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변신은 무죄?
LA 한인 타운에 거주하시는 오 여사님은 50대 중반의 나이에 이르기 까지 오직 한 길 외길로 옷장사만 해 오신 분이다. 팔자 사나와 엄마 말 안 듣고 바락바락 우겨 20대 초반에 결혼한 남편은 돈은 벌어오지 않고 타운에서 가까운 카지노의 붙박이처럼 노상 노름 장에서 살다가 노름꾼들 에게 노름빚을 꿔주는 꽁지꾼들의 돈을 쓴 뒤 갚지 못해 시달리다가 어느 날인가 홀연히 사라졌다. 아마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카지노로 집으로 쫓아다니는 꽁지꾼들 등쌀에 못 견디고 소리 소문 없이 타주로 도망친 듯 했으나 어딘가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매장 당했을 거라는 흉흉한 소문도 있었다. 이때 이후 오여사님의 팔자는 완전히 찌그러진 양은그릇처럼 망가지기 시작했다.
남편 노름 말린다고 카지노로 남편을 잡으러 쫓아다니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오 여사 또한 노름 중독자가 되어 있었다. 어찌 보면 부부가 둘 다 노름에 미쳐 나돌다 그리되었다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남편의 실종이후 충격을 받아서인지 다행히도 오 여사는 노름을 끊을 수 있었다. 정말 다행한 일이였다. 이때는 자바시장에서 옷가게 점원으로 일할 때였는데 혼자 사는 오 여사에게 한 늙다리 노총각이 찝쩍대기 시작했다. 나이 40이 넘도록 장가도 못가고 신분 또한 없어 불법체류 신분인 그야말로 보잘 것 없는 이 늙다리 총각에게 어찌 넘어갔는지 모르나 이번에도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말리는 엄마 말을 안 듣고 새살림을 차렸다. 오 여사는 시민권자 였기에 늙다리 노총각은 2년 기한의 임시영주권을 받았고 오 여사에게도 무척이나 잘 해주어 잠시나마 행복했다.
허나 정식 영주권을 받자마자 태도가 돌변하여 오 여사를 막 대하기 시작했다. “내가 아무리 눈이 삐었어도 너 같은 돼지 저팔계 같은 년을 좋아하겠냐? 너는 거울도 안보냐? 이 삼겹살 같은 년아!” 다소(?) 통통한 몸매를 지닌 오 여사 이지만 이런 막되 먹은 소리에 발끈하지 않을 수 없어 “다 늙어빠져 빌어먹은 개새끼마냥 빌빌 대는 것을 그래도 불쌍해서 거둬 먹이고 사람 만들어 신분 해결까지 해주었더니 뭐라고 아가리를 놀리는 거야? 이 뼈다귀처럼 말라빠진 개놈아!” 이정도로 서로 막말을 해대다가 헤어지고 만다. 이때 필자를 찾아와 씩씩거리며 “법사님! 제가 이민국에다가 신고해서 그놈 영주권을 취소 시켜야겠어요! 아주 개 같은 놈 이예요!” 라고 하며 분해하는 것을 겨우 달래서 가라앉혔다.
“아서요! 그런다고 분이 풀리겠습니까? 악을 악으로 대하면 나도 그 사람과 다를 게 뭐가 있겠습니까? 선한 마음으로 악을 용서했을 때 반드시 나에게 복이 오는 법입니다. 그 사람도 오죽 했으면 오 여사님을 이용해 먹었겠습니까? 차라리 불쌍하게 생각하는 측은지심 을 가져보세요” 이렇게 분해서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신세 한탄을 하고 간 오 여사님은 그 후 몇 년간 소식이 없었다. 바쁜 일정 속 오 여사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 해질 때 몇 년 만인가 불현듯 필자를 찾았다. 처음에는 서로 얼굴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사이 필자는 뚱뚱해 졌고 오 여사는 몰라볼 정도로 날씬해 졌고 얼굴도 매우 이뻐졌기 때문이다. 처음 상담실에 들어서서 의아한 눈으로 필자를 쳐다보면서 “예전의 그 구도원 법사님 맞으세요?” 라고 묻는다. “예! 제가 이곳에서 십 수 년 전 부터 계속 앉아 있었는데요. 그런데 예전에 저하고 상담을 자주 하셨던 오 여사님이 맞으세요? 아무리 봐도 아닌 것 같은데?” 라고 하며 서로 달라진 모습에 서로를 잘 몰라보았다.
필자야 늙고 못생기게 망가진 모습으로 변했지만 오 여사님은 보는 사람이 눈을 못 믿을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야 이렇게도 사람 모습이 변할 수도 있구나!” 감탄하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감탄하는 방향이 서로 정반대 이긴 하지만... 말을 들어보니 결혼 사기를 당한 뒤 그 충격 때문에 한동안 페인처럼 지냈다 한다. 살 의욕을 잃고 아침부터 술에 취해 울기 일쑤였고 직장에서도 짤렸다 했다. 엄마 말 안 듣고 두 번씩이나 결혼에 실패한 자신이 죽이고 싶도록 미워 목을 매달아 죽으려고도 해보았는데 실패 했다한다. 벽의 에어컨 기둥에 줄을 매달고 목을 맸는데 에어컨 지지대가 오 여사의 육중한 체중을 견뎌내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는 바람에 떨어지는 에어컨에 머리만 깨져 고생했다 한다.
오 여사에게는 너무 미안한 이야기였지만 이심각하고 슬픈 대목에서 그 모습을 상상하니 그래서는 절대 안 되는데 갑자기 웃음이 터지려고 해서 웃음을 참으려 손으로 입을 막고 고개를 숙이고 꺽꺽대니 필자가 너무 슬퍼 오열하는 줄 알고 매우 고마워했다. 아무튼 다행스럽게도 마음을 고쳐먹고 새롭게 살아보려 오빠가 있는 택사스로 무작정 떠났다. 택사스에 도착해서 직업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 가리지 않고 노력했는데 모든 곳에서 거절되었다 한다. 너무 뚱뚱했기 때문이다. 이때 충격을 받고 무서운 결심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고 했다. 실패하면 죽겠다는 결심으로 이를 악물고 다이어트를 하니 점차 효과가 나기 시작했고 살이 빠지니 살 속에 묻혀있던 코도 빠져나와 오똑하니 윤곽을 보였고 눈도 커지고 이뻐 졌다한다. 절대 성형수술을 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입술만 살짝 도톰하게 했을 분이란다. 그런데 완전히 새사람이 되었다.
원체 덩치가 산더미 같았는데 살이 빠지니 엄청나게 쭉 빠진 키 큰 쭉쭉빵빵(키가 크고 늘씬한데다가 나올 곳은 나오고 들어갈 곳은 들어간 미녀)이 되어 있었다. 살이 빠지니 건강도 좋아져서 컨디션도 너무 좋다고 한다. 이렇게 이쁜 미녀가 그런 살더미 속에 묻혀 살았다니 믿기지가 않았다. 이뻐지고 나니 이놈저놈 찝적 거리는 남자들이 많아 그것이 불편하다고 하며 얼굴을 찡그렸는데 아무래도 그것을 즐기는 듯했다. 정말 놀라운 변신이었다. 그 후 몇 년간 소식을 못 들었는데 아마도 행복하게 잘 지내시리라 믿는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