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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치매 어머니의 기억】

2018.10.20


【치매 어머니의 기억】 

20년 전 가족들과의 다툼으로 떨어져서 혼자 살던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가족이나 어머니와 전혀 연락을 하지 않았기에 어머니가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어머니를 만났는데 어머니는 그를 전혀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는 어머니가 지난 20년간 연락 한 번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노여움으로 연기를 하시는가 생각했습니다. 그가 기억하는 어머니는 화도 잘 내고 재미도 있으며 매사에 활력이 넘치는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어머니가 치매에 걸린 나머지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아저씨라 부르는 것입니다. 아들은 그날 저녁 20년 만에 어머니와 식사를 함께할 수 있었는데 메뉴는 어머님이 고집을 부려서 준비한 카레였습니다. 식사를 하던 어머니가 남자를 빤히 바라보더니 물었습니다. “아저씨는 카레를 많이 좋아하시나 봐. 우리 아들도 카레를 좋아해서 한꺼번에 두 그릇씩 먹곤 했는데...” 남자는 자신이 어렸을 때 카레를 좋아해서 수시로 어머니를 졸라대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어머니는 치매에 걸려 있으면서도 이러한 사실을 기억하고 계셨던 모양입니다. 

남자는 가슴 속으로 울면서 부르짖었습니다. “불효자를 용서해주세요.” 우리에게 있는 영원할 것 같은 시간도 돌이켜보면 순간이요 찰나입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없는 일을 다음에 이루기는 쉽지 않다는 말입니다. 나중에 돈 많이 벌면 부모님에게 효도해야지 기회가 주어지면 잘 모셔야지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길지 않은 우리의 인생길에 부모님이 더 이상 기다려주지 못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지금이야말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찾아갈 가장 좋은 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너무 늦기 전에 만나야할 사람들을 찾아가서 사랑을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치매 어머니가 보여준 자식사랑을 기억하면서 사랑을 주어야할 사람에게 마음껏 사랑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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