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gudowon님의 다른글 더 보기 :: 총 1135
목록 닫기목록닫기 목록 열기목록열기
문화/창작

단 한번의 실수

2023.09.22





        단 한번의 실수


  상담을 하다보면 여러가지 수많은 유형의 인생을 보게 되지만 상담이 끝나고 오랜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고 생각을 남기는 사연도 있다. 여기에 소개하는 권대성(가명,59세)씨의 사연이 그중의 하나이다. 


몇해전 여름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50대후반의 한남성분이 저녁 무렵 필자를 찾았다. 시골에서 평생 농사만 짓고 산 순박한 농부와 같은 순박 하면서도 투박한 인상을 풍기는 분이었다. 생년월일시를 물어 사주기둥을 세워 면밀히 사주팔자 원국과 이이의 운로(운의 흐름)을 살펴본뒤 필자왈 "사주팔자와 대운 세운으로 보아 작년 무렵 여자분이 들어오는 운인데 나이차가 많이나는 분이군요. 이로인해 지금 한참 번민하고 계실터인데 여자분 사주를 뽑아서 보아야 두분이 이후 어떻게 진행될지 더 정확히 알수 있으니 생년월일시를 대 주시겠습니까?" 하니 순간적으로 눈빛이 많이 흔들리더니 말없이 생년월일시를 말하는데 나이차가 무려 이십여세 정도된다. 궁합을 살펴보니 합이 매우 많고 서로 부족한 오행을 보충해 주고 있었으며 궁합상으로 천생연분의 인연이었다. 


권대성씨는 강원도 삼척분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학교도 중학교 중퇴하고 어렵게 살다가 나이 스물여덟에 아내와 함께 이민을 왔다. 이것도 정식 이민이 아니고 무작정 감행한 이민 이었다. 후에 신분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 되었지만 당시는 이런것 저런것 생각할 처지도 아니였고 먹고사는 생존이 급한 때였다. 단돈 백달러도 채 안되는 돈으로 시작한 그의 이민생활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 그 자체였다. 그리고 수없는 사연을 만들어 내며 삼십년 세월을 오직 돈을 위해 안먹고 안쓰고 말로다 표현 못할 고생끝에 리커스토어 만 여섯개를 운영하는 성공을 이루었다. 그동안 강도에게 죽을 뻔한 고비도 몇차레 넘기면서 악착같이 일 만 했다. 


미국에 이민 온지 30년동안 단 한번 라스베가스1박2일 여행 다녀온 것이 여행의 전부였다. 그동안 아들둘에 딸셋이 태어났고 모두 무럭무럭 자라서 모두 대학을 나오거나 다니게 되었다. 자식들도 모두 좋은 직장을 잡고 끝으로 두 아이만 좋은 대학에 재학중 이어서 걱정할 것 없는 이제야 살만한 시절이 온것이었다. 한인 사회에서도 꽤이름을 알리고 좋은 직위도 경험해 보기도 하였다. 이렇듯 걱정은 이제 안녕이라고 말해도 좋을 권대성씨가 심각한 고민에 휩싸이게 된것이다. 권대성씨가 30대초반의 이순진씨를 만난것은 필자와 면담하기 1년전 쯤 이었다.   


권씨가 어느 토요일 오후 볼일을 보고 자동차를 타고 가게로 돌아 가던중 접촉 사고를 당했다. 사고를 낸 여성은 한인여성 이었고 매우 당황해 하는것을 권씨가 안심 시켜주고 조용히 사건을 처리 하였다. 그후 며칠있다 사고 정리를 위해 두사람이 만났고 그 여성이 남편 사별후 혼자 어렵게 아이하나 데리고 살고있는 중이었고 자기와 고향이 같은 강원도 동해 사람 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동향이라는 반가움과 혼자 어렵게 사는것에 대한 동정이 복합 작용하여 어려운 일이 있을때 권씨가 도와주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많은 나이차이 에도 불구하고 두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권대성씨가 요즘들어 행동이 이상하다고 느낀 부인은 이리저리 남편의 행적을 탐문하여 결국 두사람의 관계를 밝혀내고 단호하게 이혼을 요구하게 되는데 조건은 무조건적인 전재산의 포기였다. 자식들도 모두 아버지를 비난 해 대니 평생을 성실하게 살아온 그가 갑자기 파렴치한이 되어 가족모두에게 버림 받았다는 생각에 자신의 잘못보다 가족들의 행태에 더 큰 분노와 좌절을 느끼던 터에 필자와 상담하게 된 것이다. 


일생을 통해 그야말로 단 한번의 실수! 물론 잘못된 일이 였지만 자신들을 위해 일생을 바친 그를 이렇듯 빈몸으로 쫓아 내듯이 배척하는 그들의 자세가 옳은가에 대해 생각케 하는 상담이었다. 이후 권씨는 재산을 다 포기하고 이순진씨와 함께 어디론가 떠나 버렸다 한다


법적으로 따져보면 재산의 반 정도만 부인에게 떼어주고 이순진씨와 새 출발을 해도 좋으련만 어찌된 영문인지 권씨는 모든것을 포기하고 떠났다 한다. 


아마도 너무나도 차갑게 변해버린 아내나 자식들 하고 법적으로 다투어야 하는 구차스러움에 훌~훌 모든것을 던져 버린듯 싶다. 지금 어디서 어느 하늘아래 지내는지 모르지만 건강하게 잘 재내기를 기원해 본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좋아요
태그
인기 포스팅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