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단상)자식복 없는 이웃 할머니

2020.11.02

먼저 이 내용을 글로 써야하나 잠시 망설였다는 점 밝혀둔다.

하지만......이 한인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누군가는 해야할 일 같아서 어렵게 컴퓨터를 키고 사연을 

올린다.

우리 어머니는 모 시니어 아파트에 사시는데 엘에이는 아니고 약간 외곽지역이다.

거긴 한인 노인들이 많이 모여 사시고 서로 이웃끼리 사이도 좋고 음식도 나누고 정도 나누는 그런 곳이다.

그런데 최근에 정말 내가 회의를 느끼게 된 사건이 있었다.


80대의 어떤 할머니가 있는데 아주 사교가 좋고 평상시에 사람도 많이 드나들었다.

조용히 칩거형인 우리 어머니와 달리 이사람 저사람 많이도 드나들어 조용할 날이 없었던 집이다.

그 할머니에겐 아들,며느리도 있었는데 그들도 자주 들락거리는 걸 봤다.(거기 거주하지는 않지만 자주 가니

어쩌다 보게 될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 할머니가 좀 치매끼가 있으셨다.정부간병인을 의심하고 너무 괴롭혀서 아예 정부간병인 소개소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들었다.

그래서 혼자 생활하고 계셨는데 수술전에도 얼굴이 별로 좋지는 않으셨다.노인네가 혼자 식사해결하는 게 뻔하지 않은가?


거기다 최근에 수술을 하고 약 3주만에 집에 돌아오셨는데  너무 기력 회복을 못하시는 거다.

약 1주일전에 아들이 내려 드리고 갔는데 우리 어머니 말씀으로는 혼자서 음식도 못 챙겨드실 정도라는 거다.

그러면 잠시 잠깐이라도 입주 간병인을 써야지 뭐하는 것인지 나로서는 이해가 안갔다.

그리고 본인은 양로병원에 가시기를 원해서 여기 저기 전화를 돌려서 자기를 양로병원에 보내달라고 했다.

이웃이 보기에도 양로병원에 가시는게 낫다고 해서 내가 음식 잘 나오는 양로병원까지 알아봐 드렸는데......

문제는 아들,며느리가 까딱도 하지 않는 거였다. 그렇다고 자기들이 날마다 오는 것도 아니었다.

엊그제 내려가서 부엌을 보니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전기밥통에는 밥인지 죽인지 개밥인지 모를 질척한 밥만 한가득 있어서 다 버리고  내가 밥을 새로 해드렸다.


먹을 거라곤 맛없는 미역국만 한냄비 있었는데 이웃분 말로는 할머니가 끓인거 같다고 했다.

어머니가 하도 불쌍하다고 해서 내가 마당국수 콩국물을 하나 사다 드렸는데 그 마저도 제대로 드시지 못했다.

아무래도 음식을 못 드시는게 오래 못사실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머니 은행도 가고 바빠서 나중에 다시

들리니 며느리가 와 있었다. 그래서 밥을 버렸다 하니 자기 남편이 해논거라고 했다.

그것도 밥이라고 해놨단 말인가?죽을 쑤려면 야채면 야채,고기면 고기 그렇게 넣어서 참기름에 달달 볶아서 

만들어야지 개나 고양이도 그런 밥은 못 먹을거 같았다.

게다가 내 카리스마에(?)나에겐 암말 못하던 그녀가 이웃 할머니에겐 자기 시어머니가 아픈데가 하나도 없어

양로병원도 못간다고 했단다.정말 어이가 없었다.

양로병원 못 가는게 아니고 못 보내는게 아니고?뭔가 이해관계로 못 보내는 이유가 있는 거겠지!


다음날 저녁 잠시 들여다 보니 콩국도 밖에 그대로 놔둬서-잘반도 못 드셨다-고스란히 버려야 했고 떡도

냉장고에 넣어놓지 않은 상태였다.관심이 없어도 너무 없는거 아닌가?

이웃 사람들도 이렇게 급할때는 와 보지도 않고 인심을 잃었는지 어떤 분에게 전화해서 좀 들여다 보랬더니

자기네는 그 할머니가 자꾸 이상한 소리해서 가 보기 싫다고 노골적으로 말하셨다.

너무 세상 인심이 고약했다. 다들 교회에는 열심히 다니면서 한 생명이 꺼져가는데 그렇게밖에 못하는가?

성경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인은 다 어디에 있는 것인지??

우리 어머니는 항우울증약을 드셔서 그런 모습을 보면 좋을게 없어서 부탁한건데 참 너무들 하는거 같다.


밥을 해주라는 것도 아니고-우거지국 끓여놈- 단지 식사하시라고 말하고 들여다 보기만 하라는 건데도 다들 

강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었다.

평소 친했던 할머니들도 아예 발길을 끊고 있었는데 잠시라도 양로병원 있다 왔으니 코로나 옮을까 겁난다는 것

이다.무섭고 삭막한 세상이다..다들 너무 이기적이어서 정말 소름이 끼친다.

타주에 사는 딸에게까지 연락해봤었는데 자기도 멀리 살아서 어쩔수가 없고 남동생이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못 오더라도 돈이라도 보내면 입주 간병인이라도 잠시 쓸텐데 자식 키워야 소용없는거 같다.

그 할머니는 청상으로 한국에서 이 시장 저 시장 드나들며 보따리 장사해서 자식 키웠다고 들었는데 노후에

그런 대우 받으려고 그랬던가?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제발 자식에게 올인하지 마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어느 정도 자신이 챙길건 챙기고 자식을 돌봐야지 나중에 뒤통수 맞지 않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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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이웃의 눈총이 무서웠던지 끝까지 간병인은 안 데리고 오고 며칠전 자기네가 모시고 갔다고 함.바닥에서

전기장판도 없이 생활하던 할머니가 눈에 선하다.그 할머니 결국 돌아가시고 말았다.

그 아들이라는 인간이 할머니를 이멀전시 아닌 양로병원에 넣었었다고 함.그게 말이 되나?돈이 그렇게 중한가?

정말 고발하고 싶은 패륜 케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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