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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경제

무서운 학생 융자

2019.03.16

국민 대부분이 노후 준비도 못 하고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 사는 미국에서 대학 교육을 받는 것은 부자가 아니라면 융자를 받지 않고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학비는 세계적으로 가장 비싼데 장학금이나 그랜트 등 보조받을 수 있는 금액은 지극히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 정부에서 재원이 나오고 학교 등 기관이 지급.관리하는 미국의 학생 융자는 아주 무섭다. 이자가 높고 파산신청을 하더라도 탕감받을 수 없으며,심지어는 노후에 받는 소셜시큐리티 연금까지도 압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학생 융자는 모기지 다음으로 가장 높은 개인 빚으로, 자녀를 대학에 보내는 부모가 자신의 학생 융자를 갚고 있는 것은 흔한 일이요, 학생이 졸업하고 취직해도 융자를 갚지 못해 사회적으로 아주 큰 문제가 되고 있다.이번 칼럼에서는 이 무서운 학생 융자를 간단하게 이해하고 과연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짚어본다.


2019년 2월 현재, 학생 융자는 가정 소득과 학부생인지 대학원과 의대 등 ‘전문 학생’인지, 그리고 학생과 부모 중 누가 융자를 받는지 등에 따라 이자율이 5.05%~7.6%이다. 참고로, 현재 미국의 평균 모기지와 자동차 융자 이자율은 5% 미만이다. 자동차 융자나 모기지보다 이자율이 높은 것도 부족해 학생 융자는 (대부분의 자동차 융자나 모기지에는 없는) 1.06%~4.26%의 “수수료”까지 (선지급) 받는다. 여느 빚이나 마찬가지로 학생 융자를 받을 때는 조건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대부분 학생 융자는 졸업 (또는 학업 중단) 후부터 융자금을 갚기 시작하도록 유예해 주지만, 융자를 받자마자 이자는 적용되기 시작한다.학교에 다니고 있어도 이자가 원금에 가산되어 다시 이자가 붙는 복리 방식으로 원금이 늘어나므로 졸업 후에 보면 융자액이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융자를 받자마자 이자를 내기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단, 저소득층 학부생만 받을 수 있는 Direct Subsidized Loan은 졸업까지 이자를 정부에서 대납해 주지만, 융자액이 연 $3,500-$5,500로 제한된다. 비싼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여러 가지 융자를 받게 되는데, 이때 모든 융자 조건을 꼼꼼히 이해하고 자료와 융자액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해 두어야 한다. 학생 융자의 종류와 기타 교육 플랜에 대한 정보는 나의 책, <미국에서 경제적 안정 이루기(Achieving Financial Stability in America)>의 챕터 6. [교육 플랜]을 참고하시라. (Amazon.com에서 구입 가능)


학생 융자는 물론 적게 받을수록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부모)의 재정에 무리가 되지 않는 학교를 선택하고, 융자를 받을 때는 졸업 후 취업 가능성과 상환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 명문대를 선호하는 한국 부모 중 자녀가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학교에 일단 보내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보는데, 이것은 현명하지 않다. 아이가 졸업까지 어떻게 학비를 조달할지에 대한 뚜렷한 계획도 없이 학교에 보내는 것은 무책임한 일로, 결국 많은 융자를 받거나 학업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융자가 있으면 차후에 싼 학교로의 전학이 힘들 수도 있다. 융자를 받지 않겠다고 부모가 모아놓은 노후 자금이나 집의 에쿼티를 뽑아 학비를 대주기도 하는데, 이것 또한 현명한 재무 결정이 아니다. 이것은 부모의 노후 준비를 크게 지연시키거나 후퇴시키는 일로, 자녀는 학비를 어쨌거나 빌릴 수 있지만 부모의 노후 생활비는 빌릴 수 없고, 노후 준비가 잘 된 부모는 나중에 자녀의 학비를 갚아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죽는 날까지 자녀에게 짐이 되어 같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럼 이미 받은 학생 융자는 어떻게 할까? 슬프게도, 여러 융자를 하나로 통합(재융자)하는 consolidation을 통해 편하게 관리할 수는 있지만 이자를 많이 절약하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재융자를 통해 이자나 페이먼트를 조금 줄일 수 있다고 하여도 통합하면 원래 받았던 융자의 조건이 없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졸업 후 20년 동안 일하며 급여의 일정 부분으로 갚았는데도 잔액이 남거나 서비스가 절실히 필요한 곳에서 일정 기간 일하면 융자금을 탕감해 주는 등의 학생에 유리한 융자 조항이 있는데, consolidation을 하면 이것을 잃게 된다.그래서 융자마다 다른 조건을 꼼꼼히 살피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이렇듯 이미 받은 융자는 서둘러 갚는 것밖에 뾰족한 방법이 없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은 무서운 학생 융자의 현실을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최소화하라고 조언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정부에서 정하는 학생 융자 이자율이 집이나 자동차 융자보다 높은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문제를 인지하고 고치겠다고 하는 정치인에게 투표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치는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 삶에 훨씬 큰 영향을 끼친다.만약 아직 어린 자녀가 있다면 일찍부터 솔직한 대화를 통해 현실성 있게 대학 준비를 같이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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