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부인 뚱녀부인
사주팔자에 대한 공부가 깊어지다 보면 어떤 이의 사주팔자를 보고 그이의 배우자의 모습을 파악해 볼 수가 있는데 배우자의 성격이나 정숙, 출신 등은 물론 신체적인 특성까지도 알 수 있다. 이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주에 편인이 없거나 있더라도 미약하고 일지에 식신이 있는 경우 처의 신체가 비대하거나 도량이 큰 경우가 많았다. 이와는 반대로 편인이 왕성하면 처의 신체가 외소하고 수척한 경우가 많았고 편인이 식신을 파국하면 다병한 경우가 많다. 필자가 임상을 하다 보니 이 경우에서 벗어나는 예가 거의 없었다. 이와 관련한 사연을 살펴보자.
필자를 찾을 때 거의 틀림없이 함께 필자를 찾는 오 선생과 이 선생은 사회에서 만난 친구사이인데 오 선생이 이 선생보다 3살 연상이지만 친구로 지내며 그와 동시에 사업의 파트너이기도 하다. 파이낸스 관련 업무를 공동운영하고 있고 사업은 그럭저럭 잘 되어 필자를 찾을 때마다 사업을 확장하거나 투자와 관련된 좋은 일로 오는 경우가 많았다. 동업자이니 항시 같이 있을 기회가 많아서였는지 모르지만 사업이 아닌 개인적인 고민이 있어도 언제나 함께 와서 의논을 하곤 했다. 그만큼 두 사람 사이에는 비밀이 없는 듯하였다. 두 사람 모두 인물이 좋고 능력도 있어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는데 특이하게도 이들은 바람을 피워도 꼭 함께하는 듯했다. 두 사람 모두 유부남이었지만 둘 다 한량 끼가 있어 가끔 젊은 여자들과 놀러 다니기도 하고 둘 다 부인 말고 애인을 한명씩 두고 있었다.
필자의 경우 직업윤리 상 고객의 어떤 비밀도 어느 누구에게 발설하지 않는 것을 아는지라 이들은 자신들의 부인들이 가끔 필자를 찾는 것을 알고 난 이후에도 별로 게의치 않는듯했다. 필자나 필자의 쎄커터리만이 혹시라도 다른 여자들과 본 궁합이라든가 기타 등등이 적힌 상담지를 부인네가 볼까 전전긍긍 할 뿐... 이런 일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어느 부인이 남편 아닌 다른 남자와의 궁합이나 관계 등을 상담하고 난 뒤 그 부인의 남편이 찾아와 상담할 때 또는 이와 반대의 경우 등등, 이 경우 상담하는 이로써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옛날 아직 이런 보안장치가 미흡할 때 당시 근무하던 여직원이 남편 앞에서 부인이 다른 남자와 본 궁합일지를 뒤적여서 이게 문제가 되어 난리를 치른 일이 있은 후 특히 주의하게 되고 보안을 철저히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어떤 이들은 “바람피는 배우자에 대해 남편이나 아내에게 알려 주는 게 도리 아니냐?” 고 필자를 비난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짧은 생각에서 하는 말들이다. 세상의 모든 직업에는 역기능과 순기능이 있는데 이를 정확히 파악하여야 한다. 도덕론만을 따질 수 없는 것이 인생 상담소 자체의 고민인 것이다. 어쨌든 오 선생과 이 선생이 처음 필자를 찾았을 때 이들 사주팔자를 들여다보고 한 필자의 첫마디가 “두 분 사장님은 정반대되는 체형을 지닌 부인과 살고 계시군요. 오 선생님 부인은 체구가 아주 크고 살집이 많을 것 같고, 이 선생님 부인은 체구가 작으면서 아주 마르셨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였다. 이어서 이어지는 항시 듣는 이야기 “팔자 속에 그런 것이 다 나와요? 거 참 신기하네?” 라는 답이 돌아온다. 이 선생님 부인은 처녀 때부터 덩치가 큰 편이었는데 아이 출산 이후 큰 체격에 살이 붙어 ‘레슬링 선수’ 같은 체형이 되었다한다. 이에 반해 이 선생은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날씬한 체형이었다. 처음에는 살이 찌는 부인의 모습이 ‘아기돼지’처럼 보였는데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자 이제는 ‘하마’나 ‘코끼리’처럼 보여 진다고 했다. 아마도 신혼기 때는 뭐든지 이뻐 보여 살이 찐 부인 모습이 ‘아기돼지’나 ‘꽃 돼지’ 같이 사랑스러웠을 것이다. 허나 시간이 지나 권태기에 도달하자 이쁜 아기돼지나 꽃 돼지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하마, 코끼리 같은 부담스러운 모습으로 비춰졌을 것이다. 이 선생부인께서는 자칭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 이라고 강력히 주장한바 있는데 필자가 보기에 세상에 이런 체질은 없다. 안 먹는데 어떻게 살이 찐다는 말인가? 자기 자신은 먹는 게 거의 없다고 하는데 어찌되었든 IN PUT에 비해 OUT PUT이 적으니 살이 찌는 게 아닌가? 섭취하는 열량에 비해 소모하는 열량이 적으니 이것이 지방으로 비축되는 것은 초등학생이라도 알 수 있는 세상의 뻔한 이치이다.
버는 것 보다 쓰는 게 많으면 가난해지고 버는 것 보다 쓰는 것이 적으면 저축이 되어 부자가 되듯이 아주 간단한 이치인 것이다. 오 사장님 부인은 이에 반해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아 ‘평생 살 한번 쩌 보았으면’ 하는 것이 소원이었다. 부인끼리도 나이가 비슷해서 친구처럼 지냈는데 오 사장 부인께서 이런 말을 하면 이 사장 부인께서 항상 하는 말이 “이 예편네가 나보고 놀리는 거야? 뭐야!”였다. 날씬한 것도 좋지만 오 사장님 부인은 너무 왜소하다 보니 조금 초라해 보인다. 돈 많은 사장님 사모님이 아니라 아프리카 빈국의 굶주리는 난민 같다. 너무 살이 쪄도 문제지만 오히려 너무 마른 것이 보기에는 더 안 좋을 듯했다. 우선 어떤 비싼 옷을 입어도 그저 헐렁한 것이 맵시가 나지 않고 허수아비에 옷을 걸쳐놓은듯하니 비싼 옷의 가치를 하지 못한다. 아무튼 이 두 부인은 그 몸무게 차이가 세배 정도 나는 엄청난 차이다. 그녀들의 남편들이 날씬하고 통통한 젊은 여성들과 놀러 다니기를 좋아 하는 것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기도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오 선생과 이 선생이 정도를 지나치지는 않는데 있다. “빨리 정리하세요. 그러다 부인이 아시면 큰일 납니다!” 라는 필자의 질책성 충고에 “그럼요! 그래야지요” 라고 두 사람 답변은 넓죽넓죽 잘하지만 실천은 즉시 못하는 것 같았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빨리 꼬리를 잘라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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