐야 할 변화를 어떻게 대처해 갈지 몰라 혼돈스런 표정을 짓는다.
사람이 일생을 살다 보면 극히 조심해야 할 기신 (忌神) 운을 만나게도 된다. 이럴 때 매우 조심하고 은인자중하여 엎드려있지 않고 평상시 처럼 행동하거나 위험한 언행을 할 경우 극히 위험한 처지에 빠질 수 있다. 특히 정부의 재제나 억압을 당할 수 있는 관제 구설수는 극히 조심 하여야 하는데 이때 다행히 아주 약하게 지나는 경우 스피드티켓을 띤다거나 사업자의 경우 감독 당국으로부터 영업상 지적을 받아 티켓이나 영업정지 등을 당하는 것으로 지나칠 수도 있으나 심한 경우 재판을 받고 감옥에 갇힌다거나 추방 등의 심각한 상태 까지도 들이닥칠 수 있기에 극히 조심 하여야 한다. 아무튼 다행스럽게도 이 아이의 경우 아이의 어머니가 필자의 충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적절한 조치를 함으로 그 화를 피해갈 수 있었다는 것을 한참 시간이 흐른 뒤 이 아주머니가 필자를 재차 방문해 주었을 때 알 수 있어 다행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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