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복에 만족하고 감투까지 쓰려하지 마라!
오래전 연초에 40대 중반 쯤으로 보이는 한 남성분이 필자의 사무실을 찾았다. 자신은 이곳 LA에 사는 사람이 아니고 업무차 잠시 다녀가는 사람인데 이곳에 살고 있는 누이가 꼭 한번 가보라고 필자를 소개하여 들리게 되었다고 하며 자신의 사주팔자를 보고 싶다고 한다. 생년월일시를 받아보니 임인년 정미월 기사일 을해시에 태어났고, 운의 흐름은 순행하여 무신, 기유, 경술, 신해, 임자, 계축, 갑인으로 흐른다. 미월에 기토일주여서 득령하였고 사화와 미토의 화방과 정화가 생신하고 있어 신강사주가 되었다. 목이 용신이고 수가 희신이다. 금은 용신을 극하니 병신이고 토는 병신을 도우니 기신이다. 운로를 살펴보니 초년기 신유술 금방의 운은 기신과 병신의 운이나 사주에 다행히도 수가 있어 토생금 금생수로 소통시키고 있다. 그리고 소통시킨 수는 재성으로서 부친성이고 그 부친성 인수가 나무이자 초목인 목을 수생목으로 생조하고 있고 수는 희신이어서 그의 아버지가 농사를 지었지만 매우 부농이었음을 알 수 있다. 모친성인 인성이 사화와 정화 둘로 나뉘어져 있고, 정화는 미토를 화생토로 낳았고, 사화는 기토를 화생토로 낳았으니 두 어머니에 이복형제가 있다는 형상이다.
필자가 대충 이 사주를 훑어본 바로는 편인이 월주에 먼저 있고, 정인은 월주보다 나중에 있으니 이 사람의 모친이 후처에 해당됨을 알 수 있다.
필자 왈 "아버지가 두 여자를 거느렸고 선생은 후처의 몸에서 태어난 소생으로 보입니다. 아버지는 부농이셨겠고 재산도 꽤 모으신 것으로 보입니다. 선생의 사주로 보아 사주에 재성인 해수가 힘을 받아 관성인 을목을 생조하여 명관과 마격이 되었으니 지금 현재 괜찮은 직장을 잘 다니고 계실 것이고, 해수는 재물성이자 여자성이니 결혼과 동시에 재물이 풀리는 것으로 나오는 것으로 보아 돈 많은 집 딸에게 장가들어 처갓집 덕에 재물도 많이 들어온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운의 흐름을 보니 큰 변동을 시도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 시기가 참 좋지 못하군요." 라고 하니 “아니 세상에 어떻게 그런 것까지 사주에 나온단 말입니까, 정말로 신기하군요!” 라고 한 뒤 놀란 표정을 짓는다.
이분은 경기도 연천 사람이다. 사주에서 본대로 그 일대 손꼽히는 지주의 아들로 태어났고 유복한 어린시절을 보내게 된다. 당시에는 어려서 잘 몰랐는데 사람들이 "김부자 작은댁아이" 라며 자신을 보며 쑤군거리던 아낙들의 이야기를 이해하게 된 것은 중학교 들어가고 나서였다. 아버지는 한 달에 몇 번 정도 집에 들려 주무시고 가시는 것 외에는 통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그 자신이 첩의자식 이라는 컴플렉스 를 느끼게 된 것은 고등학교에 진학 하면서 부터였다. 이때부터 그러한 열등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부에 매진 하였고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졸업 후 일류기업에 취직이 되어 전도양양한 청년이 되었다. 아버지의 친구분이 마침 서울에서 건설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아들이 없고 무남독녀 외동딸 하나를 애지중지 키워 왔는데 친구 아들인 이분을 자식처럼 여기고 사랑해 주더니 자신의 딸과 인연을 맺어 주었다.
아내는 마음씨도 곱고 용모도 단정하며 부잣집 외동딸 들에게 흔히 볼 수 있는 교만함도 전혀없이 겸손 하였다. 현모양처 얻고 덤으로 재산까지 물려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모든 일이 술술 풀려가자 이 양반이 슬슬 다른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경제적 기반을 바탕으로 정치쪽으로 나아가 보아야겠다는 욕심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부인이 적극 반대하자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래저래 업무핑계도 있고 해서 자신의 누이가 살고 있던 LA에 다니러 왔다가 누이와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필자의 이야기가 나왔고 그런 연유로 필자와 만나게 된 것이었다.
필자가 이분이 하고자 하는 정치가 이분 운로에서 어떻게 작동을 할까 살펴보니 이 사주는 목수가 용신이자 희신이다. 정치에 입문 하려면 갑자 또는 을해와 같은 목수로 배치된 운로를 만나거나 임인이나 계묘 같은 수목으로 배치된 운행을 만났어야 한다. 그래야 용신과 희신이 동시에 득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분의 운의 흐름 속에는 그렇게 배치된 운로는 보이지 않고 재성운이 해자축 수방으로 달리고 있다. 차라리 사업에 열중하여 기업을 크게 이루는 것이 정도이지 정치라는 외도를 하였다가는 크게 패가망신할 수 있는 위험한 운이었다.
필자 왈 "정치쪽은 깨끗이 포기하십시요. 선생님은 관운이나 명예운은 없고 재운만 강한 분입니다. 엉뚱한 욕심은 선생님의 재운 마저도 꺾어 버립니다. 명심하십시요. 정치는 무리입니다." 라고 강하게 충고해 주었다. 이후 이분이 필자의 조언대로 따라 주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래 주었기를 빌어본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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