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先富 後貧 八字 -선부후빈팔자-

2020.10.10




           先富 後貧 八字 -선부후빈팔자-   

             -어릴 적 부유함 속에 자라나 청년기 이후 모진 고생에 시달릴 운명-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분이 필자의 사무실을 찾았다. 자신의 아들 사주팔자를 보고 싶다고 하며 생년 월 일 시를 대는데 1989년 음력 5월 12일 생으로 시간은 낮12경 이라고 한다. 사주 팔자를 세워보니 기사년 경오월 병오일 갑오시에 태어난 명이고 대운의 흐름은 역행하여 기사 무진 정묘 병인 을축 병자로 흐른다.

이 사주는 지지가 모두 火이다.  년지 巳火를 비롯 월지 일지 시지가 모두 午火로 되어 있어서 병화 일주인 이 사주를 매우 신강하게 하였다. 월간 경금을 용신으로 하여야 하는데 주변에 성해 있는 식신상관에 의해 파극 되어 용신으로 쓰기가 꺼려지나 다행히도 년주 의 기토가 생재하여 주니 [식상생재격] 사주 구성이 되어 경금을 용신으로 쓸 수 있겠다. 사주를 식혀 주어야 하는데 사주 원국에 水가 없고 그렇다면 차선책인 습토라도 있어야 하는데 이마저 없어 심하게 편고한 사주가 되었다.

년간 기토 월간 경금이 있으니 년주 월주에 길신이 있으며 초년의 대운의 흐름이 기사무진으로 흐르니 초년운이 식상의 희신 운이라 24세 전까지는 부모의 재산이풍부하고 덕이 많아 부모 덕에 희희낙락 하며 살수 있으나 24세부터 기신운이 시작이니 이 때 부친의 사업이 파극되어 고생길이 가시밭길처럼 펼쳐져 있는 형국이어서 불안하다. 이 팔자를 유심히 들여다 본 뒤 필자 왈“ 이 사람은 전형적인 선부후빈의 팔자 입니다. 

초년의 운은 부모님의 부유함으로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복락을 누리겠지만  20대중반 이후가 문제라고 봅니다. 운이 갑자기 급락하니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이때부터  큰 고초를 겪으며 평생을 살아 가야겠군요”  라고 가감 없이 이야기하자 이 신사분 휴!~ 하고 깊은 한숨을 내 쉰 뒤 “ 역시나 그렇게 나오는 군요! 어떻게 해서든 이놈이라도 잘 살아 주었으면 했는데 역시나 안 되는 군요” 라고 한 뒤 눈물을 글썽 거리신다. 한참을 회한에 찬 표정을 거두지 않다가 분위기가 너무 숙연해 짐을 깨닫고  “ 이거 너무 죄송합니다. 제 감정에 너무 빠졌군요! 이 아이는 하나뿐인 제 외아들 입니다. 사주팔자에  나오는 대로  몇년전 까지는  풍족하게 살아온 아이죠. 

제가 사실 대기업은 아니지만  OO전기하면 알아 줄 정도의 중견 기업을 꾸려오고 있었고 사업도 승승장구 하여 몇년 전 OO건설을 인수하여 건설업에도 뛰어 들었는데 이게 실수 였습니다. 서울 근교에 대규모로 APT를 지었는데 절반도 분양이 안되고 점점 자금줄이 끊어져 버티고 버티다 도저히 회생이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고 모기업인00전기 마저 부도가 났습니다. OO건설을 살리려고 이런저런 편법을 동원해서 그 쪽으로 자금을 지원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고, 일이 꼬이다 보니 내부 직원의 투서로 검찰에서 수사 할려는 움직임 마저 있어 완전 사면 초가에 몰렸습니다.  ‘부자는 망해도 삼 년 간다’ 는 말이 있다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제가 사는 집까지 몽땅 밀어 넣으며 버텨 온 터라 이제알거지 신세나 다름 없습니다. 저야 세상을 살 만큼 살아온 사람이니까 어떻게 되든 버티겠지만 제 아들 놈은 아기때 부터 지금까지 최고급 으로만 살아 온 애라서 앞으로 이 놈이 어떻게 될까  궁금해서 선생님을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들놈이 이 곳UCLA에 유학 중이라 마지막 (?)으로 아들놈 얼굴 보고 가려고 이 곳에 왔다가 이곳에 사는 친구 소개로 온 겁니다.” 라고 다소 장황을 이야기 한 뒤 다시 한번 긴 한숨을 내 쉬신다. 애비로서의 자식에 대한 애틋한 정이 백 번 이해가 갔다. 잠시의 침묵 끝에 필자 왈 “ 상투적인 이야기 같지만 경제적인 풍요함이 갑자기 없어진다고 해서 아드님이 불행해 질 거라는 생각은 맞지않다고 봅니다. 물론 아버님이 계속 승승장구 하고 아드님을 계속 지원해 준다면서야 좋겠지만 이 경우 돈의 귀중함을 모르고 평생 아버지의 돈에 의지해서 사는 가치 없는 인간이 되지 말라는 보장이 어디 있습니까? 

오히려 지금부터라도 돈의 귀중함을 알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자신의 앞길을 헤쳐나가고 그 과정에서 오히려 보람과 행복을 느낄 수 있지도 않겠습니까? 아들에게 돈을 물려준다고 행복을 물려준다는 생각은 절대적으로 잘못된 생각입니다. 아버님은 아버님 인생이 있고 아드님은 아드님의 인생이 있는 겁니다. 아드님의 사주팔자로 보아서 지금까지 보다는 훨씬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 것이 분명하지만 지금까지의 인생보다 불행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경제적 풍성함 대신 다른 행복을 찾을 수도 있으니까요!” 라고 하니 이분 수긍이 간다는 표정으로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인생에 있어 돈이 전부는 아니다. 중요한 여러 가지 요소 중 하나 일 뿐!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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