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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형제가 아니라 웬수

2021.02.18



                 형제가 아니라 웬수  

                              – 어느 콩가루 집안 이야기-

 

 예전에 60대 중 후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분이 필자를 방문 하였다. 부리부리한 큰 눈에 반쯤 벗겨진 이마, 꽉 다문 두터운 입술, 단단한 어깨 등이 대단히 고집스럽고 집착이 강한 분으로 보였다. 생년월일 시를 물은 즉 53년5월14일 (음력)새벽 4시라 하여 사주 팔자는 계사년 무오월 병오일 경인시에 태어난 명이요. 운은 역행하여 정사 병진 을묘 갑인 계축 임자로 흐르고 있다. 필자가 찬찬히 당시의 이 분의 운을 주역상 쾌를 짚어보니 ‘ 골육 상쟁 불지 안분’의 운이 짚힌다. 


‘혈육간에 다툼으로 인해 터가 불안해 지는 운’이여서 불안하다. 또 이분의 팔자를 살펴보면 사주 속에 형제를 뜻하는 비견 겁재가 너무 많고 재성과 관성이 너무 약하다. 이런 구성이 되면 형제는 많으나 서로를 극하여 우애가 없으니 없느니만 못한 형제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다고 볼 수 있다. 고깃덩어리 하나를 두고 늑대 새끼 여럿이서 서로 다투다가 결국에는 서로를 잡아 먹으려고 아가리를 벌리고 울부짖는 상이 나와서 눈살이 찌푸려 진다. 필자 왈 “형제 사이에 먹이감을 두고 서로 뺏으려 물어 뜯는 형상이니 참으로 난감하군요. 형제는 대략 여섯 이상이 되나 차라리 없느니만 못한 형제들이니 서로가 서로를 증오하는 원수 사이 같겠습니다.” 라고 하니 이 양반 창피한 지도 모르고 “에이 xx 형놈들하고 동생 새끼들 모두 콱 되져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형제만 7형제인데 이 새끼들이 어쩌면 한결 같이 다 개차반인지, 선생님 말씀대로 없느니만 못합니다. 에이 개 xx들!” 하면서 쌍욕을 해댄다. 인간 같지도 않은 이야기인지라 여기에 글로 소개하기도 뭣하지만 이야기를 정리해 보면 이렇다. 이들 7형제는 아주 가난한 농사꾼 집안에서 태어났다. 이들은 어려서부터 우애가 남 달랐다. 남달리 우애가 좋다는 뜻이 아니라 남달리 우애가 나빴다는 의미이다. 연년생 아니면 두 살 터울7형제가 태어났는데 어려운 집안이다 보니 어릴적부터 먹거리가 문제였다. 이 집은 약육강식의 원리가 철저히 지배하는 야생적인 집안이어서 먹거리가 생기면 제일 힘이 센 아버지가 먼저 독식했다.


아버지부터 아주 이기적인 사람이어서 맛있는 게 생기거나 몸에 좋은 것이 생기면 자기 입이 제일 먼저였다. 아버지가 먹고 남은 것이 있으면 힘 센 놈 순서대로 차지였다. 형제 중 셋째가 제일 성격이 포악하고 힘이 세서 셋째가 아버지 다음으로 특권을 누렸고 힘 약한 형제는 항상 뒷전에 머물러야 했다. 어릴 때부터 형제간에 서로 미워하고 우애라고는 눈꼽만치도 없었는데 성인이 되어서는 각자 자기 살기 바빠서 서로 대면 할 기회가 적어 싸움도 줄어들었지만 어쩌다 마주칠 기회가 생기면 서로 욕하고 헐뜯고 주먹다짐이 오가곤 했다. 아주 특별한 (?) 형제간이였다.


술 주정뱅이였던 아버지는 40대 초반에 간암으로 돌아가셨고 어머니 혼자 고생고생하며 이들을 키웠는데 이런 가정 형편으로 인해 제대로 학교를 다닌 형제가 하나도 없었다. 어렵게 어렵게 홀 어머니 힘으로 이들을 키웠건만 다 성장하고 나자 늙은 홀어머니를 모두 모른 채 했다. 형제애만 없는 게 아니라 효도심 또한 없었다. 일곱 자식 모두 어쩌면 아버지를 그리도 빼 닮았는지 모두가 자기 밖에 모르는 극단적 이기주의자들이었다. (필자와 상담을 한 분은 이중 넷째로 형제 중 유일하게 고등학교까지 나왔고 한국에서 기술자로 일하다가 이 곳 LA에 이민 오게 되었는데 다른 여섯 형제를 모두 욕하고 자신만 사람다운 사람이라 주장 했지만 필자의 판단 으로는 이이도 형제들과 하나도 다를게 없다고 보였다.) 


문제는 고생고생하던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생겼다. 달동네 산꼭대기에서 폐암으로 홀로 쓸쓸히 투병생활 할 때는 들여다 보지도 않던 자식들이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3천만 원 전세 보증금을 서로 갖겠다고 나서면서 문제가 심각해 졌다. 가장 포악한 셋째가 전세금을 빼간 큰 형을 두들겨 패서 형의 고발로 구속되자, 나머지 형제들이 큰 형에게 달려들어 얼마씩이라도 돈을 나눠달라고 하면서 싸움이 벌어진 것이었다. 운에 나온 대로 하나의 고깃덩어리를 두고 여럿의 이리 새끼들이 싸우며 서로를 물어뜯는 형세인 것이다. 당시 필자와 상담한 넷째 아들분은 이문제로 큰 형을 사기 횡령죄로 고발하려고 하는데 자신의 뜻대로 형을 콩밥(?)먹일 수 있겠는가를 묻기 위해 필자를 찾은 것이다. 필자가 상담을 하다보면 이렇게 인간 같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는 스트레스에 지치는 일이 가끔 있게 된다. 이 집의 경우 형제가 아니라 웬수 라는 말이 맞을 것이며, 콩가루 집안도 이런 콩가루 집안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이 더러운 놈들!


이렇듯 형제간에 형사고발을 하고 민사소송을 하는 이들은 그렇다 치고 이보다 더 한심스럽고 눈살 찌푸리게 하는 일이 있으니 부모자식간에 서로 고발고소하고 소송을 펼치는 경우이다.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서로 감옥에 처 넣으려 안달이고 돈 문제로 서로간에 법정에 서서 서로를 비난하는 이런 폐륜적인 일도 목격하게 된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필자가 상담을 하면서 벌서 여러 번 겪었던 일이다. 필자가 보기에 개망나니 같은 자식새끼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자기 속으로 낳은 자식과 법정 다툼을 벌리는 부모들을 보면 한숨이 앞선다. 자식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 자신의 부끄러움도 모르고 이런 일을 벌리는 부모가 한심스럽지만 일면에는 자식이 오죽 개차반이면 법에 호소하는 최후의 길 밖에 없었을까? 하는 안쓰러움도 따른다. 필자가 임상을 하다보면 이런 콩가루 집안 의외로 많았다. 말세다 말세!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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