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꾀에 자기가 빠진 남자
가을비가 을씨년스럽게 내리던 어느날 저녁무렵 50대중반의 덩치가 크고 얼굴이 다소 우악스러워 보이는 한 남성분이 필자의 연구실을 찾았다. 자신은 필자가 잘알고 지내던 모인사의 처남 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뒤 누이에게 필자의 이야기를 듣고 찾게 되었다 한다. 이분의 생년월일시를 물어 사주기둥을 세워보니 초년에는 재복이 아주 좋았으나 중년및 말년에 빈한 해지는 사주의 구성을 보였다. 즉 이분의 사주구성을 보니 년월주에 이분에게 길신인 화성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으나 일주및 시주에 기신이 자리잡고 있었고 대운이 초년에는 매우 양호하나 중년및 말년이 기신 운으로 계속 진행되고 있기에 이러한 판단을 하게 된것이다.
부모덕을 뜻하는 인성이 희신이며 자기자리에 제대로 자리잡았고 희신이니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움없이 자랐겠으나 통명성 사주가 되지 못하니 학업에는 별반 소질을 발휘하지 못하니 변변치 못한 대학정도 겨우 졸업했을 것이라 판단 되었다. 언변을 뜻하는 화가 길신이요, 운의 여러 정황상 언변을 중시하는 직업에 종사 했었겠고 목재 또는 농산물 유통쪽의 직업에서 초년에 큰돈을 벌었던 분임도 알수있다. 허나 사십중반에 들어오는 기신인 수의 운이 매우 강하니 이때부터 고난의 시절이 시작 되었음도 알수있다.
필자왈, "부유한 부모님덕에 어려움없이 자라셨겠고 인생 초년에 매우 승승장구하여 큰돈을 만지셨겠습니다. 그런데 45세무렵 부터 악운기이고 이시점에 수옥살까지 들었으니 감옥에까지 갇힐수 있는 아주흉한 풍파를 겪으셨겠습니다." 라고하니 "선생님 그럽습니다." 라고 짧게 대답하고 아무말이 없다. 이분의 사주를 보니 재성이 간합되고 도화와 동주하고 있어 이분의 아내가 외정을 두고 배신하는 운이였고 악운이 시작되는 세운의 흐름에 재성이 간합되니 이분이 고초를 겪을때 이분의 아내가 이 분을 배신 하고 떠났으리라 판단되었다.
"어려운 시기에 부부가 합심해서 악운을 극복해야 하는데 선생님 부인께서는 이때 외정을 두고 선생님을 배신 하셨을 것으로 보여 지는데 매우 힘드셨겠습니다." 하니 그제서야 필자를 똑바로 쳐다 보더니 얼굴이 상기되며 하는말이, "어휴! 모든 것이 선생님 말씀대로 입니다. 믿었던 제가 미친놈이죠" 한뒤 신세타령을 시작한다. 필자의 감정대로 이분은 어려서 유복한 부모밑에서 어려움없이 자랐다. 공부에는 특별한 자질이 없었으나 리더쉽이 있었고 수완이 좋아서 모든 일에 적극적인 호남형의 성격을 보였다. 그럭저럭 이름없는 지방의 모대학을 졸업한뒤 해병대에 자원하여 군복무를 마친뒤 하는일없이 몇년 빈둥대는 것을 당시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야채 도매를 하던 삼촌이 이분을 데려다 장사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공부는 못했어도 어려서부터 수완이 좋았고 어떤 사람과도 쉽게 친해지는 털털한 성격탓에 일에 잘 적응해 나갔고 몇년뒤에는 독립하여 자신의 가게도 장만하게 되었다.
물론 부모님의 지원이 있었지만 어엿한 사장님이 된것이다. 대학까지 나온놈이 시장 바닥에서 야채나 주물럭 거린다고 비아냥 대는 이들도 있었으나 이는 이시장 바닥 생리를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였다. 오고가는 돈의 규모가 막대했고 웬만한 봉급쟁이 1년치 봉급을 매달 버는 꼴이어서 돈버는 재미에 푹 빠졌고 규모를 늘려 고급 중매상으로 진출 하고서는 웬만한 중소기업 규모를 능가하는 재력을 지니게 되었다. 가정생활도 원만 하였고 승승장구하며 인생의 낙을 누리는 꽃피는 시절이 10년이상 지속 되었고 서울에서 농산물 업계를 주름잡을 정도여서 이 분야에서 그의 이름만 대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농산물 업계의 대부로 성장 하였다. 이러던 그에게 사십중반에 들어서면서 부터 악운이 시작된다. 이상하리만치 손대는 품목마다 변수가 발생하여 크게 손실을 보았고 남들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날 그날 돌아오는 수표를 막기에 숨찬 지경에 이른다.
고심하던 그는 어차피 망할 사업인데 크게 한탕을 하고 농산물 업계를 떠나겠다는 검은 꾀를 내기에 이른다. 우선 먼저 부인과 서류상 이혼을 하였고 그동안의 신용도를 내세워 은행과 사채까지 손을 벌려 어마어마한 큰 거액을 챙겼고 당좌수표 어음까지 주변 상인들에게 할인하여 철저히 챙길돈은 다 챙겨서 땡겨 놓았고 드디어 부도를 냈다. 이미 각오하였으니 당연한 수순으로 담담히 부정수표 단속법 위반으로 감옥 생활을 시작한다. 어차피 몇년의 준비끝에 낸 부도이고 아내는 오래전 부터 법적으로 남남이니 아내가 숨겨 놓은 돈도 안전할 것이고몇년 고생하면 다시 떵떵거리고 살수 있기에 감옥 생활이 즐겁기까지 하였다. 허나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진다.
이양반의 처가 바람이 난것이다. 막대한 재산이 법적으로 하자없이 자신의 몫이 되었고 홀로 남아 외로워지자 젊은 남자들과 바람을 피우다 보니 완전히 맘이 바뀌어 남편을 차버린 것이다. 이 양반 결국, 자신의 꾀에 자신이 당하는 우를 범한 것이다. 이래서 "남의 눈에 눈물 흘리게 한자는 자신의 눈에 언젠가는 피눈물을 흘리게 된다" 는 진리가 있는 모양이다. 방황끝에 이곳 LA에 도착한 이분이 지금과연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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